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색등 켜진 조선, 해운산업! ‘선박금융산업’으로 견인해야 한다! 적색등 켜진 조선, 해운산업! ‘선박금융산업’으로 견인해야 한다
이명규 2014-12-29 09:5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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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색등 켜진 조선, 해운산업

선박금융산업으로 견인해야 한!

 

 

<편집자 주>

선박금융은 기본적으로 10년 이상의 장기대출기간, 미 달러화중심의 파이낸싱구조, 구조화된 금융/계약구조, 선박별 창출되는 현금흐름을 바탕으로 한 ‘Asset Fubabce’ 등의 특징을 가지고 있어 취급 금융기관은 복잡한 선박금융기법을 습득하고 있어야 하며, 미 달러화 조달에 용이성을 확보하고 있어야 한다.

따라서 그 동안은 이러한 선박금융 운용조건을 갖추고, 세계 주요 해운기업 및 화주를 고객으로 확보하고 있는 유럽의 금융기관들이 세계선박금융시장을 주도해왔다.

그러나 2011년 유럽금융위기 이후의 유럽계 금융기관의 자금여력감소 및 자본규제강화, 해운경기의 침체에 따른 선박투자 매력도 감소로 인해 선박금융시장에서 선박발주기업들이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이에 따라 선박금융업계의 흐름도 크게 변화하고 있다.

국내 해운, 조선업계도 최근 유럽계 은행의 선박금융시장 참여비중 감소로 발생하고 있는‘Funding Gap’을 국내 정책금융지원, 직접금융시장을 통한 조달, 자체자금조달로 보충하게 되면서 자금조달비용이 상승하고 있으며, 해운, 조선업계의 자금조달에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글 이명규 기자(press6@engnews.co.kr)

  

1. 조선과 해운산업의 견인차, 선박금융산업

2. 선박금융산업, 조선과 해운산업 발전을 도모한다!

3. 선박금융산업, 국내외 현황은 어떠한가?

4. 선박금융산업의 발전 키워드

5. 마무리

 

1. 조선과 해운산업의 견인차, 선박금융산업

(1) 선박금융의 정의

선박금융은 선주와 해운사의 선박구입자금 및 기업운전자금, 조선사의 시설자금 및 선수금환급보증(RG) 등 선주, 해운사, 조선사와 관련된 금융서비스를 포괄하는 개념을 말한다. , 선박의 건조, 매매, 임대차, 선박수리 및 개조 등에 관련된 금융으로 해운회사 및 조선소가 은행을 비롯한 여러 가지 형태의 자금제공자로부터 자금을 조달하는 것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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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금융·해운·조선의 연계

출처. 파생상품연구센터

 

(2) 선박금융의 특징

자산담보부금융 성격과 프로젝트파이낸스의 성격을 동시에 가지고 있으며, 기간이 장기이고 미 달러 중심의 국제적 속성을 지니고 있다.

 

- 본선 담보대출: 선박을 담보로 대출이 이뤄지며, 해운의 호황시에는 대출이 원활하지만 장기 해운불황으로 인해 선박가치의 폭락 및 담보가치가 하락하는 시기에는 금융이 급속히 위축된다.

 

- 프로젝트파이낸스: 모기업인 해운기업의 리스크와 분리될 수 있도록 계약을 구조화해 모기업의 신용도를 담보로 대출하지 않고, 그 선박이 창출하는 경제적 이익으로 원리금을 상환한다.

 

- 장기금융: 원리금의 상환재원이 선박본선의 가치 및 선박을 운용함으로써 창출하는 경제적 이익으로 충당되므로 선박의 사용연수 및 수익력 등을 고려해 5년 혹은 10년 이상의 장기금융이 대부분이다.

 

- 미 달러 중심의 금융: 선박의 운항수입이 대부분 미 달러화이므로 중장기성 자금 조달에 수반되는 환위험을 회피하기 위해 선주나 금융기관 모두 미 달러화를 선호한다.

 

- 국제성: 대형 선박거래의 경우, 세계 여러 금융기관들이 협조융자형태로 금융을 제공하고, 선주들 또한 자타국 금융회사를 불문하고 자신에게 가장 유리한 금융을 제공해주는 금융회사의 자금을 이용한다.

