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국가대표 이민우
임진우 2018-07-02 11:07:36

“누나보다 더 잘하고 싶다. 나는 톱10이 아닌 세계 넘버 원이 목표”

 

이민우(A)란 이름은 아직 골프팬들에게 익숙한 이름은 아니다. 하지만 LPGA 투어에서 활동 중인 이민지(호주)의 동생 하면 대부분 “아~!”하고 알아차린다.
본지는 지난 6월 1일 경기도 이천에 위치한 블랙스톤이천 골프클럽에서 열린 KPGA 코리안투어 KB금융 리브챔피언십에 초청선수로 출전해 2라운드 경기를 마친 이민우와 현장에서 인터뷰를 했다.

 

취재 김백상 기자 사진 조도현 기자

 

 

이민지(22)와 이민우(20)는두 살 터울 남매다. 이민지는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 투어에서 통산 5승을 기록중인 투어 프로다. 그녀의 남동생 이민우는 현재 호주 아마추어 국가대표다.
부모가 1996년 호주로 이민을 가 그곳에서 남매가 태어나면서 자연스레자녀는 호주국적을 받게 됐다.아버지는 이수남, 어머니는 이성민 씨 모두 체육 전공을 한 탓에 남매는 어릴 때부터 수영, 골프, 태권도, 농구 등 여러 스포츠를 경험했다.
특히 이수남 씨는 경희대 체대 출신으로 호주에서 골프를 시작한지 5년만인 2003년 호주포트 케네디 골프장 클럽 챔피언을 지낼 정도로 감각이 좋았다.어머니 이성민 씨도 1990년대 초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 투어 프로를 준비하던 지망생이었던 터라 남매는부모의 유전자를 받아 어려서부터 골프에 두각을 보였단다.
하지만 재능만으로는 골프 실력을 늘리는데 한계가 있는 법.이민지는 어려서부터 골프에많은 노력을쏟았고 그 영향으로 동생도 골프에 남다른 관심을 보였다.

 

KPGA 코리안투어 제네시스 챔피언십에 초청돼 처음 국내에 모습을 보인 이민우
이민우는5월27일 끝난 인천 송도 잭 니클라우스 골프장에서 열린 KPGA 코리안투어 제네시스 챔피언십에서 국내 골프팬들에게 첫 선을 보였다. 스폰서 추천 선수로 대회에 참가한 그는 183㎝의 키에 후리후리한 몸매, 앳된 얼굴이 인상적이었다.
이민우는 이 대회에서 공동 15위를 기록하며 프로 무대에서 자신의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아마추어로선 아주 우수한 성적이다. 그는 이번 대회에서 엄청난 장타력을 보여줬다. 드라이버샷 거리가 300m를 훌쩍 넘기기도 했다. 이번 KB금융 리브챔피언십이 이민우가 출전한 국내 두 번째 대회다. 아직 한국에서 플레이 경험이 적은 이민우는 “한국 대회장 코스는 핀 위치도 어렵고 업다운도 심해 코스가 까다롭다.”면서 “한국 선수들은 공을 똑바로 친다. 아직 많은 선수들과 플레이 해 보지못해 정확히는 모르지만 한국 선수들의수준이 높게 느껴졌다.”고 말했다.

특히 이민우는 처음 출전했던 국내 대회 제네시스 챔피언십이 열렸던 잭 니클라우스 골프클럽 코리아에 대해서도 혀를 내둘렀다. 그는 “핀 위치도 굉장히 어려운데 그린까지 딱딱해 플레이하는데 애를 많이 먹었다”면서 “오늘은 그 보단 코스가 쉬웠지만 경기 결과는 아쉽다”고 돌아봤다. 이민우는 이날 감기 등 컨디션 난조로 버디 3개, 보기 3개, 더블보기 1개로 2오버파를 쳐 중간합계 3오버파로 2라운드 경기를 마쳤다.
본선 진출 커트 라인 오전까지는 2오버파로 예상됐지만 오후 조 많은 선수들이 오버파를속출하며 4오버파로 커트라인이 높아져서 국내에서 출전한 두 개 대회 연속 본선진출에 성공했다.

