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비는 과연 여자골프 올림픽 2연패 가능할까 2016년 리우 올림픽 금메달에 이어 2연패 가능성 충분하지만 변수 많아
골프가이드 2021-05-06 17:58:21

 

박인비는 과연 여자골프 올림픽 2연패를 이룰 수 있을까.

지금으로선 미지수다. 변수가 많기 때문이다. 우선은 도쿄올림픽 개최 여부조차 불투명하다. 지구촌 코로나19 상황이 변수다. 만약 예정대로 열린다면 여자골프는 오는 8월 4~7일 72홀 개인 스트로크 플레이로 펼쳐진다.
지난 2016년 116년만에 부활한 브라질 리우올림픽 여자골프에서 금메달을 땄던 박인비는 이번 올림픽 출전이 거의 확실하다. 5월 1일 현재 세계 여자골프 랭킹 2위에 올라 있다. 박인비가 출전해 경기를 펼친다면 금메달을 딸 수 있는가능성은 충분하다. 왜 그럴까. 그 이유를 한번 살펴보자.
글 김대진 편집국장

 

도쿄올림픽 지구촌 코로나19로 개최 여부 불투명
도쿄올림픽 개막일이 5월 1일 현재 82일 앞으로 다가왔다. 올림픽 역사상 처음으로 1년 연기된 도쿄올림픽은 오는 7월 23일 개막해 8월 8일 폐막할 예정이다. 코로나19로 취소되기 전 원래 일정과 비교하면 개·폐막일이 하루씩 앞당겨졌다. 개막일이 가까워져 오지만 지구촌 코로나19 상황이 크게 나아지지 않아 변수는 남아 있다. 국제 올림픽위원회(IOC)와 일본 정부는 인류가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이겨낸 희망의 상징으로 삼고자 도쿄올림픽을 예정대로 개최하려고 한다.

 

도쿄올림픽 고진영, 박인비, 김세영 + 1명 출전 예상

 

여자골프 경기는 8월 4~7일 열리며 한국 여자선수는 고진영, 박인비, 김세영 + 1명 출전 예상
도쿄올림픽 여자골프는 8월 4~7일 열릴 예정이다. 국가별로 2명의 선수가 출전한다. 단, 세계 랭킹 15위 안에 4명 이상의 선수가 들어 있는 국가는 최대 4명까지 출전할 수 있다.
대한민국은 현재 세계 랭킹 순서대로 고진영, 박인비, 김세영이 거의 확실하고 나머지 1명이 가려져야 한다. 오는 6월29일 발표될 세계 랭킹에 따라 결정된다. 김효주나 박성현 등이 후보다. 여자 골프의 태극마크 경쟁은 ‘국가대표 되기가 올림픽 금메달 따기보다 어렵다’는 양궁 못지않다.

 

경기 방식은 나흘간 72홀 스트로크 플레이로 순위 가린다. 메달권 선수들이 동점자가 나오면 3홀 플레이오프로 순위 가려
여자든 남자든 경기 방식은 같다. 개인전만 있고 단체전은 없다. 아시안게임 골프 경기와는 다르다. 아시안게임에는 개인전, 단체전 모두 있다.
경기는 나흘간 하루 18홀 1라운드씩 4라운드로 치러진다. 개인 스트로크 플레이다. 개인이 나흘간 친 스코어를 합산해서 순위를 가린다. 가장 적은 스코어를 기록한 선수가 우승하는 방식이다. 이는 현재 각국에서 치러지는 대부분의 골프 경기 방식과 같다.
참가선수는 모두 60명이며 예선전 없이 모두 4라운드까지 경기를 한다. 3, 4라운드에서 선수들은 순위의 역순으로 경기를 시작한다. 1위인 선수가 마지막 팀에서 티오프를 한다.
메달권의 선수들이 72홀을 다 마친 후에도 동점일 경우, 3홀의 플레이오프로 메달 색이 가려진다. 플레이오프에서도 동률인 경우에는 서든데스 방식으로 순위를 가린다.
 

