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크(Turck)의 울리히 터크(Ulrich Turck) 회장이 한국을 방문했다.
인터뷰 내내, 울리히 회장은 터크코리아 및 한국시장의 성장 가능성에 대한 기대와 자신감을 감추지 않았다. 터크코리아는 수년간 두 자리 수의 성장을 지속하는 한편, 마린(Marine) 및 제약 등 신규 어플리케이션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확보하면서, 울리히 회장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고 있다.
인터뷰를 통해 울리히 회장은, 앞으로 소프트웨어가 공장을 지배하는 소프트웨어 시대가 올 것이라고 피력하는 한편, 이러한 트렌드에 대응하기 위한 소프트웨어 업체 인수 의향도 밝혔다. 특히 한국이 스마트 팩토리 비즈니스에 필요한 터크의 소프트웨어 능력을 강화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역량기지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취재 최교식 기자 cks@engnews.co.kr
TURCK 울리히 터크 회장(우) ㆍTURCK Korea 최철승 지사장(좌)
-지난 2015년 터크의 비즈니스 성과는 어떠했나.
▲터크는 지난 2015년, 글로벌 전체적으로 약 6%의 성장을 달성했다. 특히 한국 시장에서 24%라는 괄목할 만한 성장을 달성한 점에 대해 감사와 격려의 말을 전하고 싶다.
터크 전체적으로 봤을 때, 한국 및 인도와 같은 동남아시아 지역의 성장세가 괄목할 만했고, 반면에 BRICS 국가에 해당하는 러시아와 브라질 및 중국의 상황은 좋지 않았다.
특히 최근, 한국 시장에서 처음으로 마린(Marine) 분야에 터크의 리모트 I/O를 공급하는 성과가 있었다. LNG Carrier 프로젝트에 적용이 됐는데, 이것은 우리 터크의 프로세스 자동화 비즈니스에 있어서 대단히 중요한 실적으로, 이를 치하하기 위해 프로젝트를 담당한 한국의 직원을 본사로 초청해서 라인강 투어를 제공할 예정이다. 이번 실적은 그동안 육상 수요를 대상으로 한 터크코리아의 프로세스 비즈니스가, 해상 오프쇼어 수요로까지 확대될 수 있는 중요한 성과에 해당한다.
마린 분야는 한국 외에 영국이나 싱가포르 등 비즈니스를 할 수 있는 국가가 많질 않다. 터크에서는 앞으로 전략적으로 마린 분야를 강화할 방침으로, 이 부분에서 한국이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마린 분야의 고객이 터크의 리모트 I/O를 선택하게 된 요인은 무엇이었나.
▲터크의 방폭용 Remote I/O 시스템인 Excom은 Zone 1과 2의 방폭 환경에서 사용할 수 있는 제품으로, 통신과 파워공급을 이중화한 본질 안전용 Remote I/O다. 방폭 존이나 PA 분야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리던던트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가 중요한데, 터크는 시스템 및 파워, 통신까지 전체를 이중화로 구축할 수 있다.
특히, Excom에 대해 GL 및 DNV 등 마린 인증을 획득한 것이 주효했다. 본사의 적극적인 지원과 제품 자체의 성능이 경쟁사 제품을 물리치고 터크의 리모트 I/O를 선택하게 한 요인이 됐다.
-글로벌 시장에서 6%라는 성장을 견인한 동인은 무엇인가.
▲현재 디지털 I/O에서 아날로그 I/O로 수요가 바뀌는 추세와 맞물려, 리니어 센서나 각도센서, 엔코더와 같은 아날로그 센서의 수요가 매출 성장에 큰 역할을 했으며, RFID와 같은 자동인식 디바이스 역시 중요한 성장 동력이 됐다.
-이번에 한국을 방문한 목적은 무엇인가.
▲한국을 방문해서 터크코리아의 성장을 확인하고, 본사에서도 정보를 공유하고자 한다. 또 주요 고객사를 방문함으로써, 터크의 비즈니스를 확장할 수 있는 방안을 협의했다.
