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민지, KLPGA 정규투어 맨 먼저 2승 고지 올라
골프가이드 2021-06-21 18:07:10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서 5년째 뛰는 박민지(23)는 신인이던 2017년부터 매년 우승을 신고했다. 지난 4월 넥센·세인트나인 마스터즈 우승으로 5년 연속 우승 행진을 이었다.
그러나 박민지는 지난해까지 매년 딱 한 차례 우승에 그쳤다. “해마다 우승을 거르지 않는 데 만족하지 않고 한 시즌에 두 번 이상 우승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는 소망을 공개적으로 밝혔던 박민지가 이번 시즌에는 맨 먼저 2승 고지에 올랐다.
글 방제일 기자

 

박민지는 5월 16일 경기도 용인시 수원 컨트리클럽 뉴코스(파72)에서 열린 KLPGA투어 NH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총상금 7억원) 최종 라운드에서 3언더파 69타를 쳐 최종 합계 14언더파 202타로 우승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넥센·세인트나인 마스터즈에서 시즌 첫 우승을 따낸 지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시즌 두 번째 우승을 거둔 박민지는 우승 상금 1억2천600만 원을 보태 상금랭킹 1위(2억8천604만원)로 올라섰다.
시즌 2승은 박민지가 처음이다. 이로써 박민지는 통산 우승 횟수를 6승으로 늘렸다.
‘한 시즌 2번 이상 우승’이라는 목표를 시즌 초반에 이룬 박민지는 후원사 NH투자증권이 타이틀 스폰서로 나선 대회를 제패해 기쁨이 두 배가 됐다. 박민지는 데뷔 때부터 지금까지 모자에 NH투자증권 로고를 달고 뛰고 있다. 2008년 시작한 이 대회에서 NH투자증권 후원 선수가 우승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박민지는 “처음으로 시즌 2승을, 후원사 주최 대회에서 이뤄 기쁘다. 다음 목표인 시즌 3승을 향해 뛰겠다”고 말했다. 굵은 빗줄기 속에 1타차 불안한 단독 선두로 최종 라운드에 나선 박민지는 1번 홀(파4)에서 버디를 잡아 공동 선두로 뛰어온 안나린(25)과 피 말리는 각축을 벌였다. 박민지는 10번 홀까지 버디 2개에 보기 1개를 곁들여 1타밖에 줄이지 못했고, 안나린은 버디 3개와 보기 1개로 2타를 줄이며 팽팽한 승부를 펼쳤다.
승부는 11번 홀(파5)부터 박민지 쪽으로 기울었다. 안나린의 3m 버디 퍼트가 빗나갔고 박민지는 1.2m 버디 퍼트를 집어넣으며 단독 선두 자리를 되찾았다. 박민지는 13번 홀(파3)에서 티샷을 홀 70㎝ 옆에 떨궈 2타차로 달아났다. 안나린은 14번 홀(파4)에서 3m 버디를 잡아 1타차로 따라붙었지만, 더는 타수를 줄이지 못해 1타차 준우승(13언더파 203타)에 만족해야 했다. 안나린은 교생 실습을 나가느라 시즌 초반에 대회를 3차례나 빠져 이번 대회가 시즌 두 번째 출전이다. 2타를 줄인 이다연(24)이 3위(12언더파 206타)에 올랐다.
장하나(29)는 공동 10위(6언더파 210타)로 대회를 마쳐 KLPGA투어 사상 첫 통산 상금 50억원 돌파는 다음으로 미뤘다. 디펜딩 챔피언 자격으로 나선 최혜진(22)은 63위(4오버파 220타)에 그쳤다.

 

 

목표는 20승…상반기에 시즌 3승 욕심
통산 우승을 6번으로 늘린 박민지는 “은퇴하기 전까지는 20승은 채우고 싶다”고 밝혔다. 20승 목표는 작년 8월에 치른 박인비 인비테이셔널에 나갔을 때 출전 선수들의 우승 횟수 총합이 244승이라는 말을 들은 게 계기가 됐다. “그때 당시 나는 통산 3승이었는데, 나는 먼지 같은 존재라고 느꼈다”는 박민지는 “그때 적어도 20승은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소개했다.
2017년 데뷔한 2017년부터 해마다 1승씩은 꼬박꼬박했던 박민지는 ‘너는 해마다 1승밖에 못하는 선수’라는 뼈아픈 말을 듣고 나서 꼭 두 번 이상 우승하겠다고 다짐했다고도 밝혔다.
‘매년 1승만’이라는 한계를 깬 박민지는 “앞으로 우승이 폭포처럼 쏟아졌으면 좋겠다”고 활짝 웃었다. 박민지는 이번 시즌 초반 5개 대회에서 2차례 우승의 원동력은 잃었던 장타력을 회복한 덕분이라고 자평했다.
“지난해 시즌 막판에 너무 힘들어서 드라이버 거리가 나질 않더라”는 박민지는 “그런 나 자신이 한심했다”고 말했다. 해결책은 강도 높은 체력 훈련.
“할 수 있는 운동은 다 했다”는 박민지는 “제법 멀리 친다는 평가를 받았던 1년 차 때 비거리를 되찾았고, 게다가 공이 똑바로 가게 됐다. 다 체력 훈련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심리 변화도 있었다. 우승 기회가 와도 우승보다는 5위 이내 정도 순위면 만족하다는 생각으로 경기에 임했다고 박민지는 털어놨다.
“우승 의지가 약했다”는 박민지는 “최종일 챔피언조에서는 우승 아니면 아무리 높은 순위도 소용없다는 각오로 경기를 치렀더니 우승이 따라왔다”고 말했다. 승부 근성이 강해졌다는 박민지는 우승은 했어도 이날 경기에 아쉬운 점을 숨기지 않았다.
“14번 홀부터 18번 홀까지 버디 찬스를 하나도 살리지 못해 자책했다”는 박민지는 “그래도 쇼트게임이 약하니 샷과 퍼트로 승부하려던 게 통했다”고 덧붙였다. 박민지의 다음 목표는 시즌 3승이다. 그는 “메이저대회에서 3승째를 하면 좋긴 하겠지만, 어떤 대회든 상반기에 3승을 달성하고 싶다”면서 “그래야 새로운 목표를 세워 하반기에 나설 수 있다”고 설명했다.

 

<월간 골프가이드 2021년 6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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