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거칠 게 없다. 가자 10승으로’ KLPGA 정규투어는 지금 박민지 천하, 우승 확률 55.5%, 올 9개 대회 나가 5승 올려
골프가이드 2021-07-09 16:05:08

 

KLPGA 정규투어는 지금 박민지(23) 천하다. 6월 23일 현재 박민지는 올 시즌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정규투어 10개 대회 중 9개 대회에 참가해 5승을 거뒀다. 우승 승률 55.5%다. 6월 20일 끝난 메이저대회 DB그룹 한국여자오픈에서 우승, 3억 원의 우승상금을 더해 올해 받은 총상금만 9억4804만7500억 원이다. 참가 대회당 평균 1억533만8611원을 벌어들였다. 세계 랭킹도 19위로 껑충 뛰어올랐다. 이런 추세라면 올해 그가 10승에 15억 원 달성도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한 시즌 10승, 총상금 15억 원 돌파면 모두 신기록이다. KLPGA 정규투어는 올 시즌 총 32개 대회 중 22개 대회를 남겨두고 있다. 지금까지의 승률이라면 15승도 불가능하지는 않다.
박민지의 앞을 가로 막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오직 자신과의 싸움이다.
글 김대진 편집국장 / 사진 조도현 기자, KLPGA

 

 

박민지의 기세가 무섭다. 한마디로 파죽지세다. 6월 들어 셀트리온 퀸즈 마스터즈에 이어 메이저대회인 DB그룹 한국여자오픈까지 연속 우승했다.
이런 식이라면 그가 올 시즌 몇 승을 올릴지 가늠하기 쉽지 않다. 끝을 모르고 질주하는 그의 파워가 엄청나다. 그가 올 시즌 이렇게 독주하리라곤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2017년 KLPGA 투어에 데뷔한 박민지는 지난해까지 매년 1승을 올렸다. 통산 4승을 기록 중이었다. 그러나 한눈에 확 띄는 선수는 아니었다. 특별한 매력이 있는 게 아니었기 때문이다. 카리스마가 있거나 체격이 유별난 것도 아니었다. 미모가 뛰어난 선수도 아니다. 키 160㎝에 착한 모범생 스타일이다.
그러나 그런 박민지가 올해는 완전히 달라졌다.
4월 넥센·세인트나인 마스터즈 우승을 시작으로 5월 NH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 두산 매치플레이 챔피언십, 그리고 6월 셀트리온 퀸즈 마스터즈, DB그룹 한국여자오픈까지 5승을 기록했다.
거둔 성적으로만 보면 우승 승률 55,5%. 새로운 대세로 불릴 만한 성적표다.
지금까지 한 해 최다승 기록은 신지애(33)의 10승이다. 2007년에 세운 기록이다. 그러나 한 시즌 최다승 기록으론 9승이다.
2007년 12월 차이나 레이디스 오픈은 2008년 개막전이라 9승으로 기록된 것이다. 당시 신지애는 18개 대회에 출전했다.
한 시즌 최다승 2위도 2008년 신지애의 7승. 박성현(28)도 2016년 7승을 거뒀다.
서희경(35)이 2008년 6승으로 4위다.
박민지가 이런 기록을 깰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KLPGA 투어는 아직 22개 대회가 남았다.
본인도 얼떨떨한 상태다.
박민지는 6월 13일 끝난 셀트리온 퀸즈 마스터즈에서 우승이 확정된 뒤 “또 우승을 하게 됐는데 나도 이 상황을 잘 모르겠다. 왜 이러는 걸까 잘 모르겠다”고 웃었다.
목표는 신지애의 최다 9승이다.
그는 6월 20일 한국여자오픈에서 우승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4승을 했을 때만 해도 9승 가기가 힘들다고 생각했는데 상반기가 끝나기 전에 5승을 했는데 이제는 반 이상 왔으니 그것을 목표로 최선을 다할 예정”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박민지는 올 시즌 계속 우승하면서 인기가 높아지고 있는데 대해 “잘 하면 잘 할수록 더 주목해줄 것 같다. 선수로 서 주목받는 것은 행복한 일이라고 생각하면서 그냥 안고
가겠다.”고 했다.

 


그는 이번 메이저 대회 우승으로 생애 첫 메이저대회 우승이란 기록도 갖게 됐다. 통산 9승을 올렸다.
그는 해외 진출과 관련해 “아직 저한테 먼 얘기같고 KLPGA 투어 프로 이후 해외 시합을 나가 본 적이 없다.
나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하고 있다”고 했다.