골프경기장은 도쿄 북쪽 사이타마현에 있는 가스미 가세키CC 이스트코스
도쿄올림픽 골프경기장은 도쿄에서 북서쪽으로 50km떨어진 사이타마현에 가현와고에시(川越市) 가사하타(笠幡)에 위치한 가스미가세키컨트리클럽의 이스트 코스다.
1929년 문을 연 회원제 36홀 골프장이다. 1957년 일본 최초의 골프 월드컵(당시 명칭은 캐나다 컵)이 개최된 곳이다. 이스트 코스는 세계 최고의 골퍼들에게 더 큰 시험을 주기 위해 2016년에 재설계 및 확장됐다.
이 골프장은 명문 중의 명문 코스로 손꼽히는 일본의 대표 골프장이다. 1929년 10월 동코스 18홀 개장 당시 회원수는 310명에 불과했지만 1932년 일본 첫 36홀로 재탄생 하면서 회원 수가 1000명을 넘어섰다. 설계자의 이름을 딴 ‘앨리슨 벙커’가 이 골프장의 상징이다.
무엇보다 편리한 접근성이 장점이다. 세이부 철도의 급행 운행으로 회원들의 골프 라이프에 변화를 가져왔기 때문이다. 지금은 JR 가와고에선(川越線) 가사하타역에서 도보 15분이면 도착하는 교통 요지가 됐다. 회원은 왕족과 정치인, 재벌계 실업가들이 대부분으로 도쿄올림픽을 통해 다시 한 번 명문 코스로서의 입지를 분명히 하겠다는 전략이다.
 

 

박인비, 도쿄올림픽 출전에 의욕 불태워
박인비는 지난해 LPGA투어 시즌 최종전인 CME 그룹투어 챔피언십을 앞두고 “올림픽은 내가 경기에 나서는 이유”라며 “내년에는 상황이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른다.

나는 매 대회 최선을 다할 뿐이고 내게 기회가 주어진다면 정말 좋겠다”고 말한 바 있다.
박인비는 올 들어 LPGA 투어 ‘KIA 클래식’ 대회 기간에도 “올림픽은 항상 좋은 동기 부여가 된다”며 “아마 올림픽이 없었다면 아마 제가 오늘 여기 있지 않았을 수도 있다”며 올림픽을 향한 열망을 다시 드러냈다.
 

리우올림픽은 박인비에게 재기의 발판이었다
2016년 당시 손가락 부상에 시달리던 박인비는 올림픽 출전 자체가 불투명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불굴의 의지로 출전해 금메달을 땄다. 박인비는 1900년 파리 대회 이후 116년 만에 부활한 올림픽 여자골프 금메달리스트가 됐다.
이 금메달로 박인비는 메이저 4개 대회(ANA 인스퍼레이션, US여자오픈, KPMG 여자 PGA 챔피언십, AIG 여자오픈)에 올림픽까지 석권하는 ‘골든 커리어 그랜드슬램’위업을 달성했다.
이후 박인비는 다시 상승세에 올라타 2017년 LPGA 투어에서 16개월 만에 우승컵을 들어 올리고 2018년에도 1승을 추가하는 등 부활했다.
2019년은 우승 없이 지나가 세계랭킹이 17위로 떨어지기도 했지만, 지난해 2월 호주여자오픈에서 LPGA 투어 통산 20승을 거두며 세계랭킹을 11위로 끌어 올렸다. 그해 8월부터 톱10 안에 진입해 도쿄행 청신호를 밝혔다.
올해 처음으로 출전한 LPGA 투어 대회인 KIA 클래식에서 우승하며 박인비는 올림픽 2연패가 불가능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줬다.
특히 박인비는 올해 처음 출전한 이 대회에서 1라운드부터 마지막 날까지 한번도 단독 선두를 놓치지 않고 ‘와이어 투와이어’로 완벽한 우승을 차지해 도쿄올림픽 우승에 대한 기대가 더 커졌다.