터크코리아의 비즈니스를 분석해 봤을 때, 타깃 고객에 대한 접근을 효과적으로 잘 한 것으로 평가가 되고, 신규 어플리케이션에 대한 개발에 적극적이었던 것이 좋은 성과를 내고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특히, 터크코리아는 다른 조직과는 다르게 엔지니어링 능력이 탁월하다는 것이 나의 견해다.
-터크코리아는 RFID를 이용한 제약분야의 시리얼라이제이션 (Serialization)에서 성과를 보이고 있는 것이 특징인데, 이에 대한 의견은.
▲지난 2월 4일 한미약품을 방문해서 공장 투어를 하고, 고객사의 엔지니어링 요구사항을 파악했다. 현재 급속히 증가하고 있는 위조 의약품이 전 세계적으로 큰 문제가 되고 있는 가운데, 제약회사들이 제품의 추적 관리 시스템(Track & Trace System)을 구축하도록 법제화가 됐다.
따라서 제품 추적관리를 구축하기 위한 방안으로 모든 약품에 일련번호를 구축(Serialization)해야 하는데, 터크코리아에서는 이 시리얼라이제이션 비즈니스에서 성과를 보이고 있다.
생산된 의약품에 바코드나 RFID를 붙여서 일련번호 체계를 구축하면, 이 정보가 MES나 ERP와 같은 기업정보 시스템과 연계가 된다.
실제로 시리얼라이제이션을 진행하고 있는 자동화 업체들이 많지 않은데, 터크코리아에서 성공적으로 비즈니스를 이어가고 있는 점에 대해 만족스럽게 생각한다. 앞으로 한국의 사례를 글로벌 시장으로 확산시켜 나갈 예정이다.
-터크는 RFID 및 센서부터 필드버스, IO-Link에 이르기까지, Industry 4.0을 구현하기 위한 제품 포트폴리오 측면에서 유리한 입장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Industry 4.0을 구현하는데 있어서 스마트 센서나 RFID, IO-Link는 대단히 중요하다. Industry 4.0이란 인더스트리와 커뮤니케이션이 융합되는 것을 의미한다.
자동차 공장의 예를 들면, 과거에는 자동차 공장에서 단독으로 자동차를 생산했다. 그러나 Industry 4.0이나 IIoT에서는 소비자가 엔진이나 기어, 타이어, 전화 등의 색상을 비롯한 사양을 직접 선택할 수 있게 된다. 따라서 이제는 자동차를 생산하는데 있어서 여러 그룹과의 커뮤니케이션을 거쳐야만 한다. 제조공장에서는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하다.
또 제조 아키텍처는 피라미드 형태로 구성이 되는데, 제일 아랫단에 센서나 액추에이터와 같은 디바이스가 존재하고, 중간에 컨트롤 단, 상위에 ERP와 같은 기업정보 시스템이 있다. Industry 4.0이나 IIoT에서는 이러한 제조 아키텍처 상의 모든 디바이스와 소프트웨어가 커뮤니케이션이 되어야만 한다.
터크에서는 RFID 정보들이 MES단에 연결이 되어 커뮤니케이션 자체를 진행하는 프로젝트를 폭스바겐이나 BMW, 아우디 등의 독일 자동차 업체들과 진행했거나, 현재 프로젝트를 진행 중에 있다. 한국의 자동차 업계에서도 RFID를 활용한 자동화 프로젝트의 가능성에 기대를 하고 있다.
지난 2014년,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와 네덜란드의 국무총리 마크 뤼터가 하노버 메쎄 터크 부스를 방문해, 울리히 터크 회장과 RFID 기술에 관한 대화를 나누고 있다.
-Industry 4.0과 관련한 미래의 제조 기술 트렌드를 어떻게 예상하나.
▲Industry 4.0은 독일정부에서 시작한 제조업전략이지만, 이것은 전 세계에 걸친 하나의 혁명이라고 볼 수 있다.
현재, 디지털 시대로부터 소프트웨어가 공장을 운영하는 소프트웨어 시대로 세상이 바뀌는 중요한 전환점에 들어서 있다. 앞으로는 소프트웨어가 공장을 관리하고 운영하는 소프트웨어 세상이 될 것이다.
