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물류시장 전망과 우리나라 물류기업들의 글로벌화 방향
신흥국 중심으로 이뤄지던 경제회복이 선진국 중심으로 바뀌는 ‘전환(Transition)’이라는 화두와 신흥국의 경제성장이 상대적으로 정체되면서 ‘긴장(Tension)’감이 대두될 것이라는 예측으로 시작된 2014년 세계 경제가 여러 가지 사건과 문제로 혼재된 상황에서 마무리되고 있다. 지속되는 유럽의 경제 침체와 중국의 성장 둔화는 우리나라를 포함한 주요 경제권의 동반침체를 가지고 오면서 힘든 상황을 가져왔다.
세계 경제에 연동이 되어 있는 글로벌 물류시장 역시 힘든 상황이 지속되면서 물류기업들의 생존을 위한 많은 노력이 진행되어 왔다.세계 경제의 침체는 자원 소비량 저하와 생산품의 소비 축소로 이어졌고 해운시장의 지속적인 위축을 필두로 종합물류기업들의 수익률 하락 등도 큰 이슈가 되었다. 또한 유통시장의 성장과 함께 사업영역 파괴현상으로 인한 전자상거래 기업들의 물류시장 진출이나 3D프린트 같은 신기술 및 O2O와 같은 신개념 등장으로 인해 물류시장의 경쟁을 더욱 촉진했던 한해라고 할 수 있다.
2014년 세계 물류시장의 이런 변화는 우리나라의 해운물류기업들에게도 제일 큰 파란을 가져왔다.
한진해운은 그룹소속 변화와 함께 한진해운과 기존 한진해운 계열 물류기업들이 분리(유수홀딩스의 탄생)되었으며, 현대로지스틱스는 모기업인 현대상선의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일본 오릭스에 매각되는 등 우리나라의 해운산업을 주도하던 두기업의 모습이 크게 변화하였다. 지난 20년 사이 해운기업들은 육상물류기업들을 중심으로 3자물류기업화 현상, 물류주선업체(포워더)들의 영향력 확대, 이중운임제 금지 및 서비스 자유화 등의 해운업계의 구조변화 등으로 인해 생존을 위해 물류자회사를 만들고 이러한 변화에 대응하고자 했다.
그러나 심각한 해운시장의 불황으로 해당 물류자회사를 매각하거나 계열 분리라는 안타까운 현실에 직면하게 되었다. 표면적으로는 모기업의 지분구조 변화나 재무상황 개선을 위한 어쩔 수 없었던 결과라고 이야기 할 수 있으나 사실 내면을 들여다보면 우리나라 해운기업들과 물류자회사간의 화학적 융합이 없어 상호 시너지가 미미했던 것이 주요 원인이었다. 물론 이러한 현상은 우리나라 해운기업에만 국한되었다고 할 수는 없으나 물류시장의 대형화, 네트워크 확대 그리고 서비스 특화 등의 세계 물류시장의 변화에 우리나라 해운기업들의 제대로 진화해 나가지 못했다고 할 수 있다.
항만하역업계 역시 심각한 경제 침체로 인해 글로벌 GTO를 대변하는 HPH와 PSA의 세계 네트워크 확대 추세도 둔화되었고 해당 수익률도 저하되었다. 우리나라의 항만하역업계는 더욱 심각한 상황에 처하게 되었고 다수의 항만하역업체 존재로 인한 치열한 가격 경쟁, 글로벌 네트워크가 없는 국내 하역시장에 제한된 수익구조, 해운기업들의 경영악화로 인한 항만하역비 인하 압력 등으로 인해 해운기업 못지않은 어려운 시간을 보내게 되었다.
전통물류시장인 해운과 항만물류분야의 고전 지속과 함께 3PL 물류기업들의 수익저하 역시 2014년의 큰 이슈로 대두되었다. 이 와중에 생존을 위한 물류기업들의 M&A가 지속되었고 과거와 같은 규모의 경제 확보보다는 신규시장 진출 및 신규분야 확보를 위한 전략적인 M&A가 큰 비중을 차지하는 추세였으며 M&A 금액기준으로 지난 20년간 9.7% 증가세를 유지하였다. 물론 최근 이러한 추세가 조금 위축되었으나 전체 흐름은 여전히 유효한 걸로 보인다. 그러나 이러한 물류기업들의 글로벌 시장에서의 M&A 흐름에 우리나라 물류기업들의 참여는 아주 미약한 상황이며, 오히려 글로벌 물류시장에 기존 자산들을 팔아야 하는 형국이었다. 2014년은 지난 10년간 우리나라 물류기업들의 총체적 어려움이 그대로 투영되었던 한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2015년은 IMF는 세계경제 키워드로 ‘유산(Legacys), 먹구름(Clouds), 불확실성(Uncertainties)’을 언급했다. 이 단어들은 내년 물류시장의 어두운 현실을 대변해 주고 있는 것 같다. 특히 힘든 상황에 있는 우리나라 물류시장에서 내년 경제의 어두운 전망이 우리 물류기업들을 더욱 불안하게 만드는 이유가 되고 있다. 최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100인의 물류전문가를 대상으로 ‘2015년 물류시장 전망조사’를 했는데 내년 물류시장이 올해와 비슷할 것으로 전망되었다. 물론 해당 결과에서 비관적인 시장전망보다는 낙관적인 응답이 조금 더 많은 걸로 나타나 조심스럽게 내년 물류경기의 회복을 예상하기도 하지만 여전히 글로벌 경제에 연동되어 있는 내년 세계 물류시장의 불확실성은 여전하다.
