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산업기술의 미래와 청정생산 산업 전망
임진우 2018-06-15 15:23:52

삶의 질이 향상되면서 우리 사회가 제조업에 기대하는 수준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새로운 환경 설비를 도입하는 기존의 대응방식만으로는 사회의 요구를 만족시킬 수 없을 정도로 환경 규제의 방식이 다양화되어가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기존의 설비 개발·제작 중심의 청정생산도 새로운 방식의 비즈니스 모델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현재 미래 산업의 트렌드인 서비스와 4차산업혁명 기술과의 융합이 청정생산의 업그레이드에 핵심 역할을담당할 것이다.

 

청정생산의 변화를 이끄는 우리 사회의 요구들

청정생산(사전 오염 예방)이라는 개념이 우리나라에 들어온 지 20여 년이 흘렀다. 1990년대 초반, 산업에서 무분별하게 배출되는 오염이 인류와 사회 전체의 성장을 가로막을 수있다는 위기에 모두가 공감하였다. 이에 따라 지구 전체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 산업계에 주어진 역할이 청정생산으로서, 특히 당시 우리나라와 같이 성장의 절정에 있는 개발도상국의 대량생산으로부터 배출되는 산업오염이 당시 청정생산의 주요 타깃이 되었다. 결과적으로 오염을 처리하는 환경설비나 생산 공정 자체를 친환경적으로 바꾸는 기술이 관련 산업을 리드하게 되었다.
이후 우리는 지금까지 경제적으로나 사회적으로 많은 변화를 이끌고 경험하면서 오늘날에 이르렀다. 전반적으로 물질적으로는 더 풍부해졌고, 안전과 사회 인프라가 나아졌으며, 산업의 구조에도 많은 변화가 있어왔다. 지속적인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우리 사회는 산업에 환경적으로 더욱 많은 역할을 요구하게 되었다. 단순히 생산하면서 배출하는 오염을 줄이는 것에서 더 나아가 제품을 소비하는 과정에서(유해물질 사용금지), 소비 이후에 폐기하는 과정에서의 안전성(재활용 의무)을 보장하도록 하는 규제가 신설되어 왔다. 그동안 발생된 오염물의 처리를 중심으로 한 기술과 설비에 초점을 맞춘 청정산업은 앞으로 소재·부품 조달, 유통·물류, 소비, 재활용 등 제품 전과정(Life Cycle)에서 다양한 형태의비즈니스로 구현될 것이다. 이러한 변화를 가속화시키는 요인들로는 국민건강 이슈와 서비스 중심의 산업구조 전환, 4차 산업혁명의 가속화 등을 들 수 있다.

 

삶의 질에 대한 욕구가 제도와 산업을 바꾼다

최근 기후변화, 미세먼지, 화학사고 등 국소적인 지역의 범위를 넘어서는 환경 문제와 재활용 쓰레기 수거와 관련된 사회 문제가 거의 매일같이 뉴스에 등장하고 있다. 환경오염에 대한 우리 국민의 우려와 개선에 대한 욕구는 환경규제를 바꾸고, 따라서 미래의 생산방식을 더욱 변화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에 이슈가 된 환경문제 발생 이전부터 산업계, 특히 제조업에 대한 환경 규제는 새로운 형태로 도입되고 있다.

 

2017년부터 도입된 환경오염통합관리제도는 배출기준의 강화뿐만 아니라 생산하는 방식을 친환경적으로 바꾸도록 최적가용기법(Best Available Technique)을 권장한다.

 

 

제조업의 입장에서 새롭게 부과되는 의무를 살펴보면, 먼저 2015년부터 연간 1톤 이상 제조·수입하는 기존화학물질과 100kg 이상의 신규 화학물질을 등록하고 관리하는 의무가 강화된다. 특히 유해화학물질을 취급하는 기업은 장외영향평가, 위해관리계획의 수립 의무가 추가된다. 다음으로 2017년부터도입된 환경오염통합관리제도는 배출 기준의 강화뿐만 아니라 생산하는 방식을 친환경적으로 바꾸도록 최적가용기법(Best Available Technique)을 권장한다.
또한 재활용 의무에서도 기존의 폐기물에 대한 재활용에서 재활용 자원을 원료로 사용하는 것이 추가되는 추세다. 이에 따라 기존의 공정, 제품에서 발생하는 오염저감기술은 규제의 강화와 함께 계속 고도화될 것이다.
그러나 앞으로 이와 같은 환경제도의 변화에 제조업이 신규 환경설비의 도입에 투자하는기존 방식만으로 대응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화학물질의 체계적 관리, 사업장 밖에 미치는 환경영향의 분석, 환경에 최적화된 생산방식의 도입, 재활용 원료 조달등은 이전에는 제조업이 해본 적이 없는 활동들이기 때문이다.

