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www.nvidia.co.kr)의 세계 최대 GPU 개발자 컨퍼런스인 ‘GTC 2016’에서 인공지능 분야의 세계적인 권위자인 길 프랫(Gill Pratt) 토요타 인공지능 연구소 CEO가 엔비디아 기술로 구현한 토요타의 자율주행연구를 소개했다.
GTC 2016의 마지막 날인 7일, 키노트 연설자로 나선 길 프랫 CEO는 최근 토요타가 집중하고 있는 인공지능(AI)와 자율주행 연구의 핵심 인물이다. 로봇공학계에서 전설적인 인물로 여겨지는 그는 미국 국방고등연구계획국(U.S. Defense Advanced Research Projects Agency)에서 지난해 토요타로 이적했다. 이어 토요타는 올해 1월 향후 5년간 인공지능에 10억 달러(한화 약 1조 2000억 원)를 투자한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또 이날 길 프랫CEO의 발표에 따르면 미국 미시간주 앤 아버(Ann Arbor)에도 50여명의 연구자로 구성된 새 자율주행 연구소를 설립 예정이다.
토요타의 자율주행 연구는 엔비디아의 GPU 기술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엔비디아 GPU를 기반으로 한 토요타의 시뮬레이션 작업은 신기술을 개발하고 수많은 차종에 적용하기 위해 필수적이다. 또 자율주행 시스템을 위한 GPU 기반 딥 러닝 기술은 시스템이 실제 데이터를 통해 학습할 수 있도록 돕는다.
프랫 CEO는 자율주행 자동차 프로젝트를 1조 마일짜리 문제라고 부르는데, 이는 평균 연간 1만 마일을 운전하는 토요타 차량이 전 세계에 약 1억대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토요타 자동차가 한해 총 1조 마일을 달리는 동안, 아주 작은 결함도 심각한 위기를 초래할 수 있는 만큼 자율주행을 포함한 신기술 도입은 매우 어려운 과제다.
이 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 중 하나로 프랫 CEO는 엔비디아의 GPU를 기반으로 한 미식축구장 크기에 달하는 토요타의 시뮬레이션 시설을 공개했다. 자동차의 온갖 종류의 움직임에 대한 실험이 가능한 이 시설에서 토요타는 GPU가 구현한 시각 이미지에 기반한 시뮬레이션 작업으로 신기술을 검증한다.
그는 또 다른 해결책으로 자율주행에 대한 새로운 방식의 접근인 ‘병행자율성(Parallel Autonomy)’을 소개했다. 로봇공학 연구자들이 수년 간 추진하고 있는 병행자율성은 운전자를 사람에서 인공지능으로 대체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인간 운전자를 자율주행시스템이 보조함으로써 보다 안전하고 편리한 운행을 하는데 그 목표를 두고 있다. 쉽게 말해 운전자에게 갑작스러운 문제상황이 생겼을 경우 자율주행 시스템이 대신 운전함으로써 안전을 확보할 수 있다는 개념이다.
그는 이를 ‘수호천사(Guardian angel) 방식’이라고 부르는데, 평소에는 자율주행 시스템이 운전자를 보조하는 역할로 하다가 충돌 직전과 같은 급박한 순간에 운전에 개입해 사고를 막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완벽한 자율주행의 기술 발전에 도달하기 전에도 자율주행 기술을 통해 인간의 생명을 보호할 수 있는 방법이다.
토요타는 이런 새로운 기술의 도입을 위해서 엔비디아 기술력과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자율주행 시스템이 실제 도로에 나서기 전에 실제 상황에 기초한 GPU기반 딥 러닝 훈련을 받을 수 있으며, 시뮬레이션을 통해 안전성을 확보한다. 프랫 CEO는 “수호천사 방식의 자율주행 시스템이 토요타 자동차, 나아가 전체 자동차 산업계에 적용 된다면, 자동차 사고로 발생하는 연간 120만명의 사망자를 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월간 반도체네트워크 2016년 4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