 

- 영국법 준거: 해운산업이 발달한 영국을 중심으로 영국법이 전 세계의 해운업계에서 주도권을 가지고 있으며, 선박에 대한 보험부보나 금융제공이 상당부분 런던금융시장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

 

(3) 선박금융의 유형

선박금융은 다양하게 구분할 수 있으며, 여신을 제공하는 주체에 따라 크게 3가지 형태로 구분된다.

 

- 은행의 대출 및 보증: 중소형 선박을 대상으로 하는 선박담보대출과 대형 선박대출의 신디케이트(Syndicated Loan) 형태가 있으며, 은행의 보증은 조선사의 선박건조와 관련된 선수금환급보증(RG)이 대표적이다.

 

- 증권·운용사의 선박펀드: 개인 및 기관투자의 일반 투자자금과 금융회사 차입금 등을 모집해 선박을 건조·매입한 후 해운사에 장기로 임대해 발생하는 수익을 투자자들에게 배당하는 금융이다.

 

- 캐피탈의 대출 및 선박리스: 은행권 이용이 힘든 중소형 선사에 대한 선박 담보대출이다. 직접 중소형 선박을 건조하거나 선박을 구입 소유하고 선사, 해운사 등과 리스계약에 따라 운용한다.

 

(4) 선박금융의 기본 구조

전통적인 은행대출방식과 선박투자회사방식을 이용한 구조가 있으며, 일반적으로 특수목적회사(SPC) 설립, 자금조달, 선사에 선박발주 및 중고선 매입, 해운사에 용선, 수취한 용선료를 통한 대출상환의 프로세스를 따른다.

 

- 자금조달: 선주가 특수목적회사를 세워 총 소요자금의 20%는 자기자본 또는 선박펀드를 통해 조달하고, 80% 정도는 은행의 대출로 조달한다.

 

- 선박건조 및 매입: 조달된 자금으로 특수목적회사는 조선소와 계약을 맺어 새로운 선박을 건조하거나 선박소유자로부터 매입한다.

 

- 용선 및 원리금 상환: 해운선사에 용선을 주고, 이에 따른 용선료를 받아 대출원리금을 상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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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2. 선박금융의 구조

출처. 파생상품연구센터

 

2. 선박금융산업, 조선과 해운산업 발전을 도모한다!

(1) 해운산업과 조선산업의 동반성장 지원

해운산업과 조선산업의 발전을 위해서는 경기상황과 관계없이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자금 공급이 필요하며, 선박금융의 활성화 및 발전이 필수적이다.

해운산업과 조선산업은 자본집약도가 높은 산업으로 필연적으로 거대한 자금 수요를 동반하게 되며, 이는 선박금융이 필요한 중요한 요인이 된다.

국제 운송에 사용되는 대부분 선박가격이 수천만 달러 이상이며, 고가인 LNG 수송선의 경우 척당 2억 달러 이상, 대형 컨테이너선과 원유수송선은 척당 1억 달러 이상이다. 더불어 수척이 동시에 발주되어 금융이 주선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이에 따라 총 금융액이 증가하게 된다.

 

(2) 기업 경쟁력의 원천

해운산업은 지속적으로 성장하거나 쇠퇴하는 산업이 아니라 글로벌 경기 상황에 따라 호황과 불황을 반복하는 주기적 경향을 보이는 산업이므로 선박금융은 불황을 극복하고 다가올 호황에 대응하기 위한 지원이 필요하다.

해운산업의 경쟁력은 선대를 유지하면서 불황기를 어떻게 극복하고, 불황기 이후 다가올 호황기에 어떻게 대비하는가에 따라 결정된다. 불황시에는 유동성 부족으로 자금 확보를 위해 낮은 선가에 매각되는 것을 방지하며, 상대적으로 유리한 차입조건을 수주할 수 있다. 선가가 하락하는 불황기에 자본을 투입해야 투자효율성이 높다.

유리한 조건에서의 선박금융 조달방법과 운용은 해운기업의 경쟁력에 매우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유리한 금융조건(융자비율, 금리수준, 자금공여 기간)은 선박의 초기 투자 원가 하락을 유도해 경기불황시 해운운임 인하에 대한 내성을 지닌다.

 

3. 선박금융산업, 국내외 현황은 어떠한가?

(1) 해운 및 조선시장 동향

선복량 과잉으로 2009년부터 침체에 빠진 해운시장은 선복량 과잉문제가 여전히 해소되지 않아 BDI 1,100~1,500 사이의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는 등 침체가 지속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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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3. BDI 추이

출처. 한국수출입은행

 

조선시장 역시 금융위기와 과잉 선복량으로 2008년부터 신조선 수주가 크게 감소했으나, 2013년 전 세계 수주량이 전년대비 92% 증가하는 등 수주시황이 다소 회복세를 보였다.