 

이민우의 당찬 각오, “세계 NO.1 이 목표”
이민우(A)는 올해 말 프로 데뷔를 앞두고 있다. 누나 이민지가 프로선수로서 훌륭한 커리어를 쌓고 있는데 대해 그는 전혀 부담을 보이지 않았다.
이민우는 “누나보다 더 잘하고 싶다. 누나(이민지 세계랭킹 8위)는 현재 세계 여자프로골퍼 랭킹 톱 10 안에 들어있다.”면서 “나도 누나처럼 잘하고 싶다. 그러나 나는 톱10이 아닌세계 넘버 원이 목표”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이민우는 호주에서 아버지와 생활하고 있고, 누나 이민지는 미국에서 어머니와 투어 활동을 하고 하고있어 현재 이들 네 가족은 본의 아니게 이산가족으로 살고있다.
골프 선수로서 누나와 골프 얘기를 자주 나누냐는 질문에 그는 “누나는 미국에 저는 호주에 살고 있어 주로 전화나 SNS로 많은 이야기를 나누다.”면서 “하지만 우린 둘 다 매일 골프를 치기 때문에 골프 얘기는 잘 안하고 주로 안부나 일상적인 대화를 많이 한다.”고 밝혔다.

 


아직 어느 나라의 투어에서 프로 무대를 시작 할 지 정하지 못한 그는 “일단 유러피언투어나 웹닷컴(미국 PGA 2부투어격)에 도전을 계획 중”이라며 “하지만 아직 확실하게 정해진건 없다. 한국도 옵션에 있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이민우는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모인 미국 프로골프협회(PGA) 투어에서 뛰는 게꿈이라고 한다. 그의 꿈이 이뤄진다면 PGA 투어에선 이민우가, 그리고 LPGA 투어에선 이민지가 함께 뛰게 되며 온 가족도 함께 모일 수 있다.
이민우는 이번 달까지는 국내에 머물며 다음 주 열리는 데 상트코리아 먼싱웨어 매치플레이는 건너뛰고 6월 14일부터 나흘간 레이크사이드CC에서 열리는 KEB하나은행 인비테이셔널에 참가할 예정이다. 이후 이어지는 제 61회 코오롱 한국오픈 출전도 현재 조율 중에있다고 한다.

 

미국 LPGA 투어에서 2015년 데뷔해 통산 4승을 기록 중인 이민지
이민지는 아마추어 선수시절 화려한 경력을 쌓았다. 뉴질랜드 국적의 한국계 리디아 고(본명 고보경 • 21)와 세계 여자아마추어 쌍벽을 이루던 사이였다.
이민지는 2012년 US여자주니어챔피언십에서 우승했고 2013년과 2014년 호주 여자아마추어 챔피언을 지냈다.
2014년 호주 아마추어 무대를 평정한 그는 일본에서 열린 세계아마추어골프팀 선수권대회 단체전에서도 우승을 차지하며 이듬해인 2015년 미국 LPGA 투어에데뷔 한다.데뷔하자마자 그해 킹스밀 챔피언십에서 첫 우승한 한데 이어 2016년엔 롯데챔피언십과 블루베이 LPGA에서 잇따라 우승을 하며 LPGA 투어에서도 강자의 자리에 올랐다.아쉽게도 작년엔 우승을 추가하지 못했던 이민지는 얼마전 5월 27일(현지시간) 볼빅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하며 LPGA 투어 통산 4승을 거뒀다. 마침 이날은 자신의 생일이었다.
이민지는6월 첫째 주 현재세계 여자골프랭킹 8위다. 상금랭킹(657,951 달러), 평균타수(69.911)톱10 피니시율(12번 중 6번톱10 진입, 50%) 등 여러 수치에서 4위에 오르며 고르게 성적을 내고 있다.
이민지는 언제나 웃는 얼굴이다. LPGA 투어 TV 중계방송을 보면 그가 찡그리거나 화내는모습을 볼 수 없다. 큰 무대에서 뛰려면 부담이 클 텐데도 그는 늘 밝고 미소 띤 얼굴로 보는 사람들을 즐겁게 한다.
이민지의 동생 이민우의 바램 대로 꿈이 이뤄져 PGA 투어에선 이민우가, 그리고 LPGA 투어에선 이민지가 함께 뛰게 된다면 주타누간 자매에 이어남매가 현역 최고 무대에 동시 활동하는 영광도 볼 수 있게 된다.
정말 그렇게 돼 한국계 남매가 세계 골프를 주름잡는 날이 오길 기대한다.

 

 

지난 5월 22일 LPGA 투어 ‘볼빅챔피언십’에서 우승한 이민지 선수

 

 

<월간 골프가이드 7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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