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프와 콤프의 최근 동향을 말하다 4 - 그런포스펌프 펌프와 콤프의 최근 동향을 말하다 4 - 그런포스펌프
정정화 2008-05-22 00:00:00

네 번째 만남

 

‘직원들이 회사의 자산’이 아니라 ‘직원들이 바로 회사’
그런포스펌프 칼스턴 비야그 회장

  덴마크의 소도시 베어링브로(Bjerringbro)에서 1945년 설립된 그런포스는 창업 이래 단 한번도 매출이 감소한 적이 없다. 63년 연속 성장, 지난해에 약 3조5000억원(168억 크로네)의 매출을 달성했다.


  그런포스의 창업자인 폴 듀 옌슨(1977년 작고)은 원래 배관 기술자였다. 1945년 한 농부의 부탁을 받고 펌프를 만든 것을 계기로 그런포스를 창업했다.

 

  그런포스는 영어의 ‘Ground flow’에 해당하는 덴마크 말이다. 그런포스는 펌프 한 우물만 파서 세계 1위에 올랐다.

 

  급수나 냉난방에 사용되는 펌프에서부터 첨단 산업용 제품까지 400여가지 제품을 만든다. 연간 생산량은 1600만대이다.

 

  영국 버킹엄궁, 중국 인민대회당과 베이징 올림픽 주경기장, 러시아 볼쇼이극장, 2006년 독일 월드컵 주경기장, 2004년 아테네 올림픽 주경기장에서 이 회사의 펌프가 작동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63빌딩, 도곡동 타워팰리스, 삼성동 아이파크, 강남의 파이낸스센터(옛 스타타워) 등 최근 10년 동안 건설된 30층 이상 빌딩 90%가 그런포스 펌프를 쓰고 있다.

 

  청계천과 서울시청의 분수도 그런포스 펌프가 돌린다.


  그런포스는 54개국에 지사가 있다. 그런데 창업자인 폴 듀 옌슨의 손자가 지사장으로 있는 싱가포르를 제외하고는 모두 현지인이다.

 

  한국도 이강호(57) 사장이 19년째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1992년 충북 음성공장 준공식 때 2대 회장인 닐스 옌슨은 한국식 고사에 동참, 돼지머리 고사상에 술잔과 현금을 올린바 있다.

 

 

창업 이후 63년 연속 매출 성장을 기록한 비결은?


  결과에 대해 결코 만족하지 않으려 노력한 것이 한 비결이다.

 

  우리는 항상 ‘뭘 더 잘 할 수 있을까`를 자문한다. 좋은 성과가 나오면 물론 자축한다. 그러나 우리는 곧 바로 ‘자, 이제 좀 더 잘할 방법은 없을까`하고 토의를 시작한다.

 

  ‘올해만큼만 하자`는 생각은 절대 사절이다. 10%가 됐든 8%가 됐든 아니면 12%가 됐든 오직 성장만을 목표로 한다. 또 회사가 성장하려면 직원들에게 더 강한 동기를 부여하고 일하는 것을 더욱 재미있게 만들어야 한다.

 

 

어떻게 직원들을 재미있게 하고 동기를 부여하는가?


  직원들이 공정한 급여를 받을 수 있도록 한다는 점에선 다른 회사와 별다를 것이 없다.

 

  그러나 우리는 직원들을 흥분시킬 정도의 도전적인 과제를 제시함으로써 조직에 동기를 부여하려고 노력한다.

 

  나는 직원들이 단지 돈 몇 푼을 벌어 집으로 돌아가 그것을 쓰는 재미로 회사에 나오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 그런포스를 다닌다는 게 도전의식을 불러일으키고 재미있어야 한다.

 

 

그런포스도 노동자를 대량 해고한 적이 있나?


  있다. 우리의 문화가 해고를 하는 것을 금지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해고를 해야 할 필요가 있을 때 경영진은 남은 노동자들을 위해 이를 실행할 책임이 있다. 다행스럽게도 지난 5년간 그런 불행한 순간은 없었다. 이는 우리가 성장을 강조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직원들과 어떻게 커뮤니케이션을 하는가? 그리고 좋은 리더를 기르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는가?


  정말 어려운 일이다. 직원들과 목표와 가치를 공유하는 것이 CEO의 가장 중요한 일이다.

 

  우리는 회의를 활용한다. 지난 주에 열린 세계 지사장 회의가 바로 그런 예이다. 반년에 한번씩 열리는 이 회의에서 우리는 계획·전략·야망을 공유한다.


  많은 경영자들은 `직원들이 회사의 가장 중요한 자산`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나는 ‘직원들이 바로 회사’라고 생각한다. 자산이 아니라 그들이 바로 회사인 것이다.

 

  바로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직원들에게 투자를 하고, 그들의 지식을 늘리고 서로의 이해 수준을 높이고 그들과 소통하고 우리의 가치를 공유하려고 하는 것이다. 모든 직원들이 우리가 가야 할 바를 확신해야 한다.

 

 

지사장이 모두 현지인인데, 특별히 어려움은 없는지……?


  글로벌 기업의 CEO들은 한편으로는 같은 가치를 공유하는 회사를 만들어야 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그 나라 고유의 문화와 차이를 존중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이 둘을 어떻게 조화시키느냐가 관건이다. 그리고 이 일은 영원한 답이 없다.


  우리는 현지인에게 과감하게 맡긴다. 한국 지사는 한국인이, 중국 지사는 중국인이 경영하도록 한다. 그래야 지역 고유의 문화와 차이를 존중할 수 있다.

 

  대신 국경을 초월한 토론와 회의를 통해 우리의 가치를 공유한다.

 

  우리는 고객의 요구를 해결하는 일개 기업이라는 사실을 잊지 않는다. 고객의 요구는 현지의 고유한 문화에 영향을 많이 받기 마련이고, 바로 그래서 현지 문화를 존중해야만 한다.

 

 

향후 펌프시장을 어떻게 전망하는가?


  단기적으로는 건설산업이 위축되겠지만 그런 상태가 향후 20년간 계속 되지는 않을 것이다.

 

  세계 경제는 엄청나게 성장할 것이고, 지구 환경을 보호하면서 이뤄지는 ‘지속 가능한 성장’과 관련한 수요가 높아질 것이다. 그 과정에서 그런포스는 성장의 기회를 찾을 것이다.

 

  우리는 지금 세계 1위의 펌프 메이커이지만, 세계시장 점유율은 고작 8%에 불과하다. 아직 할 일이 많다.


 

* 이코노미스트지와 조선일보의 기사를 본지 특집 성격에 맞게 `요약 재구성` 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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