2013년 국내 조선 수주량도 전년동기대비 98.8% 증가한 1,608CGT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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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4. 전 세계 조선 수주 및 건조량 추이() / 국내 조선 수주 및 건조량 추이()

출처. 한국수출입은행

 

두 시장이 상반됨 움직임을 나타내는 이유는 해운시장에서의 흐름이 연료비를 절감하는 고효율 경쟁 양상으로 변화하면서 고효율선박 투자 수요 및 미국 비전통에너지(셰일가스 등) 붐에 따른 신조선 수요때문으로 판단된다.

 

(2) 세계 선박금융시장 동향

2008년 이후 신조선 수주 감소로 세계 선박금융 규모도 함께 감소했는데, 최근 선박금융 시장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재원구성의 변화이다.

은행대출이 가장 크게 줄어들면서 선박금융에서 차지하는 은행대출 비중이 200882%에서 201259%로 크게 감소했다. 이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은행대출 시장에서 주요 메이저로 활동했던 유럽계 은행들의 대출여력이 큰 폭으로 삭감된 것을 주요인으로 꼽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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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5. 세계 선박금융 시장 재원 변화 추이

출처. Marinemoney

 

은행대출 여력 감소에 따른 선사들의 채권발행 증가로 과거 10% 내외였던 채권 비중은 최근 25% 내외까지 증가했다. 선사들의 채권발행 증가에 대응해 한국수출입은행은 2013년 최초로 선박금융채권보증제도를 도입했다. 또한, 최근 고효율 선박 등에 낮은 가격으로 투자할 적기라는 분위기가 고조되면서 미국계 투자자들을 중심으로 사모펀드(PEF)에 의한 투자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DVB 은행에 의하면 2011~2012년 사이 최소한 22개 이상의 펀드에 64억 달러 이상이, 2013년에는 27억 달러 이상이 PEF 형태로 선박에 투자됐다.

 

- 유럽계 은행의 퇴조

유럽계 은행들은 안정된 달러화 자금조달능력과 글로벌 해운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유럽계 대규모 해운선사 등 양호한 고객기반을 바탕으로 사실상 글로벌 선박금융시장을 선도해왔으며, 세계 선박금융시장에서 80% 이상의 점유율을 유지했다.

그러나 2011년 유럽금융위기의 발생 이후, 유럽은행의 선박금융 대출여력 감소, 자본건전성 개선을 위한 관련 자산의 축소, 일부 은행의 시장이탈 등으로 선박금융에서의 비중이 80% 이하로 감소했으며, 2012년에도 감소추세가 지속되었다.

2011년에는 유럽금융위기 발생에 따른 유럽은행의 미 달러화 자금경색이 관련 은행들의 선박금융여력 감소의 주요인이었으나, 2012년에는 선박금융 은행의 CDS 프리미엄이 감소하는 등 자본경색이 상당 부분 해소가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해운경기의 침체, 유럽 금융감독당국의 강화된 은행 자산건전성 규제의 여파로 유럽계 은행의 선박금융참여비중은 과거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 Funding Gap의 확대

2011년 이후 유럽금융위기에 따른 선박금융시장의 경색으로 신조선박금융에 있어 은행대출 비중이 크게 감소하면서 발생한 자금조달소요액의 부족분(Funding Gap)은 대부분 선박발주처의 자체신용을 통한 회사채발행으로 조달되었으며, 그 결과 선박금융의 조달비용 상승 및 만기불일치가 가중화되고 있다.

특히, 최근 선박금융의 개별프로젝트별 통상적인 선순위 은행대출 비중이 5060%임에도 불구하고, 2011년 이후 선박자금조달 실적상 은행대출조달비중이 17%에 불과한 점은 은행의 선박금융대출취급이 이뤄지지 않은 선박프로젝트가 다수 발생하게 함으로써 현재에도 선박금융시장이 심각한 자금 조달상의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짐작하게 한다.

 

- 선박금융 대출조건의 악화

전술한 바와 같이 세계 선박금융시장의 주요 참여자인 유럽계 은행은 유럽금융위기의 여파로 자본건전성이 훼손되고 감독기관의 자본 건전성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면서 주요 위험자산 중 하나인 선박대출채권규모를 축소하고, 취급조건 역시 강화하고 있다.

