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시황전망, 총량적 수급 보다는 시황변동 요인에 주목해야
내년도 세계 해운시장은 국내외 수많은 해운전문가들이 예상하는 바와 같이 유럽경제 회복 지연, 중국경제의 성장률 하락 등에 따라 수요는 둔화되는 반면 선박공급이 갈수록 늘어나 시황개선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고 있음.
세계 해운시장의 총량적인 수요증가율과 공급증가율을 비교해 보면, 수급여건이 미미하지만 개선될 것으로 예상됨.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년 세계 해운시황 전망을 어둡게 보는 이유는 시황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변동요인의 방향성이 불확실하다는 데 있음. 이러한 변동요인들은 계량화하기 쉽지 않으나 해운시황 변화의 방향을 질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요소로 볼 수 있음.
컨테이너선 시장의 경우, 시장경쟁 구도가 얼라이언스 중심으로 4강 구도로 재편되었다는 점, 신조선 발주에서 13,000TEU급 이상의 비중이 크게 높아졌다는 점, 계단식 캐스케이딩 확대 등이 핵심 변동요인으로 주목받고 있음.
건화물선 시장에서는 철광석가격 하락, 인도 석탄수입 증가, 중국 석탄소비 감소, 발레막스 중국 항만 입항, 인도네시아 천연광석 수출 금지 등이 시황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요인이 될 것임. 또한 이들 변동요인은 결국 원자재 수출국과 수입국의 국가정책에 의해 일어나는 구조적 변화요인으로 볼 수 있음.
컨테이너선 시황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은 주로 공급과잉을 심화시키는 요인들임. 먼저 세계 컨테이너선 시장이 4강 구도로 구축, 끝없는 초대형화 경쟁과 코스트 리더십 경쟁이 일어나 운임은 수급균형에 의한 운임 보다 낮은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됨. 다음으로 13,000TEU급 이상 극초대형선박 투입은 연쇄적으로 캐스케이딩을 확대하여 모든 항로에서 공급과잉을 심화시켜 무한경쟁을 초래할 것으로 예상됨.
향후 컨테이너선 시황은 단순히 총량적 수급여건 분석을 통해 파악하기 어려우며, 코스트 리더십을 가진 선사들이 주도하는 초대형화 경쟁과 이로 인한 캐스케이딩이 초래하는 공급증가 효과를 면밀하게 검토하는 것이 더 중요함.
건화물선의 경우, 국제 철광석가격 하락, 인도 석탄수입 증가, 중국-호주간 FTA 체결 등은 시황에 긍정적 요인이 될 것이며, 중국의 석탄소비 감소, 인도네시아 광석수출 금지, 발레막스 투입 등은 시황에 부정적인 요인이 될 것임.
내년도 건화물선 시장은 긍정적인 용인과 부정적인 요인 중 어느 것이 강한 힘을 발휘하는가에 따라 시황이 결정될 것으로 예상됨.
또한 수많은 해운분석기관들이 제시하는 시황전망 보다는 해운시장에 구조적 영향을 미치는 변동요인을 면밀하게 분석하여 해운시황의 대세적 흐름을 예측하고 이에 맞는 대응방안을 모색하는 자세가 필요함.
즉 세계 경제 전망에 기초한 수요와 Orderbook을 통한 공급을 비교하는 총량적 수급분석에서 벗어나 해운시장의 구조적 변화를 일으키는 부정적인 요인과 긍정적인 요인의 변동방향에 주목하는 것이 중요함.
■ 한국해양수산개발원 www.kmi.re.kr(해운시황포커스 제236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