 

올 시즌 총상금 9억4804만7500원, 참가 대회당 평균 1억533만8611원 벌어들여

박민지가 KLPGA 투어에서 역대 가장 빠른 속도로 상금을 추가하며 역대 처음 15억 원 상금왕 시대를 열 수 있을지 주목된다.
박민지는 6월 20일 충북 음성 레인보우힐스에서 끝난 DB그룹 제35회 한국여자오픈 골프선수권대회에서 시즌 5승째를 거뒀다. 이번 우승으로 3억 원의 상금을 추가한 박민지는 시즌 상금을 9억4804만7500원으로 늘려 상금 1위를 굳게 지켰다.
박민지는 4월 넥센 세인트나인 마스터즈에서 우승하며 본격적인 상금 쌓기를 시작했다. 시즌 첫 승을 거두면서 1억 원을 돌파해 1억5359만 원을 벌었다.
5월 들어선 더욱 속도를 냈다. NH 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2승째를 올리면서 2억 원(2억8604만7500원)을 돌파했고 두산매치플레이 챔피언십 우승으로 4억원(4억8604만7500원), 5월 마지막 대회인 E1 채리티 오픈 종료 기준 5억 원(5억404만7500원) 돌파에 성공했다.
6월에도 박민지의 상금 쌓기는 더욱 속도를 냈다. 롯데오픈을 건너 뛰고 휴식을 취한 박민지는 시즌 9번째 대회이자 8번째 참가한 셀트리온 퀸즈 마서터즈에서 4승째를 올려 올 시즌 가장 먼저 6억 원 고지에 올랐다. 9번째 참가한 한국여자오픈에선 우승상금 3억 원을 받았다.
순식간에 9억 원을 돌파했다.
6월 23일 현재 상금순위, 대상포인트, 평균타수 부문에서 모두 1위에 올라 있다.
상금 부문에선 2위 박현경(464,044,667원)보다 4억8400만2833원이 더 많다. 곱절 이상 많은 상금이다.
대상포인트도 333점으로 2위 장하나(303점)에 30점 앞서 있다. 또 평균타수도 69.50으로 2위 장하나(69.84)보다 0.34가 낮다.
9개 대회에 참가한 박민지는 대회당 평균 1억533만8611원을 벌었다. 32개 대회가 예정된 KLPGA 투어는 올해 22개 대회가 남아 있다.
박민지가 현재의 속도를 유지하면 KLPGA 투어 역대 최초로 한 시즌 20억 원이 넘는 상금을 벌 수도 있다.
달성 가능성은 충분하다. 남은 22개 대회 중 총상금 10억 원 이상의 대회만 8개다.
KLPGA 투어 역대 한 시즌 최다 상금은 2016년 박성현(28)이 기록한 13억3309만667원이다. 그 뒤 아무도 13억 원 벽을 허물지 못했다.
7승을 거둔 박성현은 5월 5억2768만7500원, 6월 7억591만 원, 8월 9억591만원, 9월 12억622만6667원을 넘어섰다. 7월 1개 대회만 참가하면서 상금 획득을 쉬어갔고 10월과 11월에도 2개 대회밖에 참가하지 않아 15억 원 돌파에는 실패했다.
박민지는 올해 KLPGA 투어에 전념한다. 해외투어 출전 계획도 없다. 현재의 상승세와 컨디션만 잘 유지하면 기록 달성이 어렵지 않을 전망이다.
다만 팬들의 기대가 너무 커지면서 부담감을 어떻게 이겨내느냐가 관건이다.
 

박민지가 왜 강한가
박민지가 강한 이유는 무엇일까. 박민지의 골프 비밀을 알아보자.
-수치가 보여주는 기술의 완벽함

 


박민지는 드라이버 비거리와 페어웨이 안착률, 아이언샷, 퍼팅, 리커버리까지 빈틈이 없다. 그의 캐디도 “박민지는 단점이 없는 게 가장 큰 장점”이라고 말할 정도다.
이는 수치로도 드러난다.
박민지는 6월 15일 현재 히팅능력지수와 종합능력지수에서 모두 1위다.
히팅능력지수는 드라이브 비거리 순위와 페어웨이 안착률 순위, 그린적중률 순위를 합산해 지수값을 도출한 것으로 지수값이 낮을수록 히팅 관련 능력이 뛰어나다는 것을 의미한다.
박민지는 히팅능력지수 25로 2위 이소미(31)에 6포인트 앞서 있다.
종합능력지수는 히팅능력지수에 평균타수 순위와 평균퍼팅 순위, 이글수와 평균버디 순위, 벙커세이브율 순위까지 더한 것으로 골프의 종합능력을 평가하는 지수다. 박민지는 91로 2위 임희정(138)을 크게 앞섰다.
또한 그린적중률도 79.0404%로 1위를 달리고 있다. 드라이빙 지수 2위, 아이언샷 지수(파4홀에서 페어웨이 안착 때 그린적중률) 2위 등 기술 관련 모든 지표에서 최상위권에 올라 있다.

