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대형 DCS 위주의 플랜트 단위 사업에 주력해오던 ABB코리아가 중소형 플랜트 및 단위설비 제어에 적용 가능한 PLC 사업 분야로 업무영역을 확대한다.
‘새삼스럽게 PLC?’라는 관련업계의 시각을 바꾸어 놓을 수 있는 ABB 측의 카드는 무엇일까?
ABB라는 탄탄한 브랜드 인지도를 무기로, 그동안 DCS 업계에서 구축해온 경쟁력을 최대한 활용하겠다는 것이 ABB 코리아 측의 전략. 또한 타 글로벌 자동화업체들과 마찬가지로 PLC 단품이 아닌 중전기기부터 필드 인스트루먼트에 이르기까지 토탈 솔루션 공급이 가능하다는 능력 역시 시장 확대에 중요한 마케팅 키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자동화 업계에서의 ABB의 위치를 감안할 때 ABB의 PLC 시장 참여는 크든 작든 국내 PLC 업계에 일련의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여, 관련업계의 관심을 증폭시키고 있는 것만은 사실이다.
이 회사 공정자동화사업부 주영창 상무를 만나 향후의 시장 확대 전략에 대해 들어봤다.
취재 최교식 기자 cks@yeogie.co.kr
▷▶국내 PLC 시장은 이미 내노라하는 글로벌 자동화 기업 및 국산 자동화 업체에 의해 시장이 형성되어 있는 상황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ABB의 PLC 사업 개시는 시기적으로 늦은 것이 아닌가 하는 시각이 있습니다.
ABB에서 PLC 사업을 시작하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ABB가 PLC 사업을 개시하는 것이라기보다는, ABB에서 PLC 분야 사업을 보다 적극화하겠다는 것이 옳은 표현입니다.
ABB는 그동안 대형 플랜트 위주로 전개해오던 DCS 사업을 확대하여 중소형 규모의 플랜트 설비 및 소규모 단위설비 컨트롤에 적합한 PLC에도 역량을 집중하기로 했습니다.
잘 아시다시피, ABB는 중전기 분야의 기술선도 기업인 스웨덴의 Asea와 스위스의 BBC의 합병에 의해 탄생된 글로벌 기업입니다.
따라서 과거부터 PLC 제품을 공급하여 고객으로부터 신뢰를 확보하고 있으며, 그동안 DCS 뿐 아니라 PLC와 DCS의 중간단계에 해당하는 하이브리드 DCS 사업을 전개해왔습니다.
현재 컨트롤 시장이 중동 특수로 호황을 구가하고 있는데, DCS로 시스템을 구축하기에는 가격이 부담스럽고, PLC로는 기술적으로 한계가 있는 어플리케이션이 하이브리드 DCS의 주 고객입니다.
과거부터 보일러나 냉동설비, 인쇄기 등 머신빌더 분야에 ABB의 PLC가 공급되어 사용되고 있으며 또 「AC500」의 전신이라고 할 수 있는 「프로콘틱시리즈」는 조선업계에 세이프티(Safety) 용도로 적용되어 기술 및 품질을 인정받고 있습니다.
그동안 PLC를 공급하고는 있었지만 해외 OEM 위주의 사업에서 탈피하여 로컬 위주의 사업을 확대하기 위한 전략에 의해 올해부터 한국에서도 본격적으로 PLC 사업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한국시장에서는 패키지 형태로 사업을 전개하실 예정입니까.
OEM 및 파트너를 통한 영업, 이 두 가지 형태를 병행할 계획입니다.
OEM은 국내 단위기계 제작업체라든가, 설비제작 업체에 하드웨어 혹은 어플리케이션을 공동 개발하는 형식이 되며, 파트너를 통한 영업은 기술력을 갖춘 제어설비 업체를 통한 사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ABB의 「AC500」은 하이브리드 타입으로 알고 있는데 그렇다면, 타깃으로 하는 수요는 중소 규모의 컨트롤 시장입니까.
「AC500」은 하이브리드보다는 PLC로 정의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합니다. 용도로는 머신빌더와 수 처리와 같은 소규모 플랜트 및 단위기계 제어용으로 적합합니다.
이 외에도 「AC700」이라는 신제품이 올 중순경에 출시될 예정이며, ABB에서는 하이브리드 DCS 「Compact Products 800」 모델을 대형 플랜트를 제외한 소형부터 중형까지의 제어 어플리케이션에 대응할 수 있도록 제품을 공급하고 있습니다.
▷▶「AC500」 외에 「AC31」이라는 PLC 제품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두 가지 제품의 차이는 무엇입니까.
