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 제조의 위험이 점점 커지고 정부가 납 제품 사용에 갈수록 엄격한 규제를 가하게 되면 그린 관행은 세계 시장에 참여하기 위한 기본 요구 사항이 될 것이다. 복잡한 그린 제조로 전환하기 위해서 제조업체는 여러 난관을 극복하고 다양한 자격 및 안정성 테스트를 수행하여 전환이 원활하게 이루어지도록 해야 한다.
새로운 규정을 준수하는 제조업체는 세계 시장에서 보다 유리하게 경쟁할 조건을 갖추게 될 것이다.
글│앤 카츠(Anne Katz), IDT 어셈블리 및 테스트 사업부 부사장
감수│IDT 코리아 이병욱 차장
일반적으로 집적 회로(IC)를 떠올릴 때 환경에 위협을 준다고 생각하기는 어렵지만, 매년 수천 개의 업체에서 제조한 1천억 개 이상의 IC는 환경에서 납(Pb) 같은 중금속이 미치는 위험에 대한 인식이 확대되는데 중대한 역할을 해왔다. 이러한 개개의 IC가 날로 늘어나는 독성 폐기물 문제에 미치는 영향은 극히 미미하지만 칩과 이러한 칩이 탑재되는 시스템의 수를 고려하면 심각한 사안이 아닐 수 없다.
업계의 추산에 따르면 오늘날 쓰레기 매립지에 존재하는 40%의 납 성분은 가전 제품에서 비롯된 것일 수 있다고 한다. 애널리스트들은 미국 한 곳에서만 해도 매년 약 5천만 대의 컴퓨터가 폐기되어 2만 톤의 쓰레기를 만들어 낸다고 한다. 이와 동시에 미국인들은 1억 3천만 대의 휴대폰을 폐기하여 6만 5천 톤의 폐자재를 생성시키고 있다.
또한 중고 전자 제품의 재활용률이 매우 낮고 각 신제품 세대의 수명 주기가 급속도로 줄어들면서 문제는 더욱 심각해져 가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현재 TV의 사용 수명은 10년 미만이며 컴퓨터는 3년에 불과하다고 한다. 미국 환경 보호청(EPA; Environmental Protection Agency)은 이러한 추세로 볼 때 미국 쓰레기 매립지에 버려지는 전자 폐기물의 양이 향후 몇 년 동안 네 배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납의 환경 폐해 및 규정
납은 그간 탁월한 전기적, 기계적 특성으로 인해 반도체 패키지 및 전자 회로 보드에 널리 사용되어 왔다. 납 또는 납을 주성분으로 한 합금은 IC와 부품을 인쇄 회로 기판(PCB, Printed-Circuit-Board)에 부착하는 솔더링에 광범위하게 사용되어 왔다.
납은 전기적 인터커넥트 역할을 하기 때문에 리드 프레임 패키지의 리드, BGA(Ball Grid Array)의 볼 및 보드 자체에 아주 적합한 금속이다. 전자 장비가 매립지에 폐기되면 산성비에 노출되기 마련인데, 빗물이 폐기물을 파고들면 납이 지하수와 강으로 스며들고 결국 수원을 오염시키게 된다.
납 사용 및 납의 환경 폐해에 대한 우려의 역사는 길다. 지난 수십 년간 환경보호론자들은 납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경고해왔고 1970년대 및 1980년대에 미국 수많은 지역과 다른 지역에서는 납 성분 페인트의 사용을 금하는 건축 규정을 채택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폐기되는 전자 제품의 양이 급속도로 늘어나면서 이 문제로 인한 위기감이 다시 고조되었다.
