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팀이 ‘미나마타병’*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진 메틸수은과 같은 유기수은을 생물체에서 검출해 영상화할 수 있는 형광 센서를 개발해 국제 학계로부터 많은 관심을 모으고 있다.
포스텍 화학과 안교한 교수·미툰 산트라(Mithun Santra) 박사·박사과정 류도욱 씨 팀은, 최근 영국왕립화학회(RSC)가 발행하는 ‘케미컬 커뮤니케이션즈(Chemical Communications)’를 통해 ‘살아있는 생물체 내의 유기수은(organic mercury)*을 형광 감지할 수 있는 형광 센서’ 개발 성과를 발표했다.
생물체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는 수은은 대부분 유기 수은(주로 메틸수은) 형태로 발견되는데, 유기 수은은 친유성(親油性·lipophilicity) 성질로 인해서 생물체 내의 막을 쉽게 통과할 수 있어 무기 수은보다 쉽게 흡수될 뿐 아니라 장기간 축적되기 때문에 독성이 큰 물질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무기 수은 화합물에 대해서는 많은 종류의 형광 센서가 개발된 반면 메틸수은과 같은 유기 수은을 검출해낼 수 있는 형광 센서는 아직 개발되지 않은 상태다.
안 교수팀은 연구 과정에서, ‘수은 이온을 인지하려면 수은 이온에 높은 결합력을 가지는 황(sulfur)과 같은 헤테로원자에 근거한 화합물을 사용해야 하는 기존의 접근 방법’ 대신, 불포화 탄화수소인 알켄(alkene)이 수은 이온 존재 하에서 물과 반응하는 ‘옥시머큐레이션(oxymercuration)’ 반응을 응용함으로써 무기 수은 뿐만 아니라 유기 수은 이온도 감지할 수 있게 되었다.
메틸수은에 노출된 제브라피시의 장기조직을 형광센서로 이미지화하여 메틸수은이 장기의 어느 부위에 많이 존재하는지를 알 수 있다. |
이에 따라 연구팀은, 메틸 수은에 노출된 포유동물과 제브라피시(zebrafish/물고기 모델 동물)의 세포 및 유기체 내의 수은 화학종의 분포를, 개발된 형광 센서를 이용하여 영상으로 얻어내는 데 성공하였다.
안교한 교수는 “이번 연구 성과는 미나마타병 등 치명적인 독성을 야기하는 메틸수은 등 유기 수은들의 체내 축적과 분포 과정을 추적하는데 활용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이번에 개발된 형광센서는 유기 수은 뿐만 아니라 무기 수은 화학종에도 반응하기 때문에 유기수은만을 구분할 수 없어 이 점을 해결하는 것이 남아있는 과제”라며 “이들 종류를 구분해낼 수 있는 형광 센서를 후속 연구로 개발 중에 있다”고 밝혔다.
이 밖에도 안교한 교수팀은, 여러 가지 생활용품에도 사용되면서 하천의 생태계를 교란시켜 문제가 되고 있는 은나노입자를 간편하면서 효율적으로 감지할 수 있는 형광센서를 개발하여 최근에 미국화학회지(Journal of the American Chemical Society)에 속보로 발표하였으며, 이들 형광 센서에 대한 국내외 특허 출원을 준비 중에 있다.
한편, 연세대학교 신인재 교수팀의 협력으로 얻어진 이번 연구 결과는 ‘케미스트리 월드(Chemistry World)’ 잡지의 ‘케미컬 바이올로지(Chemical Biology)’ 부문에 주목할 만한 연구로 소개되기도 했다.
※ 미나마타병(Minamata diseas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