「AC500」은 모듈러 타입이고, 「AC31」은 CPU 자체에 I/O를 포함한 스탠드얼론 타입입니다. 따라서 Input/Output 카드를 안 써도 된다는 것이 「AC31」의 장점으로, 이 제품은 전 세계적으로 크레인이나 인쇄기 등의 머신빌더 분야와 선박 엔진 컨트롤 룸에 많이 공급이 되어 있습니다.
ABB의 PLC는 「프로콘틱시리즈」에서 「AC31」을 거쳐 「AC500」으로 진화해왔다고 보시면 됩니다. 이는 세계적인 기술발전 추세에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예를 들면 국제표준 통신 시스템이라든가 IEC 등의 설계표준에 맞추어 고객들에게 보다 향상된 편리함을 제공하기 위한 것입니다.
▷▶조선 분야에 ABB의 PLC가 적용이 되고 있다는 것은 몰랐던 사실입니다.
조선의 Offshore가 아닌 Onshore 부분에 「AC31」이 적용이 되어 있다면, 국내 조선시장 역시 ABB PLC의 관심분야라고 봐도 됩니까.
그렇습니다. 유럽 선주를 위주로 하여 이미 「AC31」이 선박에 사용되는 엔진 등 단위기계의 제어 운전용으로 오랫동안 공급되어 왔으며, 「AC500」을 한국시장으로 확대할 예정입니다.
▷▶「AC500」과 「AC31」의 CPU는 각각 어떻게 됩니까.
「AC500」은 유저의 용량에 맞게 PM571, PM 581, PM 591이 있어서 64kB부터 4메가까지 성능별로 구분이 됩니다.
또 「AC31」은 Small Control Unit인 40과 50이 있고, Slot 타입인 90, Compact Control Unit인 90이 시리즈화 되어 있습니다.
▷▶「AC31」과 「AC500」은 구체적으로 타깃 시장이 어떻게 됩니까.
「AC500」 및 「AC31」은 모두 일반 FA 시장을 중심으로, 소형 단위설비와 단위기계 운전 및 제어설비에 적용하여 ABB의 상위 DCS 기종 및 Drive 혹은 Instrument 등 여타 설비와 용이한 정보 공유 및 통신을 함으로써 고객의 편의성을 증진시키고자 합니다.
▷▶현재 PLC는 하드웨어 성능에서 공급업체별로 차별성을 찾기 힘든 상황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어떠한 방법으로 시장을 확대해 나가실 예정이십니까.
지금 얘기하신대로 PLC는 하드웨어의 신뢰성이라든가 유저 친숙성이라는 측면에서 어느 메이커나 비슷해서 크게 차별화가 되질 못하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ARC의 발표에 의하면 ABB는 전 세계 컨트롤 분야에서 선두의 시장점유율을 유지하고 있으며, 국내 또한 신뢰성 있는 DCS의 공급업체로서의 위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를 바탕으로 ABB의 역량을 PLC 시장으로 확대하여, 고객의 요구에 초점을 맞춘 마케팅을 전개할 계획입니다.
특히 ABB는 PLC뿐만이 아니라 드라이브나 인스트루먼트, 다양한 전기 패널 등 모든 계장제품을 갖추고 있는 종합 전기 자동화 엔지니어링 기업으로, 이들 컴포넌트를 통합 솔루션으로 공급하는 기술이 뛰어납니다.
또한 우리 ABB코리아는 천안에 대단위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는 점에서 타 PLC 메이커들과는 차별화 됩니다. 따라서 이러한 우리의 강점을 활용해 기존 ABB 유저 및 타 컨트롤 수요를 적극 공략할 계획입니다.
또 최근, 유저들이 단순히 제품을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컨설팅과 기술지원이 가능한 업체를 선호하는 것이 추세입니다. 우리 ABB는 이러한 유저의 요구에 적극 대응하는 방법으로 시장을 확대해 나갈 예정입니다.
▷▶대리점 전략은 어떻게 가져가십니까.
타 업체는 SI 업체나 딜러를 통해 판매를 하고 있지만 저희는 에이전트 개념이 아닌 사업 파트너 개념의 유통전략을 전개해 나갈 방침입니다.
ABB 파트너는 현재 그 규모에 따라 2~3 가지 형태로 운영이 되고 있으며, 단순히 ABB 제품을 판매하는 기존의 대리점의 개념이 아니라 ABB와 함께 모든 기술 및 역량을 공유하는 개념으로 본사 차원의 관리 및 지원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지난달 우리 ABB Korea에서는 5개의 파트너 선정을 완료했으며 앞으로 이 파트너들을 중심으로 ABB PLC 사업을 확대하는 한편, 향후에도 ABB와 함께 할 적극적인 파트너를 발굴할 예정입니다.
ABB는 PLC뿐 아니라 Small PLC에서 대형 DCS까지 고객의 어떠한 요구에도 대응할 수 있는 제어설비를 공급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