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장 안전사고, 이쯤에서 끝내자
임진우 2018-12-03 15:06:59

이원태
대원대학교 응급구조과 겸임교수
대한인명구조협회장
사회복지학 박사
응급 구조사
골프 안전지도사

 

눈 깜짝할 사이에 기온이 내려가면서 싸늘한 바람이 코끝을 시리게 하는 추운 겨울이 시작되었다. 한해를 마감하는 12월이 지나면 2019년 기해년(己亥年) ‘돼지띠 해’가 밝아온다. 우리에게 익숙한 표현을 빌리면 돼지해 중에서도 황금돼지의 해로 가족의 건강과 함께 평생을 같이 할 골프도 안전사고 없는 한해로 출발하도록 준비하여야겠다.
국내 골프인구는 469만 명으로 전년대비 82만 명(12.9%)이 증가하였다. 6년 연속 연평균 11.6% 성장률로 매년 전국 550개 골프장에 약 4천만 명 이상이 다녀갔다. 지난해 한국에서 골프를 경험한 인구는 성인 20대 이상의 15.1%인 636만 명으로 10년 사이 2.5배 늘어난
것이다. 골프가 대중화하면서 안전사고도 폭발적으로 증가하였다. 골프의 기본룰이자 매력인 동반자를 배려하는 매너가 실종되면서 동반자는 물론, 경기도우미(캐디)를 폭행하거나 성추행하는 경우도 자주 발생하게 된다. 새로운 골프인구 유입처 스크린 골프를 경험한 비기너골퍼들이 골프장으로 쏟아져 나오면서 더욱 안전사고율이 높아지고 있다. 이들
은 골프 타수에만 신경 쓰지 골프장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노력이나 관심이 부족해 안전사고에 노출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캐디 및 일반 골퍼를 대상으로 한 설문 결과를 보면 “안전사고 위험성을 느꼈다는 골퍼가 91%를 넘었고 실제로 캐디의 경우는 77.1%가 사고를 경험하였으며 일반인들도 51%가 안전사고를 경험하였다. 골프장 내 안전사고의 으뜸으로 타구사고가 50%를 차지하였고 다음으로 카트와 관련된 사고가 30%를 넘었다. 안전사고는 전년 대비 100% 이상 증가하기 때문에 이제 그 심각성을 깨닫고 이쯤에서 안전사고 예방에 모두 관심을 가져야 한다.
특히 추운 겨울엔 골퍼의 안전사고 위험은 3배나 높아진다. 겨울 골프장은 온갖 안전사고가 도사리고 있는 위험지대로 골프장에서 일어나는 안전사고는 40%정도가 11월에서 3월까지 발생한다. 골퍼들은 평소 안전하지 않다고 느끼면서도 정작 안전을 중요한 가치로 생각하지 않는 안전 불감증을 벗어나지 못하기 때문에 안전사고가 많이 발생하는 것이다. 안전사고를 막는 최선의 방법은 안전사고 사례에서 배우는 것이다. 사례를 통해 안전교육은 사전 예방교육이 중요하다는 것을 인식하면서 안전 대응 매뉴얼을 몸에 각인(刻印)시켜야 안전한 환경에서 평생을 사고 없이 골프를 즐길 수 있는 것이다.
골프장 안전사고는 타구 사고가 가장 많다 골프장에서 일어나는 가장 빈번한 사고는 골프공을 피하지 못해 생기는 사고, 옆 홀의 볼이 날아오는 사고, 같은 조의 동반 플레이어가친 볼에 맞아 생기는 사고들이다. 이러한 타구사고는 가벼운 찰과상과 타박상부터 실명, 안면 골절로 이어진다. 최근 다른 홀에서 날아온 공에 눈을 맞아 시력장애가 온 A씨(51세,
남성)에게 가해자와 골프장은 2억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내린 바 있다. 또한 라운드 도중에 동반자의 눈 부위를 맞춘 A씨(36세,여성)에게 과실치상 혐의로 벌금형 2,000만원을 선고했다. A씨는 해저드에 볼이 빠지자 샷을 다시 했고 “볼!”이라고 외쳤지만 안전 확보를 위한 주의의무를 다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렇게 심각한 증상은 아니지만 타구사
고로 인해 심한 후유증을 겪고 있는 골퍼도 상당수에 이르고 있다.
모든 골퍼는 볼을 치기에 앞서 본인이치는 볼에 부상을 당할 골퍼가 없는 지를 확인한 후 플레이를 진행해야 한다.
설사 안전을 확인한 후 볼을 쳤고 캐디도 이에 동의하였다 하여도 사고가 일어났을 땐 골퍼가 사고책임을 져야 한다.
따라서 골퍼들은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다른 골퍼가 안전한 거리에 있는 지를 확인한 다음 볼을 쳐야 한다. 골퍼 역시 언제든지 다른 곳에서 날아오는 볼을 맞을 수 있다는 사실도 알아야 한다. 빠른 진행을 위해 골퍼가 캐디나 동반자가 동의한다 하더라도 사고가 발생하면 골퍼에게 책임이 따른다. 골퍼 스스로 모든 상황을 판단해 안전한 플레이를 진행하여야 한다.
 

