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증류 기반 담수화 공정 간헐운전 조건 / 사진. 한국과학기술연구원
한국과학기술연구원(이하 KIST)은 물자원순환연구단 정성필 박사팀이 하루 중 변동되는 태양에너지 조건에서도 분리막의 막오염 억제가 가능한 무약품 세척 기술을 개발해 해수담수화 기술의 상용화 가능성을 높였다고 밝혔다.
해수담수화 기술 중 막증류 공정은 바닷물을 가열해 발생한 수증기를 소수성 분리막의 공극으로 이동시킨 후, 응축 과정을 거쳐 염분이 배제된 순수한 물을 얻는 기술이다. 최근 막증류 공정에서 태양열을 이용하여 해수를 가열하는 탄소중립적 방법이 시도되고 있으나 해가 있는 낮에만 활용이 가능해 장치가 구동하지 못하는 시간에는 해수가 분리막에 접촉한 채로 물이 증발하게 된다. 그 결과 탄산칼슘(CaCO3) 또는 황산칼슘(CaSO4)이 분리막 표면에 쌓이는 막오염이 일어나 담수 생산량이 감소하거나 오염되는 문제가 발생한다.
또한 직접적인 태양에너지 변동을 모사하는 연구는 파일럿 규모의 현장 연구에서 가능하기 때문에 실험실 기반 연구에서는 제한적이다. 따라서 그동안 태양에너지를 이용하는 담수화 연구의 경우 정오의 태양에너지(1 Sun 조건)를 모사하여 열 또는 빛 에너지 공급 차원에서 짧은 시간의 실험이 주로 수행됐다. 반면 KIST 연구진은 인공해수 온도를 1시간에 10°C씩, 8시간 동안 20°C에서 80°C까지 증가 및 감소시킨 후에 16시간 동안 실험실 온도(20°C)에서 방치하는 방식으로 4일(총 96시간) 동안 해수를 농축시키면서 막증류 공정을 간헐 운전하여 하루 중 태양에너지 변동을 실험실에서 모사했다. 그 결과 분리막을 세척하지 않는 조건에서는 하루만 운영해도 막젖음이 발생해 안정적 운영이 불가능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일반적으로 막오염 물질의 세척을 위해서 산, 염기 및 차아염소산 등의 약품을 사용하고, 세척 후에 발생하는 폐수를 처리하기 위한 환경 비용이 추가로 발생한다. KIST 연구진은 화학약품에 대한 작업자의 안전을 확보하고, 폐수 처리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생산된 담수로 분리막을 물리적으로 세척하는 기술을 제안했다. 연구진은 막증류 공정이 중단될 때 분리막과 접촉한 채로 방치되는 농축 해수를 배수하고 생산된 담수로 세정한 후 건조했다. 그 결과 다음 운전 시작할 때 막오염과 막젖음이 발생하지 않았으며, 총 96시간, 4회 반복 과정에서도 분리막의 성능 감소 없이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KIST 정성필 박사는 “전기 인프라나 운영비 지원이 부족한 개도국 또는 오지에서 태양열만으로 담수화 시스템을 안정적으로 운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앞으로 막증류 공정뿐 아니라 다양한 해수담수화 공정으로 적용이 확장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