전가람, 캐디에서 우승까지....
한은혜 2018-04-22 16:22:49

- 2016년 KPGA 코리안투어 데뷔 후 27개 대회 출전 만에 첫 우승
- 이번 우승으로 KPGA 코리안투어 향후 3년간 시드 획득 (2019년~2021년)
- 본 대회 역대 성적 : 2016년 공동 23위, 2017년 공동 21위
- 경기도 의정부시 출신이며 포천에 거주 중, 연천군 홍보대사
- 2015년 3월부터 7월까지 약 5개월간 대유 몽베르컨트리클럽에서 캐디로 근무 경험



[포천 = 골프가이드 김백상 기자] 전가람(23)이 캐디로 근무했던 대회 장소인 대유몽베르CC에서 당당히 선수로 생애 첫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그는 2015년 3월부터 5개월간 이곳 대회장에서 캐디로 근무한 경험이 있다. 최종일 챔피언 조 플레이 경험도 전무한 그는 시종일관 여유있는 모습을 보이며 일찌감치 선두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끝까지 자리를 지키며 4타차 여유있는 우승을 거머줬다. 최종 우승 스코어는 15언더파 273타다.

 

전가람의 독주에 박효원(31, 박승철헤어스튜디오)이 추격을 했지만 역부족이었다. 박효원은 지난 이 대회에서 성적이 괜찮았다. 올해 두 번째 준우승을 거둔 그는 2015년에도 연장전 끝에 석패해 준우승을 했다. 작년에는 공동 6위, 2016년에는 공동 4위에 오르며 최근 참가했던 4번의 대회에서 모두 톱 6에 들며 몽베르CC에서 강한 모습을 보였다.

그를 증명이라도 하듯 박효원은 8타를 줄이며 한 때 선두를 두 타차로 압박하기도 했다. 하지만 12번 홀 더블보기 이후 흐름이 끊기며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이번 대회 최종일에는 선두권 선수들의 타수가 얼마 나지 않아 치열한 승부가 예상됐다. 하지만 전가람의 독주로 결과적으로는 싱거운 승부가 연출됐다. 그러나 나머지 선수들의 순위 경쟁은 치열했다.

2위부터 공동 11위까지 타수가 3타 밖에 나지 않았다. 우승 경쟁은 아니었지만 선수들은 순위권 다툼을 벌이며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였다. 김우현은 이날 6타를 줄이며 최종합계 10언더파 278타로 김재호와 공동 3위에 올랐다. 이태희도 저력을 보이며 5타를 줄여 각 각 3, 2타를 줄인 함정우, 김성용과 공동 5위로 대회를 마쳤다.

본선 진출자 중 40대 불혹을 넘긴 고참 선수들도 여럿있었다. 공동 5위를 한 김성용, 공동 11위를 한 황인춘, 공동 24위의 모중경 등 고른 활약을 펼쳤다.

부상으로 최근 성적이 좋지 않았던 홍순상(37, 다누)도 다시 회복하는 모습을 보였다. 대회 둘째 날 5언더파를 치며 순위를 끌어올린 홍순상은 남은 라운드에서도 타수를 줄이며 7언더파 281타로 지난해 챔피언 맹동섭 등 총 6명과 공동 11위에 자리했다.

 

*다음은 우승자 인터뷰

전가람 우승 인터뷰 “캐디했던 대유 몽베르컨트리클럽에서 첫 우승 기뻐”

우승 소감은?

기분이 정말 좋다. 말로 표현이 안된다. 나를 응원하기 위해 연천군에서 많은 갤러리들이 오셨는데 감사하다. 그분들의 응원이 큰 힘이 됐다. 이번 시즌 목표가 첫 승이었는데 생각보다 빨리 이루어져 당황스럽기도 하다. (웃음) 오늘 이후로 새로운 목표를 세울 것이다. 아마 제네시스 대상에 도전하는 것으로 변경되지 않을까 한다.

승부처를 꼽자면?

15번홀(파4)이었다. 3m 파 퍼트에 성공했던 것이 결정적이었다. 이 홀 이후로는 상당히 난이도가 어려운 홀들이 많다. 이 곳에서 타수를 잃었다면 우승까지 가는 길이 힘들었을 것 같다. 전체적으로 보면 퍼트가 좋았다.

우승 상금(1억원)의 용처는?