유럽계 은행은 선박금융의 취급 이자율을 크게 인상했으며, 대출만기를 기존 10년 이상에서 57년으로 줄이고 레버리지 비중도 80% 내외에서 5060%로 축소하는 등 위험회피를 위해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이러한 대출조건의 변화는 선박금융규모의 축소를 야기하고 있음은 물론, 인도 전 선박금융여건도 악화시켜 건조 전 선수금 비중이 기존 80%에서 40%로 크게 감소되게 했다. 그에 따라 조선소의 자금부담을 초래하고 있다.

다만, 이러한 엄격한 대출조건의 적용은 일반상선의 선박금융시장에서 주로 이뤄지고 있으며, 최근 자금이 집중되고 있는 Offshore 관련 선박(석유/가스탐사선, 시추선, Drill 선박), LNG/LPG 선박의 경우 상기 대출조건 대비 상당히 완화된 조건으로 대출이 이뤄지고 있다. 이는 해당 선종 선박금융 시 ECA의 신용공여 및 대출비중이 높고, 신용공여를 제공하는 선박발주업체의 신용도(정유, 가스기업)가 우수한 점에 기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 대체 자금조달원의 다양화

기존 선박금융의 주요 조달원이었던 유럽계 은행의 퇴조로 인한 Funding Gap의 확대로 ECA Financing 및 직접금융비중의 증가 등 다양한 대체자금조달원이 부상하고 있다.

 

(3) 국내 선박금융시장 동향

국내 조선업계가 세계조선시장에서 시장점유율 1위의 위상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내 금융기관의 미 달러화 조달 한계성과 선박금융조달이 해운선사나 화주의 신용공여에 의해 이루어지는 상황에서 국내 해운선사 및 화주의 발주규모가 글로벌 기준에 비해 작은 규모인 점 등으로 국내 선박금융시장은 그 동안 세계 선박금융시장에서 상대적으로 작은 비중에 머물러 왔다.

국내 선박금융시장은 초기에는 KEXIM, KDB 주도하에 조선업체에 대한 인도 전 금융(제작금융)에 집중해왔으나 2000년대 초반부터 선박투자회사법 발효, 해운경기 활성화에 따른 국내 선사의 선박발주 물량 증가, 원화강세 등의 요인으로 국내 상업은행들이 본격적으로 선박금융에 참여하게 되었으며, 선박펀드규모도 확대 추세를 보였다.

그러나 2008년 리만사태 이후 글로벌 자본경색에 따른 미 달러화 조달의 어려움이 확대되고 해운경기의 급락으로 선박금융관련 손실이 발생하면서 국내 상업은행들은 사실상 선박금융 시장에서 거의 이탈한 상태이며, 최근에는 KEXIM, K-Sure 등 정책금융기관, KAMCO를 중심으로 한 선박 구조조정기금 등이 국내 선박금융시장에서 주요한 Player로 참여하고 있다.

이처럼 국내 선박금융은 한국수출입은행, 산업은행, 무역보험공사 등의 정책금융기관의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은 편이다. 한국수출입은행과 산은을 합친 선박금융 지원규모는 2011년부터 매년 30억 달러 이상을 시현하고 있으며, 무역보험공사는 200912억 달러 지원 이후 지원실적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국내 정책금융기관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높은 지원실적을 기록하고 있는 이유는 유럽계 금융기관의 대출여력 감소로 아시아국 ECA 금융에 대한 수요가 증가한 것이 주요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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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6. 수출입은행 및 산업은행 선박금융 여신액 추이

출처. 한국수출입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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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7. 무역보험공사의 선박금융 지원 규모 추이

출처. 한국수출입은행

 

2010년 이후 최근 4년간 선박투자회사 펀드의 투자액은 2008년 금융위기 이전 4년보다 112% 증가한 15,445억 원 규모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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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8. 국내 선박투자회사 펀드의 투자액 추이

출처. 한국수출입은행

 

반면, 국내 선박금융시장에서 선사들의 회사채, PEF에 의한 자금조달 비중은 아직 미미한 수준이다. 2009~20138월까지 국내 5대 선사의 회사채 발행액 총 97,326억 원 중 5.2%5천억 원 정도만이 선박구매에 사용되어 사실상 선박금융으로서의 역할은 낮은 수준이다.

