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호성의 ‘낚시꾼 스윙’, 국내외서 화제
임진우 2018-08-06 18:25:17

-‘한국오픈’ 등에서 선보인 스윙폼 하나로 단번에 월드스타 반열에 올라
-세계 톱 골퍼인 저스틴 토마스도 따라하겠다고 호응하는 등 난리

 

최호성이 티샷 후 특유의 ‘낚시꾼 스윙’ 자세를 취하고 있다.

 

최호성(45)의 ‘낚시꾼’ 스윙이 최근 국내외서 화제를 모았다. 스윙폼 하나로 단숨에 월드스타 반열에 오른 것.

그의 낚시꾼 스윙은 낚시꾼이 낚시줄을 던지는 듯한 모습으로 TV 중계방송을 통해 알려진뒤 급속도로 퍼져 나갔다.
현재 일본프로골프(JGTO) 투어에서 뛰고 있는 그는 지난 6월 국내 3개 대회에 출전해 ‘낚시꾼’ 스윙을 선보였다. 그 절정은 6월 21~24일 충남 천안 우정힐스CC에서 열린 ‘제61회 코오롱 한국오픈 골프선수권대회’였다.
이 대회 초반 선두권에 이름을 올리면서 그의 이상한(?)‘스윙 폼’이 관심을 끌기 시작했다.
특히 대회 최종일 최민철, 사이먼 예이츠(스코틀랜드)와 함께 챔피언 조로 가장 마지막에출발한 최호성은 자신만의 특이한 폼으로 갤러리들은 물론 대회 중계 방송을 지켜 본 수많은 시청자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그의 스윙 폼은 어디에서도 찾아 볼 수 없는 독특하고 특이한 폼이다. 감히 투어 프로의 폼이라고는 상상도 할 수 없는 폼이다. 투어 프로라고 하면 하나에서 열까지 스윙이 완벽하고 교과서적인 폼으로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최호성의 스윙 폼은 골프를 갓 배우기 시작한 초보 골퍼도 흉내내기 어려운 상상초월 폼이다. 따라하고 싶어도 쉽게 따라 할 수도 없는 기이한 폼이다. 전국의 어떤 골프연습장에서든 그렇게 스윙 폼을 하는 골퍼는 찾아 볼 수 없는 독특한 폼이다.

 

낚시꾼이 낚시줄을 던지는 듯한 모습으로 스윙을 한다고 ‘낚시꾼 스윙’으로 불려
가장 큰 특징은 임팩트 후 피니시 동작에서 오른 발을 높이 들어올려 왼발로 서고 두 손은클럽을 잡고 어깨 높이에서 뻗은 채 몸을 활처럼 꼬고 있다는 것. 시선은 공이 날아가는 곳에 고정돼 있다. 이때의 동작은 흡사 드라이버를 들고 춤을 추는 것 같기도 하고 발레를하는 것 같기도 하다. 물론 그의 피니시 동작이 늘 똑 같은 것은 아니다. 일정하지는 않지만 어쨌든 정상은 아니다.
그의 스윙은 스탠스부터 유별나다. 타깃보다 10도 이상오른쪽으로 정렬해 선다. 대개 타깃과 평행하게 서는 일반적인 스탠스와는 다르다. 그런 다음 클럽헤드를 약간 엎어서 바깥쪽으로 뺀다. 톱 스윙에서 내려 오는 다운스윙, 특히 임팩트 순간의 자세는 교과서적이다. 보통 골퍼들과 크게 다를 게 없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공을 치고 나서 오른쪽 다리를 들어 올린다. 때로는 무릎을 굽히기도 하고, 왼쪽 다리를 들고 한 바퀴 회전하기도 한다. 허리를 옆으로 90도 가까이 꺾기도 한다.
그런데도 공은 대개 똑바로 멀리 나간다. 이번 대회 3라운드에선 박상현, 4라운드에선 최민철과 동반 라운드를 할 때 두 선수보다 드라이버 티 샷으로 공을 똑바로 더 멀리 친 때가 많았다.
물론 늘 그런 것은 아니다. 자세가 불안하니 방향이 잘못될 수도 있다. 일관성이 부족한 것이 흠이다. 그 때문에 4라운드에서 여러 번 보기를 했다. 그게 다 그의 특이하지만 일관성이 부족한 스윙 폼 때문이다.

 

최호성이 드라이버 티 샷 후 왼발을 높이 들어 올린 독특한 자세를 취한채 공이 날아가는 곳을 보고 있다.