이와 관련해서 새로운 통신 플랫폼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현재는 PLC 업계를 주도하는 여러 메이저 PLC 기업들이 각자의 분리된 영역에서 비즈니스를 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이들이 통합된 형태로 가게 될 것이다. 따라서 뛰어난 네트워크를 만드는 회사가 좋은 결과를 내게 될 것이다. 터크도 이러한 전 세계적인 변화를 이끌고, 이러한 변화를 통해 고객들이 더 많은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적극적인 노력을 전개해 나갈 방침이다.
또, 현재 중간 레벨에 DCS나 PLC와 같은 컨트롤러들이 존재하는데, 앞으로 이 컨트롤 레벨이 상위 소프트웨어로 대체될 것이다. 이러한 트렌드는 지금도 진행이 되고 있으며, 앞으로 이러한 현상이 가속화 될 것이다.
-그러한 기술 트렌드에 대응한 터크의 기술 전략은 무엇인가.
▲터크는 센서업체로서, IO-Link 기술과, PLC 역할을 하는 필드버스 제품에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IO-Link는 최 하단 센서와 상단의 제어기기 간의 직접 통신체계로서, 기존 스탠다드 인터페이스의 병목현상을 해결할 수 있다. IO-Link란, 센서 혹은 액추에이터를 인터페이스 모듈과 1:1로 연결하는 방법인데, 기존의 2선식 케이블 연결의 경우 단순 스위칭 데이터만을 전달할 수 있지만, IO-Link는 2ms 사이클을 통해 2byte의 스위칭 정보와 데이터 채널을 함께 전송할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또 파라미터 값 혹은 진단 메시지 등의 추가적인 정보 전송도 가능하기 때문에, 센서와 액추에이터 등의 최 하단 자동화기기의 통신이 현실화될 수 있다.
터크 제품들 중에서 IO-Link 통신이 가능한 제품은 최근 출시된 비접촉식 인덕티브 엔코더를 비롯하여, 360° 각도센서, 로터리 액츄에이터, 리니어 포지션센서와 압력, 유량, 온도센서, 초음파 및 포토센서 등의 센서류와 I/O 허브, 인덕티브 커플러 등이 있는데, 이와 같은 IO-Link 통신을 지원하는 센서들은 물론, 기존의 일반 센서 및 액추에이터도 터크의 I/O허브를 통해 IO-Link 시스템 적용이 가능하다.
이는 결국 고객들이 효율적인 생산공정을 갖추어, 설비 투자비용을 줄일 수 있게 해준다. 현재 시장에 나와 있는 센서들은 통신기능이 부족한데, 터크에서는 현재 다이렉트로 이더넷에 연결되는 센서 개발을 계획하고 있다.
또 현재, PLC와 I/O를 통합해서 PLC 역할을 하는 필드버스 제품 개발을 계획하고 있다. 이러한 제품은 제조 아키텍처에서 센서와 MES의 중간 역할을 하게 된다.
Industry 4.0에서는 소프트웨어의 역할이 중요하기 때문에, 터크에서는 소프트웨어 업체 인수도 고려하고 있다.
-지금 얘기한 PLC와 I/O를 통합한 필드버스 제품은 데이터를 수집해서 상위로 전송하는 역할을 할 수 있나.
▲터크에서는 이미 이더넷 베이스의 게이트웨이인 멀티 프로토콜(Multi Protocol)이라는 제품을 출시했다. 터크의 멀티 프로토콜은 하나의 모듈에서 Profinet이나 Modbus/TCP 혹은 EtherNet/IP 등의 통신을 지원한다. 즉 별개의 게이트웨이 없이 하나의 모듈에서 다양한 통신을 지원하는 오픈 플랫폼을 통해, 고객이 특정 공급업체에 의존하지 않아도 되도록 지원하고 있다. 이러한 오픈 플랫폼은 인더스트리 4.0이 지향하는 방향과 정확히 일치한다.
-한국의 Industry 4.0의 가능성에 대해 어떻게 보나.
