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혜진 ‘샷 이글’ 앞세워 무관 탈출…시즌 최종전서 첫 우승
골프가이드 2020-12-17 18:10:13

SK텔레콤·ADT캡스 챔피언십 역전 우승…
김효주, 상금왕·다승왕·평균타수 1위

 

 

한국여자골프(KLPGA)투어 최혜진(20)이 시즌 마지막 대회에서 우승이라는 퍼즐 조각을 맞췄다.
최혜진은 11월 15일 강원도 춘천 라비에벨 컨트리클럽 올드코스(파72)에서 열린 KLPGA투어 SK텔레콤·ADT캡스 챔피언십 최종 라운드에서 3언더파 69타를 쳐 3라운드 합계 12언더파 204타로 정상에 올랐다.
글 방제일 기자·사진 KLPGA

 

올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서 누구보다 뛰어난 경기력을 과시하고도 우승과 인연이 없어 애를 태웠던 최혜진은 시즌 마지막 대회에서 끝내 ‘무관’(無冠) 탈출에 성공했다.
작년 10월 SK네트웍스·서울경제 클래식 제패 이후 1년 1개월 만의 우승이다. 아마추어 때 거둔 2승을 포함해 KLPGA투어 통산 10승 고지에 오른 최혜진은 우승 상금 2억원을 받아 상금랭킹도 6위(5억3천827만원)로 끌어 올렸다.

 

무관 벗어나 대상 차지한 최혜진
이미 대상 수상을 확정지은 최혜진은 사상 처음으로 우승 없이 대상을 받는 민망한 상황을 극적으로 벗어나 기쁨과 감격이 더했다.
그동안 마음고생 때문인지 시상식 때 눈물까지 흘린 최혜진은 “우승 없이 대상 시상식 가는가 했던 걱정이 사라졌다”면서 “그동안 우승이 없어 조바심을 냈던 건 사실이지만 오늘은 우승 못 해도 상관없다고 마음을 편하게 먹었던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안송이(30)에 1타 뒤진 공동 2위로 최종 라운드에서 나선 최혜진은 5번 홀(파5) 샷 이글로 단숨에 선두로 도약했다. 70야드 거리에서 웨지로 때린 볼이 홀을 곧장 꽂히는 '덩크슛' 이글이 됐다.
최혜진은 “잘 맞은 샷이었는데 핀을 맞는 소리가 나서 볼이 멀리 달아나지만 말았으면 했는데 들어갔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4번 홀까지 버디 기회를 살리지 못해 답답했던 흐름을 단숨에 바꾼 최혜진은 이어진 6번 홀(파4)에서 2m 버디 퍼트를 집어넣어 3타차 선두를 질주했다. 7번 홀(파3) 칩샷 실수로 1타를 잃었지만 10번 홀(파4) 3m 버디로 만회한 최혜진은 신인왕을 일찌감치 확정한 특급 새내기 유해란(19)의 추격을 받았다.
15번 홀까지 버디 5개를 쓸어 담은 유해란은 최혜진이 16번 홀(파4) 보기를 틈타 공동선두로 올라왔다.
16번 홀에서 그린을 놓친 뒤 2m 파퍼트를 넣지 못한 최혜진은 “정확한 순위는 몰랐어도 버디로 만회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돌아봤다. 그러나 유해란은 18번 홀(파4)에서 두 번째 샷이 빗나가 벙커에 빠졌고 4m가 조금 넘는 파퍼트를 넣지 못했다.

 

 

1타차 선두 자리로 돌아온 최혜진은 17번 홀(파3)과 18번 홀을 파로 막아내 긴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최혜진의 캐디로 나선 한국프로골프(KPGA)코리안투어 ‘10대 돌풍’의 일원인 김민규(19)가 18번 홀 두 번째 샷을 페어웨이에 올린 뒤 “누나, 2퍼트만 하면 우승”이라고 말해줘서 1타차 선두라는 사실을 알았다는 최혜진은 “10번 우승 가운데 가장 특별했다”고 말했다.
4언더파 68타를 친 유해란은 1타차 2위(11언더파 205타)에 만족해야 했다. 3타를 줄인 김효주(25)와 4언더파 69타를 친 장하나(28)가 공동 3위(10언더파 206타)로 대회를 마쳤다.
 

김효주, 6년 만에 KLPGA 투어 상금왕..평균타수, 다승까지 3관왕
한편 김효주(25)는 아쉽게 대상을 놓쳤지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3관왕을 휩쓸며 국내 그린을 평정했다. 김효주는 11월 15일 강원도 춘천 라비에벨 컨트리클럽 올드코스(파72)에서 끝난 대회에서 최종합계 10언더파 206타를 쳐 장하나(28)와 공동 3위에 올랐다.
상금 6500만원을 획득한 김효주는 시즌 총상금을 7억9713만7207원으로 늘려 상금왕을 확정했다. 시즌 2승으로 박현경, 안나린과 함께 다승 1위로 공동 다승왕이 됐고, 평균타수 부문에서도 1위를 지켜 3관왕이 됐다.
김효주가 KLPGA 투어 상금왕이 된 건 2014년 이후 6년 만이다. 당시 투어 2년 차이던 김효주는 상금과 평균타수, 다승 그리고 대상까지 싹쓸이했다. 2014년 처음 상금왕을 차지한 뒤 2015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로 무대를 옮긴 김효주는 지난해까지 국내 대회는 연 2~3회만 나왔고 주로 LPGA 투어에서 뛰었다.
올해 코로나19 확산으로 일정이 틀어지면서 LPGA 투어 대신 KLPGA 투어를 뛴 김효주는 18개 대회 중 13개 대회(추천선수 자격으로 참가한 대회는 공식 기록에서 제외)만 참가하고도 가장 많은 상금을 벌었다.
6월 롯데 칸타타 여자오픈과 10월 KB금융 스타챔피언십에서 2승을 올렸고, 2번의 준우승을 포함해 8개 대회에서 톱10에 들었다.
국내에서 활동한 뒤 해외로 진출한 선수가 다시 KLPGA 투어 상금왕을 차지한 건 김효주가 처음이다.
김효주는 “KLPGA투어를 완주하면서 목표로 삼았던 평균타수 1위를 해서 기쁘고 운이 좋게 상금왕까지 했다”면서 “이번 겨울에도 운동 열심히 해서 내년에는 올해보다 더 나은 성적 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효주는 이번 대회를 끝낸 뒤 미국으로 이동해 12월 열릴 예정인 메이저 대회 US여자오픈에 출전할 계획이었으나 최근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참가를 고민 중이다.

 

<월간 골프가이드 2020년 1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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