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와 USGA, 그린북 사용을 규제하다
임진우 2018-11-05 09:52:34

 

PGA 투어 선수들 95%가 사용하는 것.
PGA 투어와 LPGA 투어 선수들이 그린북(Green Reading Book )을 경기 중 그린을 읽기 위한 보조 기구로 사용하고 있다.
그린북은 고성능 3D 레이저를 그린에 투과해 정확한 경사롤 표시한 지도를 제작해 선수들에게 판매하고 있다.
선수용 그린북 가격이 150~300달러이며, 5000달러에 달하는 것도 있다.
조던 스피스가 대회중 그린으로 걸어가면서 “그린 북을 믿어야된다”고 혼잣말 하는 것이 TV에 잡히기도 했었다.
더스틴 존슨은 그린의 어느 지점에 공을 떨어뜨려야 오르막 퍼트를 할 수 있는지, 공이 어느 쪽으로 튈지 판단하기 위해 페어웨이에서 더 효율적으로 사용하기도 한다.
세계골프 규정을 정하는 영국 R&A와 미국골프협회(USGA)는 6주간의 의견 수렴과정을 통해 그린북 규제안을 발표했다.
USGA와 R&A는 그린북을 두 가지 이유로 인해 옳지 않다 여겼다.
첫째는 경기 시간 연장이다. 선수들이 그린북을 읽느라 시간이 늘어나는 문제 때문이다. 둘째는 선수가 발휘해야 기술 범위 침범이다. 그린을 읽는 것도 선수의 골프 기술이기 때문에 기계에 의존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그린북 제조업자는 “볼확실성을 줄여 시간을 단축하게 하는 것이 그린북이다. 그린 읽는 능력이 선수에게 중요하다면 캐디의 도움도 받아서는 안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선수들은 규제를 환영하는 분위기다. 그린북이 너무 복잡하고, 발자국으로 인한 변화, 오전 오후에 달라지는 그린상태 등 그린북이 읽어내지 못하고, 복잡해서 오히려 헷갈리게 한다는 것이다. `나만 안하면 손해를 보는 듯한 생각에 어쩔수 없이 사용했다`는 이야기들이 일어나고 있다.

 


그린북 규제안을 살펴보면, 경기중 사용은 가능하되 경사가 4%(2.29°)이상 되는 곳만 지도에 표시되며 나머지는 공백으로 해야 한다.
또, 지도의 배율은 최소 1:480으로 제한하며, 그린북의 크기도 가로4.25인치(10.795cm), 세로 7인치(17.78cm) 즉 `포켓 사이즈`까지만 허용된다.
그린을 읽을 때 일반적인 맞춤 안경 수준을 넘어서는 확대렌즈는 사용할 수 없다.
그린북에 손으로 메모는 허용하되, 선수 본인이나 캐디가 작성한 것이어야만 한다.
그린북에 표기 가능한 경사 4% 이상 되는 곳은 눈으로도 파악되는 것으로, 그린북을 무력화시키는 규제라 하겠다.
USGA의 토머스 페이젤 선임 규정 담당자는 “그린을 읽는 고유기술을 지키면서 선수들이 경기를 즐기는데 도움이 되는 정보를 허용할 수 있도록 규정을 해석하는데 의견을 준 모든 사람에게 감사하다”고 전했다.
PGA 투어 커미셔너를 20년간 지낸 딘 비먼은 “기술발전을 방치하다가는 실력없는 선수가 우승할 것이다. 샷을 하는 것이 아니라 홀을 향해 미사일을 쏘는 날이 올지도 모른다”고 이야기했다.
비먼은 아이러니하게도 선수 시절 획기적인 신기술을 들여와 동료들의 눈총을 받기도 했다.
나무였던 우드는 첨단 금속으로 만들어지고, 샤프트는 막대기가 아닌, 탄소섬유로 만들어 쓰고 있다. 인간의 판단과 능력이라는 전통을 지키면서 현대 기술을 어디까지 받아들일지는 어려운 문제다.

 

 

 

<월간 골프가이드 2018년 1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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