다음으로 많은 사고가 카트사고다
골프장에선 카트 사고로 카트를 타고 가다 떨어지거나 한 발을 카트 밖으로 내놓고 가다 카트 도로변 나무나 잔디보호용 쇠막대 등 장해물에 부딪친 사고, 또 카트를 직접 운전하다 가파른 내리막길등에서 운전 미숙으로 추락사고, 카트도로에 눈이 있거나 비가 내려 미끄러운 곳에서 추락사고 등이 있다. 얼마 전 (2015,3월) 미녀 골퍼 안신애(27ㆍ문영그룹)선수가 카트에서 떨어져 오른쪽 무릎이 찢어지면서 전치 8주의 진단을 받았다. 카트는 잘 이용하면 편리한 이동수단이 되지만, 부주의하면 자칫 사고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미국도 한 해 동안 골프장에서 발생한 사고로 응급실을 방문한 사람은 총 3만 명 정도의 절반에 해당하는 1만 5천여건이 골프 카트 사고로 나타났다.
카트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선 먼저 골프장에서 캐디에게 충분한 교육과 실습을 통해 안전사고가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한다. 또 카트를 운행하기 어려운 곳이나 위험한 곳은 미리 사고를 예방할 수 있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 캐디 대신 골퍼가 직접 카트를 운전하는 경우에는 운전에 능숙한 경우에만 카트를 운행하여야 한다. 카트를 운전할 때는 동반자들이 안전하게 탑승한 후에 출발해야 한다. 카트를 탈 때는 한 발을 내놓거나 고개를 내밀어 나무 등에 부딪치지 않도록 하고 반드시 동반자는 안전 손잡이를 잡도록 한다.

 

심장마비에 의한 안전사고도 주의해야 한다
골프장에서 가장 억울한 사고(사망)는 번개로 인한 사고이며, 다음은 익사사고라 한다. 잔디로 이루어진 운동시설에서 이런 형태의 죽음을 납득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골프장 라운드 사고의 으뜸은 심장마비로 인한 심정지 사망사고이다. 이러한 사고는 제대로 장비 (AED)를 갖추고 진행요원 및 경기 도우미, 또는 동반자가 현장에서 적절한 응급처치(심폐소생술)를 할 수 있다면 사망률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최근 경기도 이천의 한 골프장에서 발생한 심정지 환자(57세, 남성)에게 현장에서 적절한 응급처치가 이루어지지 않은 사망사고와 제약회사 C회장이 골프장에서 심장마비로 숨진 사건으로 우리 사회에 관심을 모은 적이 있다. C회장은 라운드를 끝내고 골프장 사우나에서 목욕을 하다 사망하였다.
나이가 많은 골퍼나 평소 건강이 좋지 못한 골퍼들이 준비운동 없이 갑자기 시작할 때 심장마비 등으로 사망하는 경우가 있다. 심장마비로 사망에 이르지 않더라도 라운드 중 몸에 이상이 생겨 라운드를 더 이상 할 수 없는 경우에는 주저하지 말고 라운드를 중단하고 휴식을 하거나 병원으로 이송하여야 한다.

 

세상의 모든 안전사고 발생 원인은 안전 불감증이 가장 큰 원인이다
안전사고의 95%는 자신에게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여야 한다. 골프장에서 일어나는 안전사고의 대부분은 골퍼들의 부주의에서 기인하는 것. 예기치 못한 상황에 대해 미리 대비하지 않고 안전에 대한 경각심 없이 플레이를 하다가는 사고가 발생하는 것이다. 따라서 골퍼들은 항상 안전에 대비하여 골퍼 스스로 안전의무를 준수하여야 한다. 동반자를 배려하는 마음이 곧 자신의 안전을 지킬 수 있는 지름길이다.
2018년 1월 필자는 평생할 골프라면 차라리 즐기면서 연초부터 두 마리 토끼(비거리 늘리기, 허리둘레 줄이기)를 잡자고 하였다. 연약한 잡초도 한겨울 인고의 세월을 이겨내고 연약함에도 차가운 얼음을 뚫고 올라온 좌절하지 않은 불굴의 의지를 본다면 만물의 영장인
우리가 이것쯤은 할 수 있을 것이다. 이제 며칠 남지 않은 2018년 한해 마무리를 잘 하여야 희망찬 2019년 기해년(己亥年) 황금돼지띠 해가 밝아온다. 내년 한해의 거침없는 출발을 위해 더 열심히 노력하여야 인생을 흑자로 살아 갈 수 있을 것이다.

 

 

 

<월간 골프가이드 2018년 1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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