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세영 LPGA 투어 72홀 최저타수 신기록, 끊이지 않는 기록 경신
한은혜 2018-07-09 19:16:58

골프가이드 김백상 기자] 스포츠에선 영원한 승자도 없다. 영원한 패자도 없다. 그리고 영원한 기록도 없어 보인다.

'빨간 바지의 마법' 김세영(25)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손베리 크리크 클래식에서 72홀 역대 최저타와 최다 언더파 기록을 갈아치우며 새로운 신기록으로 우승했다.

.

 

김세영은 9일(한국시간) 미국 위스콘신주 오나이다의 손베리 크리크(파72 / 6,624야드)에서 열린 LPGA 투어 손베리 크리크 클래식(총상금 200만 달러) 대회 최종일 버디 7개를 잡아내며 최종합계 31언더파 257타로 투어 통산 7승째를 거뒀다.

지난 5월 로레나 오초아 매치플레이 이후 1년 넘게 우승 갈증에 시달리다 이번 대회에서 화끈하게 버디쇼를 펼치며 우승을 차지했다. 또한 이번 우승으로 김세영은 기존 LPGA 투어 72홀 최저타수 기록과 기록인 72홀 최다 언더파 기록을 모두 갈아 치우며 LPGA 역사에 이름을 올렸다.

기존 72홀 최저타 신기록은 2004년 카렌 스터플스(미국)가 작성한 258타(파70, 22언더파)이고, 72홀 최다 언더파 기록은 2001년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과 2016년 JTBC 파운더스컵에서 자신이 기록한 27언더파(파72, 261타) 였다. 두 기록을 한꺼번에 경신한 김세영은 여자 골프계에 큰 발자취를 남기게 됐다.

스포츠의 묘미는 기록을 깨는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오랜 시간 육상 100m 경기에서 ‘마의 벽’으로 불리던 10초 대의 기록이 깨진 이후 혜성과 같이 등장한 육상 천재 우사인 볼트는 2008년 5월 9초 72의 세계 신기록을 세웠다. 그런데 불과 3개월 후에 그는 다시 9초 69라는 새로운 기록으로 세계를 열광 시켰다. 영원히 깨지지 않을것 같던 그의 기록은 불과 1년만에 또다시 독일에서 9초 58이라는 경이적인 기록으로 재탄생됐다.

골프에도 '꿈의 59'는 골퍼들이 한 번쯤 도전하고 싶은 영광의 스코어다. 미국 미국프로골프(PGA)투어 120년 역사에서 59타는 총 아홉 번 나왔다. 그 가운데 여섯 번이 2010년 이후에 작성된 기록이다. 58타를 친 골프 선수들도 세 명이나 있다. 여자 골퍼 중에는 아니카 소렌스탐이 59타를 기록해 최초로 그리고 유일하게 60타를 깬 선수로 남아있다.

꿈의 스코어를 내는 비결은 바로 골프 장비의 발전에 있다. 골프 클럽의 변화는 과학의 발전에도 비례한다. 이제 꿈의 타수는 '57타'가 됐다. 아니 곧 '54타'가 될런지도 모른다.

벤 호건은 "18홀 모두 버디를 잡지 못할 이유는 없다. 다만 아직까지 아무도 그것을 하지 못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론적으로도 18홀 라운드에서 매 홀 버디를 잡을 경우 54타까지 타수를 기록하는 것이 가능하지만 지금까지는 단 한 명도 달성하지 못했다.

은퇴한 골프여제 아니카 소렌스탐도 54타가 불가능하지 않다고 강조하곤 했었다. 파 72 코스의 18개 홀에서 모두 버디를 잡으면 54타가 가능하다. 골프장비의 발전 속도를 염두하면 조만간 54타를 치는 골프선수를 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

반면 아직까지 불멸로 남아있는 골프계 기록들도 있다.

샘 스니드가 가지고 있는 최다승(82승), 잭 니클라우스가 가지고 있는 메이저 대회 최다승(18승), 바이런 넬슨이 가지고 있는 한 시즌 최다 연승(11연승) 기록 등 깨지지 않고 남아있는 기록들도 수두룩 하다.

하지만 이런 기록들도 영원불멸하지 않기를 바란다. 누군가가 다시 새로운 기록을 작성하고 또 그 기록을 넘어서는 누군가가 나오면서 골프뿐 아니라 모든 스포츠의 재미와 발전이 지속되길 바래본다.

(그래픽 = 연합뉴스)

<월간 골프가이드 2018년 7월 호>

디지털여기에 news@yeogie.com <저작권자 @ 여기에. 무단전재 - 재배포금지>
원포인트 레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