 

박민지는 체력도 강하다. 그의 어머니 김옥화 씨는 핸드볼 선수로 1984년 LA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땄다. 체력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김 씨는 박민지가 어릴때부터 체력 훈련을 혹독하게 시켰다고 한다.
그 덕택에 박민지는 기초 체력이 누구보다 뛰어나다. 지난 겨울엔 근력 운동을 해 힘을 더 키웠다. 그의 캐디는 “박민지가 라운드를 거듭할수록 후반에 더 강해지는 것도 이런 강철 체력이 뒷받침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악바리 박민지, 멘탈도 강하다
박민지는 두산 매치플레이 챔피언십 때 이렇게 밝힌 적이있다.
“그린에 누워서라도 이기겠다”
“매홀 버디를 못하면 죽는다는 마음으로 쳤다”….
그의 악바리 근성을 알 수 있다. 겉으론 전혀 그럴 것 같지 않는 스타일이지만 정신력은 엄청 강하다. 그래서인지 그는 위기의 순간에도 흔들리지 않는다. 대회 마지막 날 챔피언조에서 우승을 다투며 뛰는 그의 얼굴에는 긴장감을 찾아볼 수 없을 정도다. 그만큼 극한의 압박감에도 흔들리지 않는다. 오히려 여유와 편안함이 느껴질 정도다.
박민지는 셀트리온 퀸즈 마스터즈에서 우승한 뒤 “올 시즌 우승 목표를 다 이뤄 두려운 게 없다. 편하게 치니까 좋은 성적이 계속 나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자기 관리가 철저한 것도 박민지의 강점이다. 그의 캐디는 “잘 안 될 때든 잘 될 때든 선수가 가져야 하는 루틴을 잘 지키려고 하는 선수”라고 말했다.
박민지는 롯데오픈에 불참하고 휴식을 취했다. 박민지는 “쉬면 좋을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더라. ‘다들 열심히 하고 있는데 난 집에서 무엇하고 있나’란 생각이 들었다. 최대한 안 쉬고 싶다”고 말했다. 현실에 만족하지 않고 끊임없이 자신을 채찍질하는 그의 스타일을 알 수 있다.
박민지가 승자의 멘탈을 갖게 된 것은 지난해 오렌지 라이프 챔피언스트로피에 출전한 게 계기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칠판에 ‘244’라는 숫자가 적혀 있었다. 이 대회에 출전한 모든 선수의 우승횟수의 총합이었다.
박민지는 “그중에 내가 기여한 승수는 3승밖에 없었다”면서 “‘난 아직 갈 길이 멀구나. 언니들에 비하면 먼지 같은 존재구나’라는 생각과 함께 앞으로 열심히 해야겠다는의욕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그 이후 1년 사이에 박민지가 추가한 우승은 모두 6승. 더 무서운 점은 박민지가 여전히 배고파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는 “이번 시즌 끝날 때까지 내가 어디까지 할 수 있나 알고 싶다. 마치 폭포 쏟아지듯이 최대한 많은 우승을 하고 싶다.”고 밝히기도 했다.

 

‘파죽지세’ 박민지 4승 순간 2% 돌파… KLPGA 투어시즌 최고 시청률
박민지가 시청률도 갈아치우고 있다.
시청률 조사기관 닐슨에 따르면 SBS골프에서 6월 11일부터 사흘간 생중계 된 KLPGA 투어 ‘셀트리온 퀸즈 마스터즈’는 평균 시청률 0.741%(이하 수도권 유료가구 기준)로 2021시즌 9번째 대회에서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다.
13일 약 5시간 동안 생중계된 최종라운드 평균시청률은 1.025%를 기록했다. 박민지가 박현경(21·한국토지신탁)과 우승을 다투며 짜릿한 승부를 보여 준 오후 3시 34분께는 순간 시청률이 2.067%까지 치솟으며 올 시즌 2%대를 첫 돌파했다.주목할 점은 박민지가 우승한 4개 대회 모두 역대 시청률 기록을 갈아치웠다는 것이다.
‘넥센·세인트나인 마스터즈’ 부터 ‘NH 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 ‘두산 매치 플레이 챔피언십’, ‘셀트리온 퀸즈 마스터즈’까지 박민지는 우승할 때마다 역대 대회의 최고 시청률을 갈아치웠다.
박민지는 타고난 승부사 기질로 대선배와 연장전을 펼쳐 역전 우승을 보여주는 등 매 대회 흥미진진한 플레이를 펼치며 보는 재미를 더하고 있다.

 

<월간 골프가이드 2021년 7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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