올림픽 본선 무대 경쟁은 상대적으로 느슨하다
올림픽 본선 무대 경쟁은 LPGA투어 메이저대회보다 상대적으로 느슨하다. 올림픽 골프는 남녀 60명씩 출전한다. 일반 대회(144명)의 41%다. 게다가 잘하는 선수 중 상당수가 나오지 못한다. 국가별 출전자 숫자를 안배하기 때문이다.
한국 여자골프는 세계 랭킹 15위 안에만 대개 5, 6명이 들어 있어 순위가 밀린 한두 명은 올림픽에 못 나간다. 그러나 다른 나라는 세계 400위권 선수도 출전권을 받는다. 세계 15위 안에 드는 선수가 올림픽에 출전도 못하는 나라가 있는가 하면 가마득한 뒷 순위에 있는 선수가 출전할 수도 있는 나라가 있다. 그게 현실이다.
출전 선수는 적은데, 실력이 그다지 높지 않은 선수까지 출전하다 보니, 출전권을 얻은 세계 상위 순위자로서는 메달 가능성이 투어대회보다 커지는 셈이다. 실제 금메달을 놓고 경쟁할 선수는 20명 안팎이다. 그중 한국 선수는 4명이나 되기 때문에, 시상대에 태극기가 걸릴 확률은 높다. 한국과 가깝고 잔디도 비슷한 일본에서 대회가 열려 더욱 한국 선수에게 유리하다. 박인비와 김효주는 일본 투어에서 우승한 경험도 있다.
박인비와 금메달을 다툴 선수는 누구
박인비와 경쟁할 선수는 그래도 많다. 우선 한국 선수를 뛰어넘어야 한다. 고진영, 김세영 등은 세계 랭킹 선두권에 있는 강자다. 실력이 막강한 후배들이라 박인비로선 절대 긴장을 놓을 수 없는 선수들이다. 특히 김세영은 지난 리우올림픽에도 출전했던 경험이 있다. 또 LPGA투어 연장전에서 맞붙어 김세영이 이긴 적도 있다. 김세영은 한번 터졌다 하면 줄 버디를 잡는
폭발력을 지니고 있다. 이번 도쿄올림픽에서도 내심 금메달을 노릴 것이 분명하다.
고진영은 차분한 스타일이다. 또 최근 세계 1위를 오래 지켜왔다. 큰 대회 우승 경험도 있다. 언제든지 우승을 할 수 있는 역량도 지녔다.
박인비가 금메달을 따기 위해선 1차적으로 다른 나라 선수들보다 한국의 후배 선수들을 넘어야 한다. 그게 일차 과제다.
한국 외 다른 나라 선수로는 넬리 코다(미국·세계 4위), 다니얼 강(미국·5위), 브룩 핸더슨(캐나다·7위), 하타오카 나사(일본·8위), 시부노 히나코(일본·15위), 리디아 고(뉴질랜드 ), 이민지(호주 ), 펑산샨(중국 ) 등이 버티고 있다. 리디아 고와 펑산샨은 지난 리우올림픽에서 각각 은메달과 동메달을 딴 경험이 있다. 언제든지 금메달을 노려 볼 수 있는 기량을 갖춘 선수들이다.
또 올 LPGA투어 첫 메이저대회였던 ‘ANA 인스퍼레이션(총상금 310만 달러)에서 ‘와이어투와이어’ 우승을 차지한 태국의 신예 패티 타바타나킷(태국)도 주목을 받고 있다.
아직은 세계랭킹이 태국 대표 선발엔 부족하지만 엔트리 마감일인 6월 말까지 좋은 성적을 거둔다면 상황은 알 수 없다. 현재 세계랭킹 상으론 에리야(26위)-모리야(43위) 주타누간 자매의 출전이 유력하다. 그러나 앞으로 타바타나킷의 순위가 급상승할 경우 그의 올림픽 출전 가능성도 얼마든지 남아 있다. 그는 320야드 안팎에 달하는 드라이버 샷 거리에 정교한 아이언 샷 기술까지 갖춰 무서운 선수로 성장하고 있다. 그가 만약 출전한다면 금메달 전선에서 가장 주의해야 할 선수 중의 한 명이다.

 

<월간 골프가이드 2021년 5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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