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만장일치 금리동결… 금리인하 사이클 '끝'?
금융통화위원회는 11월 13일 기준금리를 연 2%로 동결했다. 금통위는 지난 8월과 10월 경제주체들의 심리위축 등에 따른 성장경로의 하방리스크를 선제적으로 막는다는 취지로 기준금리를 25bp(0.25%포인트) 씩 낮췄지만 이번 달엔 동결을 택했다. 특히 지난 6월 이후 5개월만의 만장일치였다.
이주열 총재는 이날 금리 결정 후 "지난 두 차례의 금리 인하 효과를 지켜볼 필요 있다는 점, 가계대출 증가 확대 등으로 금융안전에 유의해야 한다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동결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부문별 지표가 엇갈린 모습을 보이고 경제주체들의 심리도 부진해 회복모멘텀이 강하지는 않은 상황"이라면서도 "전체적으론 완만하게 개선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동결이 만장일치로 이뤄진데다 이 총재가 "환율을 금리로 대응할 순 없다", "경기 모멘텀을 살리는데는 구조개선이 같이 가야 한다"는 등의 발언을 남겨 추가 인하 기대감은 이전보다 줄어 들었다. 이날 오전 하락(채권가격 상승) 했던 국고채 3년물 금리도 전일대비 0.6bp 오른 2.210%로 상승반전하며 마감했다.
추가 인하론의 가장 큰 근거였던 엔저에 대해서도 이 총재는 "환율은 어디까지나 시장에서 결정되는 가격변수지 정책변수가 아니"라며 "환율엔 주요국 경기상황이나 국제자금흐름이 더 큰 영향을 주기 때문에 금리로 (환율에) 대응할 순 없다"고 못박았다.
이어 "최근 엔-원 동조화는 시장에서 자율적인 조정효과도 상당히 크다"며 "엔이 약세가 될 때 수출경쟁력 약화를 의식해 원화가 시장에서 자율적으로 약세되는 측면이 강하다"고도 말했다. 원이 엔과 함께 하락하는 상황은 한은이 통화정책으로 환율을 방어해야 할 부담을 덜어준다. 이 같은 상황이 시장에서 자연스럽게 이뤄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 총재는 또 경기를 위해 앞서 두 차례 금리를 낮췄지만 "회복 모멘텀을 살리기 위해선 구조개선이 같이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리인하의 파급경로가 예전보다 원활하지 못한 이유가 규제나 경직된 노동시장 등 구조적인 측면에 있어 이 부분에 대한 개선이 있어야 회복세가 살아날 수 있다는 얘기다.
앞으로의 금리 방향에 대해선 "예단할 순 없다"고 원론적으로 말하면서도 "가계부채가 많이 늘어났으니 금융안정 리스크에 계속 유의하겠다"고 말해 금융안정에 무게를 두는 모습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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