 

최호성 “임팩트 순간에 최대한 힘을 싣는데 주력하다 보니 동작이 좀 우스꽝스러워 졌다”
최호성은 “젊었을 때는 멋지고 예쁜 스윙을 하려고 했으나 나이가 들고, 거리가 많이 나가는 젊은 선수들과 경쟁하기 위해 최대한 힘을 싣기 위해 바꿨다. 폼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임팩트 순간 최대한 머리를 공에 고정하며 많은 힘을 싣기 위해 노력한다. 현재활동하는 일본 투어에서는 낚싯대를 들어 올리듯 클럽을 들어 올리는 동작을 한다고 해서 ‘낚시꾼 스윙’이라는 별명을 얻었다.”고 했다. 그는 “임팩트 순간에 최대한 힘을 싣는 데 주력하다 보니 동작이 좀 우스꽝스러워졌다.”고 말했다.
드라이버나 아이언 스윙을 할 때만이 아니다. 퍼트나 칩샷을 하고 나서도 피니시 동작이고정되지 않을 때가 많다.
특히 버디 퍼트를 비롯해 중요한 퍼트가 들어가면 한쪽 다리를 들어 올리면서 허공에 어퍼컷을 날린다. 퍼트가 살짝 빗나가면 거의 그린 위에서 데굴데굴 구를듯한 과도한 동작을 하기도 한다. 샷을 한 뒤 공이 날아가는 것을 볼 때도 몸동작이 유난히 크다.

 

“최호성 때문에 골프 중 계방송을 끝까지 봤다.”는 팬에서부터, “최호성은 위기의 세계 골프를 구해낼 영웅”이라는 찬사에 “세계에서 가장 웃기는(craziest) 스윙”이라는 보도까지 다양.

 

이런 최호성의 리액션에 팬들의 반응은 뜨겁다. 이번 대회를 통해 최호성의 팬이 됐다는사람도 많고 “최호성 때문에 골프 중계방송을 끝까지 봤다.”는 팬도 있다.
최호성은 “골프라는 스포츠가 바로 이런 게 아닌가 싶다. 갤러리들이 즐거워하고 재미있어야 한다. 그래야 남자 골프가 산다. 갤러리들이 기뻐해 주시니 우승한 것만큼 기쁘다”고했다.
최호성의 스윙은 해외에서도 화제다.
올해부터 ‘한국오픈’을 대한골프협회(KGA)와 공동 주최하는 아시안 투어는 공식 트위터에 최호성의 스윙 영상을 올리고, 최호성에 대해 ‘피셔맨(낚시꾼)’이라고 썼다.
미국 골프채널은 최호성의 영상을 올리고 “세계에서 가장 웃기는(craziest) 스윙”이라고보도했다.
미국 골프위크도 “최호성의 스윙은 매우 이상하고, 재미있다. 그는 두려움 없이 클럽을 던지는데 그 (낚싯대)스윙으로 큰 돈을 잡으려 하고 있다.”고 했다. 골프위크는 “최호성이(한국오픈에서) 우승 또는 준우승을 한다면 (‘디 오픈’ 대회가 열리는) 스코틀랜드 카누스티에서 큰 화제가 될 것이다. 골프신이 우리에게 준 가장 큰 선물이 될 것”이라고 했다. 한국오픈 우승자와 준우승자는 매년 7월 영국에서 열리는 ‘디 오픈’에 나갈 수 있는 출전권을 주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호성은 이번 대회 결과 아깝게 공동 5위에 그쳐 디 오픈 출전권을 받지는 못했다. 출전권은 우승자 최민철과 준우승자 박상현이 받았다.
세계 랭킹 2위 저스틴 토머스(미국)는 트위터에 동영상을 올리고 “나도 한 번 해 봐야겠다.”고 썼다.
PGA 2부 격인 웹닷컴 투어 선수들은 “우리는 당신 편”이라며 최호성의 스윙을 흉내내는동영상을 모아 트위터에 올렸다. 급기야 해외 청원 전문 사이트에 “최호성은 위기의 세계골프를 구해낼 영웅”이라며 “그를 디오픈에 특별 초청해야 한다.”는 청원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미국 골프팬은 트위터에 “가장 이상한 스윙이지만 즐거움을 준다”고 했다.