 

서비스와 4차 산업혁명에 의한 청정생산의 미래상

우리 사회가 요구하는 새로운 요구를 제조업은 어떠한 방식으로 대처해갈 것인가? 지금까지의 많은 연구와 선진국의 사례는 서비스와 ICBM 기술과 접목한 비즈니스가 해답이 될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먼저 서비스 측면에서 청정생산 비즈니스는 단순한 환경설비의 판매가 아닌 설비의 기능을 판매하는 제품서비스 방식으로의 전환이 일어날 것이다. 기업이 새로운 요건에 맞는 설비를 구입해서 사용하는 것보다 렌트라는 형식을 통해서 설비 본연의 ‘기능(Function)’과 수리, 폐기까지의 제품 전과정에서의 ‘관리(Maintenance)’를 구입하는 방식을 말한다. 이미 시장에서는 정수기와 사무실 복합기가 대부분 이러한 방식으로 상품화되고있다. 서비스를 구매하는 제조업 입장에서 ①제품, ②수리, ③폐기로 이루어진 비용이,판매하는 입장에서 ①보다 높은 기능(고효율), ②전문적인 유지보수, ③재활용 등 보다 비용 효율적이며 친환경적인 수익으로 전환된다는 것이 이 비즈니스의 특징이다. 단순한 고효율의 설비 제작뿐만 아니라 사용 중 높은 효율을 유지하고, 적절하게 유지보수하며, 보다 수익성 높게 재활용하는 방법을 아는 업체가 시장의 주도권을 잡을 수 있다는 의미다. 이미 선진국에서는 공기압축기와 같이 에너지를 다량 사용하는 유틸리티를 중심으로 기존 설비 제작 및 판매에서 유지관리를 포함한 제품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상당한 매출 신장을 올리는 설비기업의 사례가 심심치 않게 보고되고 있다.
다음으로 4차 산업혁명의 핵심기술도 미래 청정생산의 모습을 크게 바꾸게 될 것이다. 현재 ICBM, 즉 사물인터넷(IoT), 클라우드(Cloud), 빅데이터(Big Data), 모바일(Mobile) 기술과 연결될 수 없는 미래 산업은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우리 곁에 와있다.
청정생산, 즉 환경 친화적인 생산은 기존보다 적은 양의 오염을 배출하고, 적은 양의 자원을 사용하면서 동일한 생산성을 달성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생산 과정에서환경적인 비효율성은 보통 설비 자체의 노후뿐만 아니라 미숙한 설비 가동이나 활용 가능한 자원의 인지미숙 또는 품질 불량에 따른 부산물에서 기인한다.
앞서 제조업이 설비를 사용하는 과정에서 유지관리를 포함한서비스의 효율성을 언급하였는데, 이때 효율성을 만드는 요소가 바로 ICBM 기술이 될 것이다. 원격 모니터링을 통해설비의 성능을 진단하고, 자원(에너지) 사용량 분석을 통해 최적의 생산조건을 제시하거나 제어하는 기술은 미래의 청정생산 비즈니스의 핵심 요소가 될 것이다.
이미 미국, 유럽 등 선진국은 전력 분야에서 소매 수준의 거래가 허용되면서 감축전력 매집(Demand Response Aggregation), 전력 저장서비스(Energy Storage Service), 전력 절감 컨설팅, 지역기반 재생에너지 판매 등 다양한 신사업이 생겨나고 있다. 이러한 비즈니스는 모니터링 기기(스마트미터) 제조사, IT기업 등 기존 시장에 없던 사업자를 끌어들이면서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내고 있다. 청정생산이 비단 에너지뿐만 아니라 우리가 미처 인지하지 못해서 버려졌던 가치의 확보와 비효율성을 바로 잡는다는 관점에서 앞으로 관련 비즈니스의 확장성과 잠재력은 무한할 것이다.

 

 

 

디지털여기에 news@yeogie.com <저작권자 @ 여기에. 무단전재 -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