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동, 봉명식, 윤차용, 최승열 씨 보성CC에서 하루 153홀을 돌다 (3) 6월 3일 밤 12시부터 17시간 35분만에, 내년엔 9홀 더해 162홀 도전
한은혜 2018-06-29 19:26:07

 

[전남 보성CC=골프가이드 김대진 편집국장/ 사진 조도현 기자]

# 보성CC측에선 어떻게 지원했나

보성CC측에선 이번 철인 골프를 위해 세심하게 신경을 썼다. 올해가 벌써 4년째라 대회 운영 경험과 노하우가 많이 쌓여 있었다.


보성CC 김병인 본부장은 “해마다 대회가 끝나면 모든 직원들에게 의견을 수렴한다. 무엇이 잘 됐고 무엇인 잘못 됐는지를 글로 써서 제출하게 한다. 또 어떤 점을 보완하면 좋은 지를 물어 이듬해 대회 땐 반드시 챙기고 보완한다. 그런 과정을 통해서 우리도 많은 걸 배우게 된다.”고 밝혔다.


골프장측에선 선수와 응원팀을 맞이하는 일부터 식사, 잠자리, 캐디 선발, 코스 관리, 대회 진행과 운영, 그리고 마무리까지 빈틈이 없었다.


철인골프팀을 위해 골프장측에선 골프텔(호텔 다향) A동내 큰 객실(단체실)을 내줬다. 경기 시작 전 선수들이 든든하게 배를 채울 수 있도록 전복죽도 준비했다. 전복죽은 선수들 뿐만 아니라 응원팀과 경기를 지원하는 골프장 임직원들도 함께 먹었다.


선수들이 탄 카트에는 각종 음료수와 간식을 준비했다. 또 카트 앞면에는 ‘철인골프 153홀 도전, 강정동 봉명식 윤차용 최승열’이란 문구가 적힌 작은 현수막도 내걸었다.


카트 지붕에는 네 귀퉁이에 풍선을 매달아 한껏 기분을 냈다. 클럽하우스 현관 유리문엔 역시 철인골프를 안내하는 안내문을 붙였다.


경기를 끝내고 선수들이 클럽하우스로 돌아오자 김병인 본부장은 선수 4명에게 미리 준비한 꽃다발을 일일이 건네며 도전 성공을 축하했다.


선수들이 몸을 씻고 나자 인증서 수여식이 진행됐다. 인증서 내용은 153홀 철인골프 도전에 성공한 것을 인증하는 것이었다.


김병인 본부장은 “도전 성공을 진심으로 축하드린다. 정말 수고하셨다.”고 선수들을 격려했다. 선수들은 일일이 인증서와 축하 꽃다발을 받고 기념사진도 찍었다.


이 자리에서 최광호(60) 다온회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선수들이 고생을 많이 했다. 153홀 도전에 성공한 것을 진심으로 축하한다. 이번 도전에 물심양면으로 도와준 골프장 임직원들에게 감사드린다. 이런 이벤트가 쌓여 보성CC도 더 좋은 골프장으로 거듭나길 기원하다.”고 말했다.


골프장측에선 이번 대회를 위해 코스 관리에도 특별히 신경을 썼다.
김 본부장은 “올해부터 코스 관리를 외주(아웃 소싱)를 줬는데 관리를 아주 잘 하고 있는 편이다. 특히 이번 대회를 앞두고 코스에 신경을 쓰도록 얘기를 많이 했다.”고 밝혔다.
봉명식 씨는 대회 후 “페어웨이와 그린이 많이 좋아졌더라.”고 했다.


이지훈 경기팀장은 “휴일인데도 경기팀에서 한 사람도 빠지지 않고 대기하며 준비를 철저히 했다.”고 말했다.


 

# 철인골프팀 선수 구성과 당일 준비는 어떻게?

철인골프팀 선수 네 명은 모두 ‘다온회’ 회원이다. 24명 전체 회원 중 체력과 골프 구력 등을 감안해 구성된다.


첫 대회엔 체력이 좋고 골프를 잘 치는 회원 중심으로 구성했으나 이듬해부터는 회원들이 골고루 기회를 갖도록 배려하고 있다. 선수 선발은 본인의 참여의사를 감안해 봉명식 총무가 결정하는 편이다.


올해 첫 참가한 윤차용, 최승열 씨도 본인들이 원해 선수에 포함됐다. 윤차용 씨는 회원 중 젊고 워낙 체력이 좋아 완주에는 크게 문제가 없을 것으로 예상됐다. 실제 대회가 끝난 뒤에 윤 씨는 “체력에 전혀 문제가 없었다.”고 했다.


최승열 씨는 회원 중 가장 연장자지만 강단이 있고 운동을 아주 좋아하는 성격이어서 포함됐다. 그리고 더 늦기 전에 철인골프에 도전해 보고 싶은 의욕이 넘쳤다.


최 씨는 경기 후 “내년에도 도전해 보고 싶은 데 ‘총무가 안 넣어준다’.”고 하소연했다. 봉명식 씨는 웃으며 “형님은 내년에는 구경이나 하라.”고 했다.


철인골프팀과 응원팀은 3일 오전 10시께 울산을 출발해 2시간 30분만에 보성CC에 도착했다. 골프장에 있는 골프텔(다향) A동에 짐을 풀고 식사를 한 다음 골프팀은 밤 경기를 위해 휴식을 하거나 잠을 청하기도 했다.


저녁 식사 후 잠시 쉰 골프팀은 밤 11시가 조금 넘어 클럽하우스 대식당에 모여 전복죽을 먹었다. 이때는 선수들과 응원팀, 골프장 임직원 등이 함께 했다.

