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동, 봉명식, 윤차용, 최승열 씨 보성CC에서 하루 153홀을 돌다 (1) 6월 3일 밤 12시부터 17시간 35분만에, 내년엔 9홀 더해 162홀 도전
한은혜 2018-06-27 18:07:01

 

[전남 보성CC=골프가이드 김대진 편집국장] “할만했다. 걱정을 많이 했는데 생각보다 힘 덜 덜었다”

6월 3일 밤 12시부터 17시간 35분만에, 내년엔 9홀 더해 162홀 도전.

그들은 올해도 약속을 지켰다. 작년 이맘 때 하루 144홀을 돌고 난 뒤 내년에는 9홀을 추가해 153홀을 돌겠다고 했던 약속 말이다. 그들은 그렇게 4년간 철인(鐵人) 골프를 해왔다. 2015년 처음으로 126홀을 돌고 난 후 해마다 9홀씩 늘려가며 매년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그들의 도전은 하루 200홀을 돌 때까지 계속될 예정이다.
올해 153홀 도전에 나선 이는 강정동(62), 봉명식(56), 윤차용(51), 최승열(67. 이상 가나다 순) 씨다. 강정동 봉명식 씨는 1회부터 4회까지 계속 참여해 온 고정 멤버다. 윤차용 최승열 씨는 올해 처음 참가했다.
이들은 울산에서 현대·기아자동차 부품 관련 업체를 운영하는 회사 대표들이 중심이 돼 만든 골프 동호회 ‘다온회(회장 최광호)’ 회원들이다. 다온회 전체 회원은 현재 24명이다. 그 중에서 철인골프에 참가하는 회원들은 강정동 봉명식 씨 외엔 해마다 바뀌었다.
지난 6월 3일 밤 12시 전남 보성CC(파72· 6,503m) 레이크 코스 6번홀(파4). 환하게 불이 켜진 가운데 최승열 씨가 첫 번째로 드라이버로 티샷을 했다. 뒤이어 강정동 윤차용 봉명식 씨 순으로 티샷을 했다. 2분이 채 걸리지 않았다. 그 홀을 아웃하는 데 걸린 시간은 단 5분. 그렇게 그들은 153홀을 도는 장정(長征)에 돌입해 17시간 35분만인 4일 오후 5시 35분에 목표를 달성했다. 레이크 코스 9번홀(파4)이 마지막 홀이었다. 경기가 끝난 후 최승열 씨는 “할만했다. 생각보다 힘이 덜 들었다.”고 했다.

 

# 4명의 철인, 그들은 누구인가

4명의 철인 중 최승열 씨는 최연장자다. 그러나 최 씨는 골프 구력 16년에 워낙 운동을 종아해 체력엔 크게 문제가 없었다.
최 씨는 경기 후 “21층 아파트 계단을 오르내리며 꾸준히 힘을 길렀다. 사실 경기하기 전에는 겁도 나고 걱정도 많이 했다. 그런데 해보고 나니 자신감이 생겼다. 특히 체력이 받쳐줬다. 경기는 대만족이다. 기회가 된다면 내년에도 해보고 싶다.”고 했다.
그는 평소에도 주 2회 이상 필드에 나가는 골프 마니아다. 예전엔 아마추어 대회에 나가기도 했다.
봉명식 씨는 “(최 씨는) 심장약도 먹고 손목도 안좋다. 그렇지만 어떤 일을 해야 되겠다 생각하면 꼭 하고 마는 스타일.”이라고 귀뜸했다.
윤차용 씨는 일행 중 가장 젊다. 골프 구력 4년에 핸디캡은 15다. 평소 운동이 생활화돼 있고 근력과 유산소 운동을 해 체력엔 전혀 부담이 없었다고 했다.
그는 “체력만 된다면 누구나 할 수 있을 것 같다. 모두가 도전해 볼만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윤 씨는 드라이버 샷을 좋아한다. 그는 롱아이언을 잘 친다. 예전엔 2번 아이언도 쳤다.
강정동 씨는 4년 째 참여했다. 그러나 이번 도전 전 축구를 하다 엉덩이 쪽에 부상을 입어 물리치료 중이라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강 씨는 “몸이 정상이 아니라 신경이 써여 죽겠더라. 진통제도 먹고 걱정을 많이 했다. 도중에 힘도 들고 지칠 때도 있었지만 동료들을 생각해 이겨냈다.”고 말했다.
그는 다부진 스타일이다. 열정도 대단하다. 생각도 늘 긍정적이다.
봉명식 씨는 일행 중 리더다. 키도 크고 체력도 좋다. 리더십이 대단하다. 어쩌면 그가 있었기에 철인골프가 가능했을지 모른다. 골프 구력 18년에 핸디캡은 0이다.
올 3월 4일엔 경주 신라CC 화랑코스 5번홀(파4· 273m)에서 앨버트로스 겸 홀인원도 기록한 장타자다.
그는 153홀을 돌고도 “9홀을 더 돌까?”라고 농담을 할 정도로 체력이 좋다.

 

# 10여명 중 경쟁을 뚫고 선발된 캐디 김진수(29) 씨

김 씨는 이번 철인 골프 캐디로 나서기 위해 지원했다. 지원자는 모두 10여명이었다. 골프장 경기팀에서 지원자 중 최종으로 김 씨를 캐디로 선발했다.
그는 “흔한 기회가 아니다. 도전이라고 생각해 지원했다. 운 좋게 여러 지원자 중에서 선발돼 영광이다.”고 밝혔다.
그는 부산 토박이다. 금정구 남산동에 부모님이 살고 계신다. 그는 보성CC와 가까운 순천 시내에서 혼자 지낸다. 캐디 생활은 보성CC에서 시작해 6년 반이 지났다.
“군에서 제대하고 난 뒤 대학에 복학하려다 잠시 아르바이트를 할 생각으로 시작했는데 직업으로 택하게 됐다. 밖에서 일하는 게 좋아서...”
그의 얘기다.
그는 경기를 마친 후에도 전혀 힘든 내색을 하지 않았다. 언제나 밝게 웃는 모습이었다.
“힘들지 않느냐?”고 기자가 묻자 “괜찮다. 잠을 못자서 졸음이 오긴 하지만 견딜만 하다”고 했다.
봉명식 씨는 “정말 잘 하더라. 손이 얼마나 빠른지...”라며 김 씨를 칭찬했다.
김 씨는 이날 일행이 153홀을 돈 기념으로 153만원을 캐디피로 받았다. (계속)


 

<월간 골프가이드 2018년 6월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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