▲한국은 엔지니어들의 교육 수준이 높다. 따라서 Industry 4.0을 구현하는데 있어서 전혀 문제가 없다고 본다. 터크코리아의 입장에서 보면, 현재 진행 중인 제약 시리얼라이제이션은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로 확산이 될 수 있다.
-Industry 4.0이나 IIoT가 중소기업으로 확산되기에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생각되는데.
▲대기업들은 Industry 4.0 구현을 위해 새로운 PLC나 IT에 투자할 수 있는 여력이 있지만, 중소기업들은 투자여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Industry 4.0이나 IIoT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Industry 4.0이나 IIoT는 제조업체의 생존을 좌우하는 트렌드이기 때문에, 중소기업들도 전체적인 투자는 아니더라도 Industry 4.0이나 IIoT를 구현하기 위한 첫 번째 단계부터라도 준비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최근 터크에서 진행된 투자로는 어떤 것이 있나.
▲터크는 전략적으로 세 가지에 초점을 맞춘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새로운 시장, 새로운 제품, 새로운 인프라(Facility)가 그것으로, 터크에서는 지난해 500억 원을 투자해 멕시코 신공장을 구축한데 이어, 앞으로 베트남에 공장을 구축해 아시아 생산기지로 활용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이란에도 투자계획을 가지고 있다. 이란은 OEM이나 오일 & 가스 분야에서 중요한 시장으로, 이란의 정세가 안정화가 되면 본격적인 투자가 진행이 될 예정이다.
또 Facility 측면에서는 지난해 본사 신사옥을 짓기 시작해서 올해 6월에 개관이 될 예정이다.
또 새로운 시장과 관련해서는 마린을 비롯한 프로세스 시장에 대한 공격적인 투자를 전개하고 있다.
-한국 시장에 대한 새로운 투자계획도 있나.
▲터크코리아는 꾸준히 두 자리 수 성장을 이어온 모범적인 케이스다. 한국은 지금까지도 잘 해왔고,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좋은 비즈니스를 이어갈 것으로 기대를 하고 있다. 앞서 얘기했듯이 터크코리아의 조직은 영업만이 아니라, 엔지니어링 능력이나 시스템 턴키 비즈니스를 할 수 있는 능력이 뛰어나다는 것이 나의 판단이다. 따라서 앞으로 한국 시장에 대한 지원을 지속적으로 강화할 생각이다.
터크는 가족기반의 크지 않은 기업이기 때문에 인건비가 중요하다. 한국에서 현재와 같은 성장을 지속해준다면, 생산기지 구축도 계획하고 있다. Industry 4.0의 관점에서 얘기하면 과거와 같이 단순히 조립하고 생산만 하는 공장이 아니라, Industry 4.0의 트렌드에 맞는 제품을 만들어 내는 생산기지를 한국에 구축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 한국은 생산이나 어셈블리뿐만 아니라, MES와 같은 소프트웨어 제품을 만들 수 있는 좋은 생산기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스마트 팩토리 측면에서 보면, 터크는 앞으로 소프트웨어 능력을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고, 한국이 소프트웨어 COE(Center of Excellence 역량기지)의 역할을 해주길 기대한다.
-터크가 혁신적인 기업이라고 생각하나.
▲물론 터크는 혁신적인 기업이다. 제품이나 기업문화, 고객과의 관계 등, 모든 측면에서 터크는 더 좋은 세상을 만드는데 주력하고 있다.
제품의 예를 들어서 설명하면, 터크는 Uprox3나 멀티 프로토콜과 같은 혁신적인 제품들을 끊임없이 개발해 시장에 소개하고 있다. Uprox3는 모든 금속체에 동일한 감지거리를 출력할 수 있는 제품으로, 특히 현재 시장에 나와 있는 Factor1 센서 중 가장 긴 감지거리를 보유하고 있으며, M8사이즈는 3mm, M12는 6mm, M18은 10mm까지 감지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터크는 지난 2015년에 50주년을 맞았으며, 약 8000억 원의 매출을 올렸고, 전 세계에 걸쳐 4000 여 명의 직원을 고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