전자 제품 제조 공정에서 납의 사용을 제한하자는 최근의 움직임은 1990년대 말에 시작되었다. 점점 심각해지는 이러한 환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유럽 연합(EU)은 2003년에 RoHS Directive(유해물질 제한지침)를 발표했다. 2006년 6월부터 발효된 RoHS는 유럽 시장에 판매될 전자 제품 솔더링에 납, 수은(Hg), 카드뮴(Cd)의 사용을 대폭 제한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새 규정을 시행하기 위해 EU는 WEEE(Waste Electrical and Electronic Equipment) 지침도 발표했는데 이는 제조업체가 EU에서 사용된 모든 전자 제품의 수거와 재활용을 책임지도록 하는 것은 물론, 각국이 보다 엄격한 요구 사항을 부과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규정은 전자 제품 제조업체뿐 아니라 벤더, 유통업체 및 재활용 업체에도 큰 영향을 준다. 즉, 제조업체가 제조 공정을 변경하도록 강제할 뿐 아니라 공급망 전체의 재고 관리 관행에도 전방위적으로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중금속 사용에 대한 규제 움직임이 확대되면서 전자 제품 업계는 수많은 다른 제품 정의를 채택했다. 납 성분이 없는 패키지란 주석(Sn) 또는 BGA 도금의 리드 프레임 단자를 사용하고 솔더링 볼은 주석/은/구리(Sn/Ag/Cu) 합금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납 코팅은 1000ppm(parts per million) 미만인 패키지를 사용하는 것으로 간주된다.
RoHS 규격의 디바이스는 보다 엄격한 요구 사항을 만족해야 한다. 이들 디바이스는 몰드 컴파운드, 납 마감, 리드 프레임 및 다이 접합을 비롯한 모든 반도체 패키지에서 납, 수은, 6가크롬화합물(Cr+6), PBB(Polybrominated Biphenyl) 및 PBDE(Polybrominated Diphenyl Ether)를 모두 100ppm 미만으로 유지해야 한다.
세 번째로 보다 엄격한 카테고리인 그린(Green) 패키지에는 앞에서 설명한 모든 제한 뿐 아니라 브롬(Br) 및 염소(Cl)계 방염제를 900ppm 미만으로, 안티몬(Sb)계 방염제를 750ppm 미만으로 제한하는 규정까지 부과한다. 뿐만 아니라 그린 패키지는 붉은 인(P4)의 사용을 완전히 배제한다.
세계적인 영향
전자 제품 제조 과정에서 납을 제거하려는 노력이 유럽에서 시작되었지만 다른 지역에서도 유사한 규제에 대한 지지가 급속도로 확대되고 있다. 일본에서는 새로운 수질 오염, 대기 오염 및 노동 안전 보건 법안이 제정되면서 제조업체들이 폐기물에서 납 성분을 대폭 감소하거나 아예 없앨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 새로운 폐기물 및 재활용 법안은 규정을 어길 경우 가혹한 처벌을 부과한다. 예를 들어 최근에 통과된 법안은 기업이 납이 포함된 제품을 재활용하는 데 내야 하는 비용을 대폭 인상했다.
또한 미국 정부는 지난 수년간 다양한 제품에서 납 사용을 금지하거나 줄이는 법안을 제정했다. 2003년 EPA는 전자 제품 폐기물 재활용법을 제정했는데 이 법안은 납이 든 제품의 신고 상한을 줄이기 위한 것이다. 새 규정에 따르면 납의 신고 상한은 100파운드이다.
또한 미국 각 주정부는 캘리포니아와 매사추세츠 주를 필두로 하여 주 매립지에서 CRT 및 기타 전자 제품을 금지하는 법안도 제정했다. 캘리포니아 주는 새로운 토양 정화 목표를 설정했고 전자 제품 제조 과정에서 납 사용을 완전히 배제하는 움직임에 대한 지지는 계속 확대되고 있다.
현재 대부분의 전자 제품 제조가 이루어지고 있는 신흥 시장에서도 비슷한 제한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다. 중국의 오염 방지를 위한 정보 산업 관리 방법 및 전자/정보 제품 관리부(Ministry of Information Industry Management Methods for Pollution Prevention and Control in Electronic Information Products)에서 유럽의 RoHS 및 WEEE 규제와 비슷한 규제를 채택하는 것을 고려 중이다.
