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동, 봉명식, 윤차용, 최승열 씨 보성CC에서 하루 153홀을 돌다 (2) 6월 3일 밤 12시부터 17시간 35분만에, 내년엔 9홀 더해 162홀 도전
한은혜 2018-06-28 18:44:17

 

[전남 보성CC=골프가이드 김대진 편집국장] # 경기는 어떻게 진행됐나

3일 밤 12시 정각에 시작된 철인 골프는 4일 오후 5시 35분에 정확하게 끝났다.
야간에 시작된 경기라 날이 샐 때까지는 라이트 시설이 돼 있는 레이크 코스 6번(파4 · 339m)과 7번(파3 · 166m)을 번갈아 오가며 계속 돌았다.
6번홀은 클럽하우스보다 훨씬 아래 쪽에 위치한 홀로 완만한 오르막 홀이다. 티잉 그라운드 왼쪽으로 워터 해저드가 있다. 홀 오른쪽으론 카트도로가 나 있고 벙커는 페어웨이 중간 지점 오른쪽에 1개, 그린 앞에 2개가 있다. 그린은 2개로 이날은 뒤쪽에 있는 오른쪽 그린을 사용했다. 드라이버 샷만 정확하면 파를 잡는 데는 무리가 없는 홀이었다. 페어웨이는 아주 넓은 편이었다. 그린도 깨끗하게 관리가 잘 돼 있었다.
7번홀은 6번홀과 걸쳐 있는 워터 해저드를 건너게 돼 있는 홀로 보성CC의 시그너처 홀이기도 하다. 워터 해저드가 그린을 둘러싸고 있는 모습이다. 그린 앞엔 페어웨이가 있고 그 앞엔 둥글게 긴 비치 벙커가 마치 그린을 감싸듯 워터 해저드 가장자리를 따라 놓여 있다.
비치 벙커의 흰 모래와 워터 해저드의 맑은 물, 그리고 그린과 페어웨이의 푸른 잔디가 절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홀 전체론 평지성이었다. 이 홀도 역시 2개의 그린이 있으며 이날은 모든 홀에서 오른쪽 그린을 사용했다.
날이 새고 난 뒤에는 18홀 전체를 돌았다. 4일은 일요일이라 내장객이 많았다.
골프장측에서 미리 공지를 하고 골프장 여러 곳에 ‘철인골프’를 알리는 안내문을 붙여 내장객들의 양보를 유도했다.
또 이지훈(32) 경기팀장이 별도의 카트를 몰고 철인골프팀을 앞서가며 내장객들에게 부탁해 철인골프팀이 앞서 갈 수 있도록 정중하게 요청했다.
때문에 일반 내장객들은 경기 중에 철인골프팀이 오면 먼저 경기를 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응원했다.
대다수 내장객들은 “정말 대단하다. 어떻게 저렇게 할 수 있느냐?”며 놀라워 했다.
일부 젊은 여성 고객은 웃으면서 “우리도 철인골프에 동참할 수 있느냐?”고 묻기도 했다.
철인 골프팀은 티 샷은 정확하게 순서대로 했다. 그러나 세컨드 샷부터는 안전에 문제가 없는 한 동시에 샷을 하기도 했다. 공이 그린에 있을 땐 신속하게 퍼팅을 했다. 소요 시간을 줄이기 위해서다. 공이 홀인되거나 컨시드 범위 안에 들면 즉각 홀아웃했다.
6번홀과 7번홀은 홀당 소요 시간이 5분이 채 걸리지 않았다. 특히 7번홀은 파3홀이라 4분 안팎이 걸렸다.
4일 오전 8시 30분 일행은 클럽하우스 대식당에서 아침 식사를 했다. 그때까지 일행은 이미 106홀을 돌았다.
신속하게 식사를 끝낸 일행은 잠시 사우나를 하고 옷을 갈아 입은 뒤 곧바로 경기에 다시 들어갔다.
이 후 경기는 진행 속도가 상대적으로 느려졌다. 밤새 텅빈 골프장에서 하던 경기와 달리 홀마다 내장객들이 꽉 들어차 있었기 때문이다.

 

# 고비는 없었나?

철인골프에서 가장 힘든 고비는 언제일까. 선수들은 대개 “해뜰 무렵이 가장 피곤했다.”고 했다. 체력도 체력이지만 잠을 못자니 피로가 겹친다는 것이다.
강정동 씨는 “밤새 정신 없이 돌다가 해뜰 때가 되면 피로가 한꺼번에 몰려온다. 힘도 들고 잠도 오고 정말 쉬고 싶다. 그러나 그걸 이겨내야 도전에 성공할 수 있다는 걸 아니까 참고 견디는 것.”이라고 했다.
다음 고비는 오후 2, 3시 무렵. 이때는 정말 힘든 시점이라고 한다.
강 씨는 “기온이 올라 한창 뜨겁고 잠도 쏟아질 때다. 기운도 딸리고 허리도 아프다. 몸이 피로하니 푹 쉬고 싶은 심정이었다. 그러나 고지가 가까웠는데 쉴 수는 없는 것 아닌가. 동료들을 생각해서 힘을 냈다.”고 했다.
다른 멤버들도 비슷한 상태였다고 한다.
최승열 씨는 “혹시 다른 멤버들에게 폐를 끼칠까봐 끝날 때까지 한순간도 긴장을 놓을 수가 없었다. 마음을 다잡아 먹었다. 잠을 이겨내는 게 힘들었다.”고 했다.
경기가 다 끝나갈 무렵 한 홀에서 앞서 라운드를 하던 팀이 양보를 해주지 않아 잠시 시간을 끌었다.
“아마 내기를 하고 있었던 것 같았다. 돈을 잃은 분이 기분도 좋지 않고 해서 그런지 양보를 하려고 하지 않았다. 그래서 그 홀을 건너 뛰고 다음 홀로 넘어갔다. 그 대신 한 홀을 추가로 더 돌았다.”
봉명식 씨 얘기다.
봉 씨는 “사실 힘든 일이다. 쉽게 누구나 할 수 있다면 그건 거짓말이다. 잠도 오고 허리도 아프다. 100홀을 넘어가면 온 몸이 쑤신다. 멍한 상태에서 샷을 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이건 어디까지나 도전이다.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나선 일이니 그런 힘든 과정을 이겨내야 한다. 그래야 성공할 수 있다. 끝나고 나면 힘든만큼 보람도 크다. 그 재미로 도전에 나서는 것이다. 해보지 않은 사람들은 그 쾌감을 아마 모를 것.”이라고 했다. (계속)

 

<월간 골프가이드 2018년 6월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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