PEF는 국내 증권사를 중심으로 노력중이나 은행 지원확보의 어려움, 후순위담보에 따른 채권보전 불확실성, 달러스왑 비용 등 여러 문제로 인해 큰 성과는 없는 실정이다.

국내 선박금융시장에서는 조선업체 지원을 위한 KEXIMK-Sure의 정책금융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KAMCO를 중심으로 한 선박구조조정펀드, 선박펀드의 BBC 구조를 바탕으로 한 신조매입 등이 부가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선박금융시장은 기본적으로 미 달러화 중심의 금융시장이기 때문에 국내 금융기관에게는 환율변동에 따른 달러화 조달 한계 및 차입비용 증가가 수반되며, 환율변동 및 글로벌 자금경색정도에 따라 국내 금융기관의 선박금융여력이 결정된다. , 미 달러화 조달에 대한 국내 금융기관의 기본적인 한계성은 국내금융기관이 글로벌 선박금융시장에서 적극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데 큰 제약요인이 되고 있다.

 

- KEXIM K-Sure 동향

KEXIM의 경우 최근 선박금융업계의 ECA 금융 선호 및 국내 조선업계에 대한 자금지원소요로 인해 전체 선박금융규모가 2011년 말 100억 달러에서 2012140억 달러로 증가했다.

하지만 이러한 선박금융 증가는 개별 선박신조 프로젝트, 특히 신용도가 우수한 선박발주자의 신용공여가 포함된 금융구조를 가지고 있는 선박금융 건에 대한 ECA 지원 증가에 주로 기인하며, 조선업체의 운전자본 지원을 위한 대출은 오히려 감소했다.

이는 KEXIM의 대출정책이 단기위주에서 중장기대출로 전환되고 대출규모산정기준이 기존 전체회전한도대출에서 동일인 여신한도로 변경되면서 조선업체에 대한 직접금융대출이 감소된 것이다. 그 결과 2012년 상반기까지 국내 주요 조선업체에 대한 여신한도가 거의 소진되었으며, 하반기 이후 국내 조선사들의 자금조달 상황이 어려워지게 되었다.

한편, K-Sure의 경우 선박금융환경의 악화로 RG 발급이 어려운 중소조선소에 대한 RG 발급지원을 강화하고 있으며, 2011년 기준으로 전체 자금소요의 61.2%를 지원했다. 그리고 국내 해운선사에 대한 자금지원을 개시했으나, 대출자격요건 중 해당 프로젝트의 외화가득효과 충족기준이 있어 지원실적규모는 아직 크지 않은 상황이다.

 

- 신규조달원의 부각

최근 선박금융자금조달의 어려움 증가로 국내선박금융시장에서 신규자금조달원이 부상되고 있다. 저축은행의 경우 그 동안 부동산 금융에 집중해왔으나 최근 부동산 금융의 침체로 대체투자수단 중 하나인 선박금융시장에 참여하기 시작했으며, 주로 자본투자 및 후순위 대출에 투자하고 있다.

선박펀드의 경우 2008년 해운경기 급락 이후 연도별 펀드인가규모가 감소세에 있었으나 2012년 들어 선박금융시장의 신규자금조달원에 대한 수요 확대, 연기금 등 대형투자자의 참여가 개시되면서 인가펀드규모가 크게 증가했다.

2012년 인가 펀드는 이전과는 달리 민간투자기관 주도로 펀드가 구성되었으며, 채권형보다는 지분투자형의 비중이 높은 편이다. 이는 민간투자기관의 대체투자수요를 활용해 선박금융의 자금조달소요를 충당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4. 선박금융산업의 변화 요소와 발전 키워드

(1) 변화요소

- Basel 시행에 따른 은행의 선박금융 여건 변화

2011년 유럽금융위기 이후 은행의 자산건전성 확보를 위해 마련된 바젤 III는 은행 자본의 질을 높이고 장단기 유동성 수준을 제고하며, 레버리지 규제를 통해 은행의 무리한 자산 확대를 억제함으로써 은행의 시스템 리스크를 완화하는 데 주된 목적이 있다.

바젤III는 기본적으로 바젤 에 대비해 은행의 요구자본수준을 크게 높였으며, 2017년까지 은행들은 요구자본수준을 충족해야 한다. 이로 인해 은행의 RWA(위험가중자산)의 축소추세가 더욱 가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 선박금융과 같은 장기성 대출 및 프로젝트 기준 대출의 경우 더 큰 영향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이며, 유럽계 은행은 20126월부터 유사한 자체 자산건전성 규제 적용으로 인해 이러한 선박금융 축소추세가 진행되고 있다.