제시된 법안 중 하나는 중국에서 제조되는 제품이 RoHS Directive의 제한과 동일한 제한을 준수하도록 규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갖가지 문제
이 새로운 규정을 준수해야 하는 반도체 제조업체는 수많은 어려운 과제에 직면해 있다. 첫 번째 과제는 리플로우(Reflow) 온도를 높이는 것이다. 무연 솔더링은 용융점이 높기 때문에 새 물질을 사용하는 부품은 높은 온도를 견디면서도 디바이스 수명과 안정성 요구 조건을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
일반적인 납 보드 제조 공정은 240℃ 이하에서 가동된다. 새로운 무연 패키지는 260℃의 최대 리플로우 온도를 견디면서 모든 관련 내습 수준 및 JEDEC J-STD-020 rev. C에 정의된 안정성 표준을 유지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납 솔더링을 한 번에 대체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전제제품 제조업체는 다양한 합금 또는 화합물을 사용할 수 있는데 각각 고유한 장단점이 있다. 주석 단결정이 커지는 것이 제품 안정성에 가장 큰 문제이다. 리플로우 공정 후 주석 단결정이 생기면 신호 단락 또는 다른 신호 무결성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제조업체는 부품 및 PCB 안정성에 있어 무연 대체품을 사용할 때 예상되는 모든 특성을 완전히 이해해야 한다.
환경 규제를 준수하기 위한 전환 과정에서 두 번째 주요 과제는 재고 관리이다. RoHS 규격, 환경 친화적인 무연 제품 포트폴리오를 작성하는 것은 물류 관점에서 엄청나게 복잡한 일이다. 이 과정에서 제조업체는 고객의 요구에 따라 이전 납계열 부품과 새로운 무연 RoHS 규격 디바이스의 재고를 모두 관리해야 한다. 이들이 직면한 문제는 고객에게 규격에 맞지 않는 이전 제품을 대량 폐기하도록 강요하지 않으면서 이전 제품 라인과 새로운 카테고리를 지원할 방법을 찾는 것이다.
평가, 테스트 및 통신
급속하게 변화하는 제조 요구사항을 충족하는 과정은 설문 조사 등의 방법을 통해 현재 고객의 요구 및 고객이 바라는 향후 환경 요구 사항이 무엇인지를 평가하는 일부터 시작된다. 이러한 조사 내용에는 고객이 이 시장에 제품을 판매하고 있는가? 고객이 RoHS 요구 사항을 충족해야 하는가? 또는 환경 규제 준수 프로그램을 보다 강화하여 그린 패키지 표준에 맞출 계획인가? 등이 대표적이다.
반도체 제조업체는 계획을 수립하고 최대한 신속하게 실행에 옮기며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무연 패키지가 JEDEC 내습 수준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면서 최고 온도인 260℃의 보드 실장 리플로우 프로파일을 견딜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먼저 260℃의 고온 리플로우 공정으로 신속하게 전환해야 한다.
IDT의 경우 전환의 첫 단계로 150~ 200℃ 온도 범위에서 60~180초간 예열한 뒤 최고 3℃/s의 평균 램프업(Ramp-Up) 속도로 무연 어셈블리를 테스트했다 그런 다음 패키지를 60~150초간 217℃ 이상의 온도에서 가열했다. IDT 엔지니어는 최고 온도 260℃(±5℃)에서 10~30초간 대형 본체 어셈블리(패키지 두께가 2.5mm 이상이거나 패키지 부피가 350mm2 이상인 어셈블리)에서 테스트를 수행했다. 소형 본체 어셈블리(패키지 두께가 2.5mm 미만이거나 패키지 부피가 350mm2 미만인 어셈블리)는 20~40초 동안 고온에서 테스트를 거쳤다. 엔지니어는 최고 6℃/s의 온도 램프다운(Ramp-Down) 비율을 사용했다.
