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아 역내항로, 더 이상 안정된 시장이 아니다.
아시아 역내항로, 그중에서도 한국, 중국, 일본의 동북아 3국을 포함한 동아시아 지역은 오랫동안 안정된 수요와 운임을 보여 왔음. 국적 정기선사의 경우, 2개 대형 선사를 제외한 나머지 선사들은 사실상 한중, 한일, 동남아항로 등이 포함된 동아시아 항로에 전념하고 있음.
그러나 작년부터 동아시아 항로는 전체적으로 수요둔화와 공급과잉이라는 이중고에 따라 심각한 운임하락을 보이고 있음.
SCFI 자료에 따르면 상해-부산 항로는 2013년 TEU당 200달러에서 2014년 186달러, 2015년 상반기 184달러로 점진적인 하락세를 보이고 있으며, 상해-일본 항로는 2013년 TEU당 358달러에서 2014년 273달러, 2015년 상반기 137달러로 매우 가파른 하락세를 보이고 있음.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물동량이 많은 상해-동남아 항로도 2013년 TEU당 232달러에서 2014년 233달러, 2015년 상반기 217달러로 점차 하락하고 있음. 또한 한국발 베트남, 태국 항로는 2∼3년 전에는 TEU당 300∼300달러의 운임 수준을 보였으나 지금은 TEU당 200달러에 불과할 정도로 운임하락이 심각함.
이와 같이 동아시아 시장이 과거 안정된 시장에서 경쟁이 치열하고 운임이 상승하기 어려운 시장으로 변한 이유는 수요 측면에서 중국을 비롯한 동아시아 지역의 경기침체와 공급 측면에서 캐스케이딩 증가, 원양선사들의 동아시아시장 진출 등이 있음.
수요 측면에서 중국 등 동아시아 국가들의 경제성장률 저하와 무역둔화 추세가 운송수요 둔화로 나타나고 있음. IADA(Intra-Asia Discussion Agreement)에 따르면 동아시아지역 물동량은 2011년 1,310만TEU로 전년 대비 8.3% 증가했으나 2013년 1,410만TEU로 4.4%, 2014년 1,460만TEU로 3.5% 증가에 그쳤고, 2015년 2%대 증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음. 반면에 공급 측면에서는 2014년 280만TEU로 전년 대비 1.3% 증가했으나 2015년에는 5.8% 증가한 297만TEU가 예상됨. 이처럼 공급이 크게 늘어난 것은 3천TEU급 이상 선박인도량이 증가하였고, 원양항로에서의 캐스케이딩과 원양선사들의 시장진출 등에 따라 4,000∼5,000TEU급 선박투입이 증가했기 때문임.
한편 일본의 NYK, K-Line, 독일의 Hapg-lloyd, 머스크 그룹 계열사인 MCC 등은 2014년 3월 신규 항로 개설, 공동운항 등의 방식으로 동남아 항로에 진출하였고, 뒤를 이어 국적선사들도 동남아 항로에 진출하였음. 동남아 등 동아시아 항로에 원양선사들이 진출한 것은 향후 동아시아 항로에서 규모 확대를 통한 비용경쟁이 더욱 거세질 것임을 예고하고 있음. 또한 원양선사들의 강력한 자본력과 우수한 서비스를 무기로 하여 시장을 잠식해 올 경우 역내 선사 자체적으로 대응방안을 모색하기 쉽지 않음. 따라서 역내 선사들은 인도와 중동까지 포함하여 아시아 역내항로 전체로 사업영역을 확대해 나가는 방안을 모색하고, 역내선사간의 협력과 제휴를 더욱 강화해야 할 것임.
■ 한국해양수산개발원 www.kmi.re.kr(해운시황포커스 제262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