글로벌 유가하락, 셰일혁명으로 인한 에너지자원 가치 하락이라는 긍정적 요인과 중국 경제성장의 둔화, 유럽경제 침체의 지속, 러시아 모라토리엄 가능성 등 부정적 요인이 혼재되어 있는 상황에서 2015년 글로벌 물류시장은 어디로 갈 것이며, 우리나라 물류기업들은 어떻게 생존을 해 나가야 할 것인가를 예측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문제이다. 그러나 원칙에 입각한다면 조심스럽게 내년 물류시장에 대한 전망과 우리나라 물류기업들의 생존방안에 대한 제안이 가능할 것이다.
지난 30년간 글로벌화, 교통통신혁명, 국제분업 심화, FTA 확산 등 물류시장에 호재가 되는 이슈들이 많았고 그 덕분에 우리나라 물류기업을 포함한 글로벌 물류기업들의 성장세를 지속적으로 유지하게 되었다. 그러나 불확실성을 화두로 하는 세계 경제의 부정적인 영향들이 대두되면서 글로벌 물류시장의 방향성을 읽는다는 것은 어려운 상황이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우리나라 물류기업들이 생존을 하기 위해서는 분야를 불문하고 글로벌 물류시장의 큰 흐름을 이해하는 변화에 대응해야 하는 상황이다.
우선 전통 물류산업의 침체는 지속될 것으로 보이며, 이러한 현상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국제물류시장에서 과거 해운, 항만이 차지하는 비중은 점차 축소되고 있으며, 비용을 기준으로 했을 때 생산지에서 소비지까지, 원료 거점에서 생산 거점까지 이동 거리 대비 해운과 항만이 차지하는 비중은 계속 줄고 있는 것 같다. 반면 항만에서 배후 최종 종착지까지의 운임 비중이 계속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말은 결국 물류의 끝단에 있는 비즈니스 활동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고 현지에 전통한 물류기업, 특수분야에 전문성을 가지고 있는 물류기업, 글로벌 네트워크를 가진 물류기업, 종합화가 되어 있는 물류기업들의 경쟁력이 더욱 커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을 뜻한다. 결국 우리나라 물류기업들이 가야 하는 길은 다음의 결론으로 이어진다. 즉 규모의 경제뿐만 아니라 범위 경제, 전문화 등을 추구하지 않으면 우리나라 물류기업들이 글로벌 물류시장을 주도하는 데는 한계가 있을 것이다. 따라서 아직 불확실성이 대두되는 내년 글로벌 물류시장에서 우리나라 물류기업들이 안정적인 성장을 추구하기 위해서는 글로벌 주요 동향에 맞는 성장전략을 추진해야 할 필요가 있다. 또한 우리나라 정부역시 그러한 흐름에 맞추어 우리나라 물류기업들의 글로벌화 지원이 필요할 것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항만공사 등 우리나라 물류공기업들의 민간물류기업들과의 해외동반진출, 화주-물류기업들 간의 동반진출 및 특수물류시장 진출 등 기존의 인프라 중심의 물리적인 해외진출 전략보다 화학적 융합을 통한 물류기업들 경쟁력 제고가 가능한 국가정책이 필요하다.
그리고 사고의 범위를 외연으로 확장하여 다른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는 여러 가지 정책수단 등을 물류기업들의 글로벌화에 적용해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이제 우리나라 물류기업들도 어느 정도의 내공과 안목을 가지고 있다. 세계 물류업계도 이미 양극화가 크게 진행되고 있어 우리나라 물류기업들이 글로벌 물류기업으로 진입하는 관문이 더욱 좁아지고 있다. 우리나라 물류기업들도 주어진 얼마남지 않은 기간동안 글로벌 물류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2015년 물류시장을 발판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 한국해양수산개발원 www.kmi.re.kr(국제물류위클리 289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