 

보성CC 김병인 본부장

김병인( ) 본부장은 “200홀까지는 도전을 한다니까 내년에도 (철인골프는) 계속될 것.”이라면서 “여러 가지 준비할 것도 많지만 이왕 시작한 일이니 끝까지 해야 되지 않겠느냐.”고 했다.


그는 “곁에서 지켜보지만 정말 대단한 분들이다. 이제는 (철인골프를) 아는 분들이 많다.”고 덧붙였다.


김 본부장은 최근 국내 여러 골프장측이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과 관련, “골프장이 살아나려면 자동차로 1시간 이내 거리에 있는 골프장은 합병하는 것이 옳다. 그렇게 해서 여러 골프장 중에서 소비자가 원하는 골프장에 가서 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골프장은 전문 경영인에게 맡겨야 한다. 또 필요한 물품이나 장비는 공동 구매해야 한다. 1년에 단 10시간만 쓸 장비도 골프장마다 일일이 갖고 있는 불합리를 고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체육시설은 이제 개인 것이 아니라 국민의 것이라는 인식이 필요한 때”라며 “보성CC도 인근의 아크로CC와 제휴를 하고 있는데 거리가 좀 멀어서 문제가 있다. 30분 내면 좋을 것.”이라고 했다.


캐디 수급과 캐디피 문제에 대해서도 꿰뚫고 있었다.


김 본부장은 “요즘은 집집마다 자녀를 한 두명 낳아 ‘오냐 오냐’ 키우다 보니 아들이든 딸이든 캐디를 시키려고 하진 않는다. 그러니 캐디를 할 사람이 절대 부족하다. 일부 젊은 캐디들은 노는 날이 많다. 1주일 쉬다가 출근해 싫은 소리를 들으면 또 다른 골프장으로 가버린다. 캐디가 모자라니 이런 일이 벌어진다. 캐디 수급만 원활하게 되면 캐디피를 내려도 된다. 고객 입장에선 현재의 캐디피가 부담스럽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그러나 캐디 당사자 통장엔 돈이 없다. 쉽게 벌어 계획적으로 쓰지 않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젠 골프장CEO도 잔디를 아는 사람이 맡아야 한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그동안 ‘잔디’를 모르는 사람, 오너의 친인척이 사장을 해왔다. 앞으로는 코스를 관리할 줄아는 사람이 CEO를 해야 한다. 골프장 관리하는 업무는 ‘3D 업종’이다. 아침 일찍부터 밤 늦게까지 붙어 있어야 한다. 그만큼 힘들다. 쉽게 생각하면 안된다.”


그는 “정부에서 주말 노동에 대해 1.5배 임금을 주라고 한다. 그러나 현실과 안맞다. 최저임금도 지역과 업종, 나이에 관계없이 획일적으로 정해놓았는데 지역에 따라 유연하게 운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최저임금 때문에 외국인 아니면 못해 먹는다고 아우성.”이라고 했다.

김 본부장은 일부 골프장 내장객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했다.


“코스에 담배꽁초를 함부로 버린다. 달걀이나 귤을 까먹고 껍질을 아무데나 버리기도 한다. 티업 시간을 지키지 않는 사람도 있고 티잉 그라운드엔 티 샷을 하는 사람만 올라가야 하는데 잘 지켜지지 않고 있다. 먹을 것을 상자째 들고 오는 사람도 있다. 예전 일부 골프장에서 1200원짜리 맥주를 4, 5천원 받는 폭리를 취하다보니 그런 현상이 생긴 것 같다. 그건 고쳐야 한다. 사우나실에 있는 두꺼운 타월을 가져가는 사람도 있고 비닐팩을 뭉치로 가져가 버리기도 한다.”며 “이런 분들은 사회단체나 골프동호회 같은 곳에서 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백번 잘해 주다가도 한번 못해 주면 원수가 된다. (어떤 사람들은)부킹 시간이 나와도 더 좋은 시간을 내달라고 한다. 여기 저기 부탁해서 좋은 시간이 나오는 골프장으로 가버린다.”며 “질서와 약속은 천하 없어도 지켜야 한다.”고 했다.


김 본부장은 “천재지변 때 3개홀 단위로 정산을 하는데 이용료 5천원을 추가해 받으면 시비를 거는 사람도 있고 심지어 인터넷에 올린다고 하는 사람까지 있다. 이 5천원은 라커 룸과 사우나 사용료로 받는 것이다.”고 했다.


그는 이제는 골프도 ‘힐링 골프(Healing golf)’가 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시간에 쫓기지 말고 라운드를 하면서 더우면 그늘에서 쉬기도 하고 즐기면서 하는 골프를 해야 한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쉬어가면서 풍경도 감상하고 힐링하는 골프를 해야지 지금처럼 쫓기듯이 허겁지겁 하는 골프는 안된다고 했다.


플레이 중에 바쁜 팀이 있으면 먼저 앞서 가도록 양보도 하고 그런 여유를 가여야 한다는 것이다. 다만 이때는 캐디피만 더 주면 해결될 것이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김 본부장은 “골프장은 골프 치는 사람만 오는 곳이란 생각을 바꿔보자는 뜻에서 ‘코스 체험관광’을 시작했다. 골프장 이곳 저곳을 돌아보면서 사진도 찍고 구경도 하고 그늘집에서 맛있는 자장면도 먹는 행사다.

 

<월간 골프가이드 2018년 6월 호>

 

 

디지털여기에 news@yeogie.com <저작권자 @ 여기에. 무단전재 - 재배포금지>
원포인트 레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