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회로를 혁신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위스콘신 대학(University of Wisconsin at Madison) 및 미국 에너지부(Department of Energy) 산하 아르곤 국립 연구소(Argonne National Laboratory) 과학자들은 게르마늄 결정 상에 그래핀 나노리본의 성장 방향을 조절하는 새로운 방법을 개발하였다(Nature Communications, "Direct oriented growth of armchair graphene nanoribbons on germanium").
게르마늄(germanium)은 반도체이며, 본 방법은 단지 탄소 원자 한 개 두께의 형태인 그래핀(graphene)으로부터 반도체성의 나노크기 회로를 제작하는 직접적인 방법을 제공해 준다. 본 방법은 위스콘신 대학 연구팀에 의해 개발되었으며 아르곤 국립 연구소에서 실험을 거쳤다.
일부 과학자들은 탄소 나노튜브를 이용해 트랜지스터를 제조하고자 원하였지만, 문제는 탄소 나노튜브가 모든 방향으로 성장한다는 점이라고 아르곤 국립 연구소의 Brian Kiraly는 밝혔다. 본 연구의 혁신적인 점은 회로의 방향을 따라 성장시킬 수 있다는 점이다.
위스콘신 대학 연구팀은 화학기상증착(chemical vapor deposition)법을 사용하여 게르마늄 결정 상에 그래핀 나노리본을 성장시켰다. 이 기술은 메탄, 수소 및 아르곤 기체의 혼합물을 튜브 전기로(tube furnace)로 주입시킨다. 고온에서 메탄은 탄소 원자로 분해되며, 탄소 원자는 게르마늄 표면에 증착되어 균일한 그래핀 시트를 형성한다. 공정 조건을 조절함으로써, 연구팀은 매우 정교하게 이 물질을 통제할 수 있었다.
위스콘신 대학 재료공학과 부교수인 Michael Arnold에 따르면, 그래핀을 게르마늄 상에서 성장시킬 때, 매우 매끄러운 안락의자 형태의 모서리를 가진 나노리본이 자연적으로 형성된다는 것을 발견하였다고 한다. 나노리본의 폭은 매우 좁게 만들어질 수 있으며 길이는 매우 길게 제조될 수 있어서, 그래핀 나노리본에서 연구팀이 원하는 적절한 형태가 자동적으로 형성되었다고 밝혔다.
탄소 원자로 이루어진 원자 한 개 두께의 시트 형태인 그래핀은, 표면에서 전자를 간섭 없이 빛의 속도로 이동시킬 수 있다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런 높은 이동성은 더 빠르고 에너지 효율적인 전자기기에 이 재료를 이상적인 물질로 활용할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그러나 반도체 산업계는 컴퓨터 칩에서와 같이, 밴드 갭을 통해 자유자재로 전자를 이동시키고 멈출 수 있는 회로를 만들기를 원하고 있다. 반금속 물질인 그래핀은 자연에서 밴드 갭을 가지지 않기 때문에, 산업계에서 널리 활용하기에는 아직 무리가 있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위스콘신 대학 연구팀은, 아르곤 국립 연구소 과학자인 Brian Kiraly 및 나노재료연구소의 Nathan Guisinger를 찾았다. 나노재료연구소(Center for Nanoscale Materials)는 매우 독특한 설비를 구비하고 있다. 금속에서 산화물에 이르기까지 모든 종류의 물질을 대상으로 설계된 연구시설을 갖추고 있을 뿐만 아니라, 재료의 특성을 분석하고 성장시키며 합성할 수도 있다고 Guisinger는 밝혔다.
재료의 특성을 관찰하기 위해 육안이나 빛을 활용하는 대신에 전자를 사용하는 기술인 주사터널링 현미경(scanning tunneling microscopy)을 사용해, 연구팀은 게르마늄 상에서 그래핀 나노리본이 성장한다는 사실을 확인하였다. 전자 신호로부터 얻어진 정보를 활용해, 과학자들은 재료의 크기 및 배향에 대한 정보를 시각적 영상으로 재현하였다. 게다가, 연구팀은 그래핀 나노리본의 밴드 구조를 결정할 수 있었으며, 어떤 전자가 재료를 통과하면서 산란되는지에 대한 정보까지 확보할 수 있었다.
연구팀은 관찰하는 물질이 그래핀이며 특징적인 전자 특성을 가지고 있음을 보여주기 위해 기본적인 물리적 성질을 관찰하였다. 더욱 흥미로운 점은, 이런 나노리본들을 게르마늄 결정의 한 쪽 면에서 특정 방향으로 성장시킬 수 있다는 점이다.
전자기기에 활용하기 위해, 반도체 산업계는 일차적으로 게르마늄 결정의 3면에 모두 관심을 가지고 있다. 이런 면을 (X,Y,Z)라고 표시한다면, 단일 원자는 다이아몬드와 유사한 격자 구조로 서로 연결되며, 결정 (1,1,1)의 각 면은 (1,1,0) 및 (1,0,0)인 축을 가지게 된다.
이전의 연구에서 그래핀 시트는 게르마늄 결정 표면 (1,1,1) 및 (1,1,0)에서 성장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본 연구는 그래핀 나노리본의 성장이 (1,0,0)면에서 이루어진다는 것을 보여준 첫 연구사례가 되고 있다.
연구를 지속함에 있어서, 연구팀은 (1,0,0)면에서 어떻게 스스로 방향성을 갖는 그래핀 나노리본이 성장할 수 있는지 밝혀내고자 할 것이며, 게르마늄과 그래핀 사이에 중요한 어떤 상호작용이 있는지도 밝혀낼 계획이다.
출처 KISTI 미리안 『글로벌동향브리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