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 모니터링 및 보존을 위한 신축성 항균 포장재 공정 모식도 및 적용 예시 / 사진. 한국기계연구원
한국기계연구원(이하 기계연) 나노리소그래피연구센터 정준호 책임연구원 연구팀이 국립한밭대학교, 고려대학교 세종캠퍼스와 공동으로 식품 신선도 및 안전성을 실시간 모니터링할 수 있는 ‘표면증강 라만 산란(Surface Enhanced Raman Scattering, 이하 SERS)’ 기반의 유연 센서 플랫폼을 개발했다. 이 기술은 포장을 뜯지 않고도 식품 내부 상태를 비파괴적으로 감지할 수 있는 기능을 갖춰, 기존 식품 포장 기술의 한계를 극복하는 데 실마리를 제공하고 있다.
SERS 기술은 빛의 산란 현상을 이용해 극미량의 물질을 검출할 수 있는 고감도 분광 분석 기술이다. 이번 연구에서는 이 기술을 활용해 육류, 생선, 채소, 과일 등 다양한 식품의 부패 진행 상황, 유해물질 존재 여부, 영양성분 변화 등을 실시간으로 감지할 수 있게 됐다.
연구팀은 기존 SERS 기판의 실용성과 적용 범위를 개선하기 위해 전기방사 섬유상 구조에 나노전사인쇄 공정을 융합하는 새로운 방식의 제조 기술을 도입했다. 특히 섬유 기반 미세구조체 정전기적 직접 전사 기술을 구현함으로써, 고신축성과 항균 기능을 동시에 지닌 기능성 포장재를 실현할 수 있었다.
이 플랫폼은 식품 포장재와 일체화돼, 유통 및 저장 과정에서 식품의 상태를 감지하는 스마트 포장재로 기능한다. 사용자는 포장을 열지 않고도 스마트 센서를 통해 부패 여부나 유해물질 존재를 확인할 수 있으며, 항균 기능이 포함돼 식품의 신선도를 더욱 오래 유지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식품 폐기물 저감, 유통 효율성 향상, 소비자 신뢰도 제고 등 다양한 부가 효과도 기대된다.
이번 연구는 기계연 정준호 책임연구원이 이끄는 연구팀과 함께, 국립한밭대학교 하지환 교수, 고려대학교 세종캠퍼스 안준성 교수, 소순애 교수의 협업으로 진행됐다. 공동 제 1 저자인 국립한밭대학교 하지환 교수와 고려대학교 양진혁 학생은 “전기방사 섬유 위에 나노전사인쇄 공정을 적용해, 유연하면서도 고감도 특성을 지닌 SERS 센서를 구현할 수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기계연 정준호 책임연구원은 “식품 모니터링 플랫폼 기술은 스마트 포장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여는 기술로, 다양한 유통·소비 환경에 적용 가능한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라며, “향후 냉장·냉동 포장뿐만 아니라 의약품, 생체물질 감지 등 다양한 응용 분야로 확장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이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업통상자원부, 문화체육관광부, 중소벤처기업부가 공동으로 지원하고 한국연구재단이 주관한 국가연구개발사업의 일환으로 수행됐으며, 연구 성과는 국제 학술지 ‘스몰(Small)’ 2025년 최신호에 게재돼 학계로부터 높은 주목을 받고 있다. 본 논문은 해당 호의 뒷면 표지(back cover) 논문으로도 선정되며 그 기술적, 시각적 혁신성을 입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