그리고 바젤III에서 규정하고 있는 유동성 비율 규제(LCR ratio=고유동성자산/향후 30일간의 순현금유출액 100%)는 추가적으로 은행의 선박금융 대출여력을 감소시킬 것으로 보인다.

바젤III의 적용은 은행들의 선박금융 대출조건을 더욱 악화시킬 것으로 예상되며, 은행의 선박금융레버리지 비중이 50% 이하로 축소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이러한 은행의 선박금융 취급비중 감소에 따른 ‘Funding Gap’을 보완하기 위해 발주선사의 신용도 및 업황 전망에 따른 한도제약이 있는 기존 회사채나 자본유치와는 별도로 외부의 중/후순위 대출조달원에 대한 수요나 리스를 통한 선박조달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를 통해 비은행 금융기관, PEF, 연기금 등의 신규 자금조달원의 시장 참여가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ECA 금융은 전술한 바와 같이 은행이 선박대출자산에 대한 RWA 가중비중을 경감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그 수요가 더욱 더 증가될 것으로 추정되며, 인도 전 금융의 경우 담보의 부재라는 요인 때문에 RWA의 증가를 초래하게 됨에 따라 일반 상업은행의 RG 취급은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보여진다.

종합적으로 바젤III의 적용은 2012년부터 나타나기 시작한 선박금융시장의 Funding Gap과 선박금융 조달비용 증가추세를 심화시킬 것으로 예상되며, 선박금융시장은 자본 및 중/후순위대출에 대한 수요증가, 정책금융에 대한 의존도 확대, 실수요기반의 선박발주비중 증가(실수요자 신용공여를 통한 자금조달비중 확대) 등으로 여건이 변화될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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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1. 기존 바젤에서 바젤로의 변화

출처. Nord/LB Bank

 

. 바젤 적용에 따른 선박금융여건 변화 예상

구분

내역

비고

대출조건

대출만기의 단기화, 디레버리징 추세 지속

 

신규자금조달원

메자닌 금융 부각 예상, 리스회사의 역할 증대

PEF, 선박펀드

인도전 금융

RG 조달의 어려움 가중 예상

 

ECA 금융

ECA Cover를 통한 대출수요 확대 예상

선박금융대출자산의 위험가중비중 대폭 경감

출처. Nord/LB Bank

 

- 극동아시아 은행의 부상가능성

최근 선박금융시장이 금융여건의 저하 및 해운경기의 침체로 인해 수요자 위주의 시장에서 공급업체인 조선업체가 속해 있는 국가를 중심으로 한 수출정책금융이 확대되면서 주요 조선산업국가인 극동아시아의 한//일 은행의 대출자산이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선박금융조사기관인 Petrofin Research에 따르면 극동아시아의 선박금융대출자산규모는 2010년 약 664억 달러에서 2012년 약 930억 달러로 증가하는 등 2년 동안 연 평균 40%의 성장을 기록했다. 아직 한중일 삼국의 조선업체가 2012년 기준 전 세계 조선수주 잔고액의 73.0%를 차지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선박금융비중은 미미한 수준이지만 그 규모는 빠른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다.

아직까지 한국과 중국의 선박금융실적은 수주잔고에 못 미치는 수준이며, 중국의 경우 선박정책금융의 강화 및 한국대비 상대적으로 높은 국내발주규모로 인하여 수주잔고 대비 선박금융실적이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다.

극동아시아은행의 선박금융 참여비중은 향후 바젤 시행에 따른 기존 선박금융조달원의 자금축소로 인한 자국조선업체의 수주감소 및 자금부담을 해결하기 위한 정책금융소요 증가, 선박금융시장에서 극동아시아은행의 낮은 참여비중을 감안하면 점진적인 확대 가능성은 충분하나 달러화 조달의 한계 및 선박금융취급 경험부족으로 인하여 글로벌 선박금융시장에서 유럽계 은행의 역할을 대체하는 것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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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2. 세계 Top 40 선박금융 은행 지역별 대출자산규모 추이(단위: 십억 달러)

출처. Petrofin Research

 

(2) 발전키워드

- 관련 전문금융기관의 조속한 설립

국내 선박금융의 경우, 호황기에 선박투자를 확대하고 불황기에 유동성 확보를 위해 선박을 매각함으로써 손실을 입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그에 따라 경기순응적 금융지원에서 탈피해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자금 공급을 위한 전문금융기관의 조속한 설립이 필요하며, 대출기능뿐만 아니라 중소조선소의 유동성 확보 및 수주지원을 위해 선수금환급보증의 확대가 요구된다.