다음 단계는 주석 단결정 생성 위험을 평가하는 것이다. 이는 최선의 접근방식을 찾기 위해 실온 보관, 온도/습도 및 온도 사이클(T/C) 변수에 따라 다양한 주석 도금 화합물에 대해 방대한 테스트를 수행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일반적으로 제조업체는 다양한 리드 프레임 합금 및 다양한 리드 피치에서 각 도금 화합물을 테스트해야 한다. 피치가 좁을수록 테스트 환경을 만들기가 어렵다. 경우에 따라 IC 제조업체가 고운 리플로우 사전조정 단계를 사용하여 일부 고객이 무연 부품에 사용할 주석-납 리플로우 공정을 시뮬레이트해야 한다.
IDT가 그린 규제 준수 프로그램 초반에 이 테스트를 수행하자 놀라운 결과가 나왔다. 디바이스를 21℃로 사전 조건을 주었을 때는 주석 단결정 생성에 이렇다 할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단결정 생성은 온도와 상대 습도(RH)가 60℃/90%인 환경에서 가장 급속하게 일어나는 것으로 보인다.
온도 사이클 테스트에서 화합물별로 단결정 생성이 보다 가속화되었으며 500T/C 이후에는 30미크론이 넘는 단결정은 발견되지 않았다. 단결정을 극소화할 수 있는 최선의 환경은 실온인 것으로 입증되었다. 2,000시간의 테스트를 시행한 결과 두 화합물에 대해 단결정이 생성되지 않았다. 또한 노후화 조건에서 리드 프레임 합금이 도금 화합물에 따라 다르게 작용한다는 결론을 얻었다. 하지만 500 T/C 이후에는 어느 화합물이든 여러 리드 프레임 합금 사이에 큰 차이가 없었다.
환경 규제 준수 과정의 세 번째 단계는 새 프로그램의 채택에 따르는 재고 관리 및 물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이러한 변화를 관리하는데는 포괄적이고 일관성 있는 고객과의 의사 소통이 필수적이다. 공급업체는 반드시 OEM에 개발 계획, 제품 출시일 및 전환 프로세스가 진행되면서 발생하는 안정성 문제에 대한 최신 정보를 제공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이러한 관행은 OEM이 신중하게 생산 일정을 잡고 재고 중복 및 폐기를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 IC 제조업체는 무연 RoHS 규격 및 그린(RoHS 요구 사항보다 엄격) 디바이스를 포함하여 어떤 범주의 디바이스를 공급할 것인지, 각 제품 카테고리를 어떻게 지정할 것인지 결정해야 한다.
이는 중요한 결정이다. 초기 RoHS 준수 프로그램에서 논란이 많았던 문제 중 하나가 벤더가 납계열 부품에서 무연 RoHS 규격 제품으로 생산을 전환할 때 부품 제조 전략이었다. 전환 과정에서 OEM은 이전 납계열 디바이스와 새로운 무연 디바이스의 재고를 모두 관리한다. 뿐만 아니라 전자 통신 등의 시장에서는 이 전환 기간이 길어질 수도 있다. IC 공급업체와 고객은 긴밀하게 협력하여 혼란을 최소화하고 재고를 효율적으로 관리하며 폐기 부품을 줄여야 한다.
IC 공급업체는 신중하게 생산 일정을 계획하고 이해하기 쉽고 일관성 있는 재고 관리의 코딩 프로세스를 제공하여 고객이 빨리 전환하도록 지원해야 한다. 경우에 따라 재고 관리를 단순화하고 향후 환경 규정을 준수하려면 제조 요구 사항이 보다 엄격하긴 해도 그린 규격 제품을 공급하는 것이 보다 타당할 수도 있다.
그린 제조로 전환하는 것은 복잡하고 지난한 과정이다. 제조업체는 여러 난관을 극복하고 다양한 자격 및 안정성 테스트를 수행하여 전환이 원활하게 이루어지도록 해야 한다. 하지만 납 제조의 위험이 점점 커지고 정부가 납 제품 사용에 갈수록 엄격한 규제를 가하게 되면 그린 관행은 세계 시장에 참여하기 위한 기본 요구 사항이 될 것이다. 또한 새로운 규정을 준수하는 제조업체는 세계 시장에서 보다 유리하게 경쟁할 조건을 갖추게 될 것이다.
<자료제공: 월간 반도체네트워크 2007년 01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