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대 대회 메디힐 챔피언십 첫 우승 영광
- LPGA 투어 통산 15승 달성
오랜 기다림 끝에 제자리 찾은 골프천재 리디아 고
리디아 고(21, PXG)가 21개월만에 감격적인 우승을 차지했다.
리디아 고는 30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달리시에 위치한 레이크 머세드 골프클럽(파72 / 6,507야드)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의 새로운 대회 ‘LPGA 메디힐 챔피언십(총삼금 150만 달러)’ 최종일 버디 5개, 보기 4개로 1언더파 71타를 쳤다.
최종합계 12언더파 276타를 기록한 리디아 고는 먼저 경기를 마친 이민지(호주)와 동타를이뤄 연장 승부를 벌였다.
리디아 고는 18번 홀(파5)에서 벌어진 연장 1차전에서 티샷 한 볼을 페어웨이에 잘 보낸 후 두 번째 샷으로 그린을 공략해 이글 기회를 잡았다. 그에비해 이민지의 두 번째 샷한 볼은 그린 사이드 벙커 주변 러프로 갔다.
불리한 상황을 맞은 이민지는 세 번째 샷으로 버디 기회를 만들어 성공 했지만 리디아 고가 이글을 성공시키면서 승부를 결정 지었다.
2016년 7월 마라톤 클래식을 마지막 우승으로 오랜 우승 가뭄을 겪은 리디아 고는 21개월만에 감격적인 우승으로 메디힐 챔피언십 초대 챔피언 자리에 올랐다.
21개월만에 승수 추가, LPGA 투어 통산 15승째
리디아 고는 경기 후 "이번 우승은 모든 가족들에게 잊을 수 없는 추억이다. 새로운 코치가족들과 함께 우승을 기쁨을 나누고 싶다."고 눈물을 보였다.
리디아 고는 2012년 LPGA 투어에 데뷔해 그 해 1승을 포함 16년까지 꾸준히 승수를 추가했다. 그러다가 그는 2016년 10월 시즌 도중 코치, 캐디와 결별하고 클럽까지 교체하며 주위의 우려를 샀다. 그리고 우려는 현실로 다가와 작년에는 우승없는 한 해를 보내기도 했다.
이번 우승으로 리디아 고는 투어 통산 15승을 기록했다. 연장에서 패한 이민지가 준우승,리디아 고와 같은 조에서 접전을 펼친 제시카 코다(미국)는 9언더파 206타 단독 3위로 대회를 마쳤다. 한국 선수 중 가장 높은성적은 신지은, 이미향, 유소연이 3언더파 285타 공동18위다. 박인비는 공동 31위에 그쳤다.
'돌아온 골프 천재' 리디아 고, 21개월만의 우승 끝에 보인 눈물....
리디아 고는 2012년 LPGA 정규 투어에 데뷔해 각종 기록을 갱신하며 '천재 골프 소녀'라는 수식어를 달았다.
데뷔 후 처음 4년간 14승을 쓸어담으며 LPGA 무대를 평정했지만 최근 21개월간 우승 없는 모습에 매체와 호사가들은 다양한 분석을 쏟아냈다.
미디어는 선수가 승승장구하면 그런 이유에 대해 분석한다. 또 선수가 잘 안 될때는 무엇이 잘못 되었는지 분석한다. 그러면서 대중들은 스포츠 스타에 대한 관심을 높이기도 한다. 그렇지만 선수는 그 과정에서 마음에 상처를 입고 종종 더 큰 슬럼프에 빠지기도 한다.
리디아 고는 한창 잘나가던 2016년 10월 큰 결심을 한다. 시즌이 채 끝나지도 않은 상황에서 돌연 캐디, 코치, 클럽의 교체를 단행했다. 당시 골프 매체와 호사가들은 리디아 고의그런 결단에 대해 많은 의문과 추측을 쏟아냈다. 거의 골프 전부를 바꾼 큰 변화에 리디아고는 적응하는데 애를 먹었다. 그러면서 자연스레 우승경쟁에서 멀어지게 되며 '천재 골퍼'에서 '평범한 골퍼'로 전락했다. 주변을 둘러싼 많은 의문과 추측은 다양한 해석으로 쏟아져 나왔다.
전성기를리디아 고와 함께 한 골프 교습가리드베터는 "아버지가 코치 교체를 주도 했다"는 말을 하기도 했다.
또 일각에서는 리디아 고가 전형적인 번아웃(Burn out)증후군에 빠졌다고도 분석했다.
리디아 고는 "사람들이 '이래서 또는 저래서 우승을 못하는 것'이라고 말해왔다."며 "언론이나 다른 이들이 나를 두고 하는 말들을 멀리하고 앞에 벌어지는 일에만 집중하려 했다"고 말했다. 리디아 고는 2달 전 그의 트위터 계정을 삭제했다. 주변의 여러 말들로부터더이상 자신을 힘들게 하지 않기 위해서다.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걸어온 리디아 고의 이번 우승은 그래서 더욱 의미있고 값진 결과다. 그는 이전 14번의 프로무대 우승에서 눈물을 보인 적이 없었다. 그런 그가 이번 우승 앞에서 여러차례 울먹이다 끝내 눈물을 보이며 보는 이의 가슴을 뭉클하게 만들었다. 가족, 캐디, 코치 모두 하나가 돼 그의 우승을 기뻐했다.
리디아 고는 지난 24일 생일을 지났다. 만 21세가 된 리디아 고는 법적으로 음주가 가능한나이가 됐다. 이번 우승은 진정한 성년이 된 리디아 고가 차지한 첫 우승컵이다. 천재소녀에서 성인으로 가는 첫 단추를 잘 채운 리디아 고의 미래는 그래서 더욱 기대된다.
<월간 골프가이드 6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