 

최호성의 골프인생도 유별나, 실습 나가 다친 손가락 장애 딛고 26세에 골프 입문해 KPGA 코리안투어 2승, JGTO 1승 올려

 

최호성은 골프인생도 스윙 폼처럼 유별나다.
최호성은 포항 수산고 3학년 때 실습을 나가 참치를 손질하다 오른손 엄지손가락 첫 마디가 잘려나가 복부 살을 떼어 내 이식했다. 손가락 모양은 겨우 찾았지만 뼈와 신경이 없어제 기능은 할 수 없다.
최호성은 “정통 그립은 잡지 못한다. 불편한 게 한둘이 아니다. 안 겪어본 사람은 알 수가없다.”고 말했다.
그가 2008년 투어챔피언십에서 생애 첫 우승의 기쁨을 누렸을 때도 장애를 극복했다고 해서 큰 화제가 된 바 있다.
그는 고교 졸업 후 건설현장 인부, 배달 등 일용직을 전전하다 26세 때 안양CC에서 영업사원으로 근무하다 골프장 사장의 권유로 골프를 시작했다.
그로부터 2년 뒤인 2001년 2부투어 상금랭킹 1위 자격으로 2004년부터 정규투어에 합류했다. 골프 입문 4년 뒤인 2008년에는 KPGA 코리안투어 하나투어 챔피언십서 감격의 생애첫승을 거뒀다.
최호성은 늦게 골프를 시작했지만 한국남자프로골프협회(KPGA) 코리안투어 2승, JGTO투어 1승 등 통산 3승을 올렸다. 그렇다고 그가 스타 플레이어도 아니다.
그는 최근 일본 투어에 전념하느라 출전권을 잃어 이번 한국오픈에 예선을 통과해 참가했다. 672명이 18장의 티켓을 놓고 치른 예선대회에서 마지막 홀 칩인 이글이 들어가 그야말로 막차로 합류했다. 그리고 2라운드 후 선두로 나섰고 3라운드 후 최민철에 2타 뒤진 2위로 마지막 날 우승에 도전했으나 아깝게 실패했다.
앞서 6월 17일 막을 내린 KPGA 코리안투어 ‘KEB하나은행 인비테이셔널’에선 단독 6위에올랐다.
한국오픈 마지막 날 대회장에 온 많은 갤러리들은 최호성을 열렬하게 응원했다. 그동안 갤러리들에게 큰 웃음 거리가 없던 대회장에 최호성은 큰 웃음을 선사했다.
대회 3, 4라운드에서 최호성을 따라 다니며 힘차게 응원했던 갤러리 최영호(46) 씨는 “스윙 폼이 얼마나 특이하고 신기했는지 처음엔 웃음이 나왔다. 그러나 여러번 자꾸 보다 보니 중독이 됐다. 그래서 이틀간 최호성 선수를 따라 다니며 응원했다. 그가 조만간 우승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고 했다.
최호성은 6월 말 경남 양산 에이원컨트리클럽에서 개최된 ‘제61회 KPGA 선수권대회 with A-ONE CC’에서도 ‘최호성의 닮은 꼴을 찾아라’라는 이벤트를 통해 팬들과 소통하는 시간을 가졌다. 자신과 비슷한 복장이나 스윙을 선보이는 골프 팬에게 사인모자 등의 기념품을 전달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할 계획이다.
최호성은 “남자 골프의 활성화를 위해서라면 언제든지 팬들과 만나겠다.”라며 반겼다.

 

 

국내 대회에선 장인 황용훈 씨가 최호성의 캐디. “아버지(장인)가 곁에 계시지 않았더라면 내가 골프를 계속할 수 없었을 것.”
최호성은 장인을 캐디로 쓰는 선수로도 유명하다. 그는 2005년 황진아씨(38)와 결혼해 슬하에 서현(13), 서호(12) 두 아들을 두고 있다. 장인 황용훈(66) 씨는 이번 한국오픈을 비롯해 국내에서 열리는 대회서는 사위의 전속 캐디로 활동하고 있다.
장인이 사위의 백을 매기 시작한 것은 2007년 금강산 아난티 골프장에서 열렸던 SBS코리안투어 금강산 아난티 NH농협오픈 때부터다. 최호성이 이북이 고향인 장인을 배려해 특별히 요청했던 것이 계기가 됐다.
최호성은 장인을 아버지로 부른다. 그는 “내 골프에 있어 아버지가 차지하는 비중은 전부라해도 과언이 아니다.”며 “아버지가 곁에 계시지 않았더라면 내가 골프를 계속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월간 골프가이드 8월호>

디지털여기에 news@yeogie.com <저작권자 @ 여기에. 무단전재 - 재배포금지>
원포인트 레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