아직 모르겠다. 생각 좀 해봐야 할 것 같다. (웃음) 일단은 은행에 저축할 것이다.

대회장인 대유 몽베르컨트리클럽에서 캐디로 근무했던 적이 있는데.

2015년 3월부터 7월까지 5개월간 근무했다. 골프를 하기가 싫었다. 흥미가 떨어졌던 것 같다. 중학교 때부터 골프만 쳤는데 다른 할 일이 없어 지인의 추천을 받아 이 곳 캐디로 근무했다. 그러던 중 2015년 4월 이 곳에서 열린 ‘제11회 동부화재 프로미 오픈’에서 아는 선수의 캐디를 했고 토요일과 일요일에는 갤러리로 대회를 관람했다. 그 대회를 보면서 다시 골프가 하고 싶었다. 동기부여가 됐다. 그래서 그 해 KPGA 코리안투어 QT를 준비했다..

2013년에 KPGA 투어프로(정회원) 자격까지 획득한 상태였다. 자존심이 상하지는 않았나?

(웃음) 당시에는 상관없었다. 돈이 필요했었다. 지금 돌이켜보면 그 때 캐디로 근무를 잘 한 것 같다. 그래서 다시 골프를 하고 싶은 동기부여가 생겼고 우승도 해 지금 이 자리에 있지 않은가?

다른 선수들보다 코스를 잘 알 것 같다.

오랜 시간 동안 근무한 것이 아니라 그렇지는 않다. (웃음) 하지만 공략법은 안다. 이 곳은 그린의 경사가 심하다. 핀 위치보다는 그린의 경사를 확실하게 파악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우승이 더욱 뜻 깊을 것 같은데?

당연히 그렇다. (웃음) 2015년 이 대회를 보면서 골프를 다시 하게 됐고 만약 우승하게 된다면 이 대회에서 정상에 오르고 싶었다.

꿈이 이뤄졌다.

18번홀에 들어서는 순간 기분이 어땠나?

마냥 기분이 좋을 줄 알았는데 오히려 긴장이 됐다. ‘똑바로 쳐야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옛 순간이 스쳐 지나갔다. 울음이 나올 뻔 했다.

2016 그리고 2017 시즌에 1, 2라운드에는 성적이 좋았지만 3, 4라운드로 가면 성적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원인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그냥 실력이 부족한 것이다. (웃음) 사실 올해 스윙을 부드럽게 바꿨다. 그전에는 그냥 ‘닥공’이었다. 그냥 공을 세게만 쳤다. 그런데 시즌 끝나고 생각해보니까 그 동안은 ‘하루만 잘 치는 스윙’이었다. 그래서 ‘1년을 잘 치는 스윙으로 바꾸자’라고 다짐했고 전지 훈련 내내 가다듬었다.

역전 우승이었는데. 경기를 치를수록 순위가 신경 쓰이기도 했나?

사실 순위가 그렇게 신경 쓰이지는 않았다. 내 플레이만 했다. 2016년 시즌을 앞두고 QT에 응시했던 점이 큰 도움이 됐던 것 같다. 당시 QT에서 떨어지면 시드를 얻지 못하게 되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샷 하나 하나에 집중하면서 플레이했다. 이 점을 이번 시합에서 적용했고 성공적이었다. (웃음)

아버지(전만영. 51세)가 우승 후에 눈물을 흘리셨다.

봤다. 대견스럽기도 하고 미안한 마음도 들어서 그러신 것 같다. 사실 중학교 때 집안 환경이 조금 어려워졌다. 이후에는 내가 경비를 직접 벌어야 할 때도 있었다. 그래서 2015년에 캐디로 일을 했던 적도 있고… 다양한 아르바이트를 해봤다. (웃음) 아버지는 내가 골프에만 집중하기를 원하셨었다.

연천군 홍보대사다. 어떤 인연이 있나?

큰 아버지가 연천군에서 사업을 하신다. 그 인연으로 2016년부터 연천군에서 도움을 줬다. 2017년부터 모자와 옷에 ‘연천군’ 패치를 달고 경기를 뛰었던 적이 있다. (웃음) 앞으로도 계속 할 생각이다. (웃음) 군수님께서 그 동안 많이 신경 써주셨고 이번 우승으로 보답하는 것 같아 기쁘다.

(사진제공 = KPGA)

<월간 골프가이드 2018년 4월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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