 

- 원화 결제 선박금융 확대

선박건조 대금을 달러로 지급함에 따라 달러 조달은 필수적인데, 국내 금융회사의 달러 조달 경쟁력 부족으로 선박금융시장에 참여할 금융기관 확대에 어려움이 발생하고 있다.

그에 따라 국적 선사에 의한 자국 내 건조계약시에도 원화 결제를 확대하고, 자국화물 자국선 수송 및 자국선 자국 건조정책을 추진해야 한다. 일본의 경우에는 일본 국적선사가 일본 내 건조계약을 할 시, 엔화자금을 조달하고 있는데, 이를 우리 실정에 맞게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

 

- 선박금융전문연수기관을 통한 융합전문가 양성

산업에 대한 이해, 해운시황 분석 및 상품설계 등 전문지식을 갖춘 해운·조선·금융을 통섭하는 실무형 융합전문인력이 부족한 실정이다.

그에 따라 선박금융전문연수기관을 통한 융합전문가 양성이 시급한 상황이다. 국내 선박금융전문연수기관을 설립함으로써 선박금융 선진화 및 다양한 전문연수를 통해 융합전문인력 양성에 노력해야 한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선박금융, 에너지금융, 파생상품 등을 특화해 해양금융 전문가 등을 양성하기 위해 금융전문대학원 부산분원 설립을 추진중이다.

또한 산업은행, 정책금융공사, 수출입은행, 무역보험공사 등 선박금융관련 업무를 취급하는 기관들의 기능 재정립도 필요하다.

 

- 선주, 화주, 조선, 금융업계간 협력관계 구축

국내에서는 아직 관련 업계간 협력 부족으로 유기적인 정보교류가 미흡한 실정임에 따라 선주, 화주, 조선, 금융업계간의 협력관계를 구축해야 한다. 정부, 조선소, 선사, 은행, 화주 등 다자간 협력을 위한 채널 및 정기적인 간담회 개최로 시장정보 교환을 통한 효율적인 선박금융 운영을 도모하고, 조선사와 긴밀한 정보교류와 공동 마케팅으로 해외 선박금융 수요를 흡인해야 한다.

 

- 선박투자 회사 제도 개선

선박금융이 주로 대출형식으로 이뤄지고 있음에 따라 시중의 민간 자금 흡수가 필요하다.

독일의 K/G 펀드 및 노르웨이의 K/S펀드 제도가 활성화된 주요 요인은 세제혜택 부여에 따른 투자 유인 증대이다. 그러므로 소득공제 및 세제혜택을 통해 민간의 시중 자금을 흡수해야 한다. 국내 선박펀드 일몰제 연장 및 일정부분 소득공제 혜택 부여, 공모형 선박펀드 확대 및 펀드 상품의 다양화를 위한 노력이 요구된다.

 

- 선박금융중심지 육성 및 선박금융 클러스터 형성

선박금융 관련 기관이 산재되어 있으며, 관련 산업과의 연계가 부족한 실정이다.

그에 따라 선박금융중심지 육성 및 선박금융 클러스터가 형성돼야 한다. 선박수리업, 선박관리업, 선박중개업, 선급, 해운보험, 법무 등 관련 기관 및 회사의 집적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고, 선박금융 인프라 구축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5. 마무리

고효율선박 등의 투자수요에도 불구하고 오랜 해운시황 침체로 선사들의 자체 자금여력이 크게 부족한 상황임에 따라 외부 선박금융에 대한 수요는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자기자본규제 강화 등으로 유럽계 은행들의 대출 여력 회복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아시아국 ECA에 대한 자금수요는 여전히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거래비용이 저렴하고 유동성이 풍부한 ECA 보증부 채권 수요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 해운사들의 경우에 최신 고연비선박 확보 필요성이 커지고 있으나, 이를 외부금융에 의존해야 하는 상황이며 국내 자본시장에서도 선박에 대한 투자유치 노력을 확대해가고 있다. 이에 한국수출입은행은 ECA에 대한 선박금융 수요 지속, Equity Finance 시장 확대 등 시장흐름에 따른 대응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월간<여기에> 12월호에 게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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