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플레이산업의 급성장은 이송로봇 등 로봇 장비들이 활약할 수 있는 폭을 한층 끌어올렸다. 1980년대 중반부터 생산이 시작된 대표적인 평판디스플레이 LCD는 1990년대 중반까지 연간 32% 이상의 고성장률을 기록했고, 한국은 2011년 기준 세계 시장의 44% 점유율을 차지하며 승승장구 했다. 그러나 2008년 이후 LCD 시장의 둔화와 세계적인 경기 침체, 중·대형 LCD 공급 과잉 및 가격 급락, 중국의 LCD 생산 돌입 등의 이슈로 LCD 시장은 정체를 겪게 됐다.
디스플레이 시장의 93%를 달성했던 LCD 시장의 정체는 디스플레이 전성시대를 선사해줄 ‘차세대 디스플레이’ 개발로 이어졌고, 지난 2013년, 세계 디스플레이 업계는 ‘OLED’라는 키워드를 찾아냈다.
그러나 2012~2013년 OLED에 대한 기대치가 상당히 높았음에도 불구하고, 불과 몇 해만에 이 열기는 급속도로 사그라졌다. 한 반도체 로봇 기업 관계자는 “당시 삼성전자의 OLED 투자 소식에 기대감이 컸지만 패널이 대형화될수록 RGB 방식의 패턴 증착 시 패널 처짐 등 기술적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그러나 2016년, 현재 뉴스에서는 연일 OLED를 다시금 부각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대형 및 플렉서블 OLED를 중심으로 프리미엄 LCD 분야까지 10조 원 규모의 투자를 언급했고, 삼성디스플레이 역시 올해 중·소형 OLED 투자를 언급했다.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를 주도하는 양 사의 OLED 투자 소식은 급격하게 성장하는 중국 디스플레이 업계와의 기술격차를 벌려놓기 위함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며, 한편으로는 OLED를 활용하겠다는 애플의 입장 등 시장 측면에서의 영향도 배제할 수 없다. 실제로 삼성디스플레이는 2015년 12월 애플과 매달 OLED 패널 3만 장을 공급하는 계약을 채결한 바 있다. 당초 애플은 9만 장의 OLED 패널을 공급받기를 원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RGB 방식의 OLED 패널을 제조하는 삼성디스플레이가 중·소형 패널에 주력하고 있다면, WRGB 방식으로 알려진 화이트 OLED 기술력을 지닌 LG디스플레이는 8세대 이상의 대형 OLED 생산이 가능, 대형 OLED 분야에서의 선전이 기대된다. LG디스플레이는 9세대 이상 초대형 OLED 생산라인과 플렉서블 OLED라인으로 구성된 P10 공장에 총 1조8,400억 원 규모의 투자를 결정했다.
이미 업계에서는 LCD를 탈피한 OLED로의 전환을 선택이 아닌 필수로 인식하는 상황으로, OLED 관련 장비 업체들의 수혜가 가시적인 상황이다.
현재 OLED 기술의 발전으로 인한 디스플레이 패널의 다용도화와 플렉시블로의 전환이 가소화되고 있는 상황이지만, 최근 불고 있는 OLED 바람이 헤프닝으로 끝나지 않으려면 향후 원가 절감을 통한 시장가격 인하와, 이를 통한 시장활성화가 뒷받침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