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KISTI 미리안 사진자료
출처. KISTI 미리안 『글로벌동향브리핑』>
러시아, 중국과 부양식 원자력 시대 개막
러시아는 2000년에 부양식 원자력발전소 건설을 시작했지만 서방으로부터 강력한 환경적 반발과 러시아의 침체된 경제 사정으로 인해 1기를 건조하는데 그치고 있었다. 하지만 현재 서방의 금융적 제재를 받고 있는 러시아와 중국은 막대한 국내 천연가스 개발 노력이 실패했음을 시인하면서, 부양식 원자력발전소의 신세대를 함께 출범하기로 했다.
러시아의 국영 원자력기업 로사톰은 아카데믹 로모노소프(Akademik Lomonosov)를 2010년 7월에 2억 3,200만 달러를 들여 건조했으며, 세계 최초 부양식 원자력발전소로서 러시아 동부 시베리아 도시 빌리우친스크(Vilyuchinsk)에 진수했다. 이 선박에는 열출력 300MW, 전기출력 70MWe로 인구 200,000 도시에 충분한 전기를 공급할 수 있는 용량의 KLT-40 해양원자로 2기가 탑재되어 있다. 이 부양식 원자력발전소는 조선소에서 2억 달러(약 2,040억 원) 미만의 가격으로 대량생산되며 도시 혹은 산업단지에 인접한 해안으로 예인되어 설치되도록 설계되어 있다.
러시아의 부양식 원자로는 474 x 98 피트(약 145 x 30 미터), 높이 33 피트(약 10 미터), 수중 흘수선 높이는 18 피트(약 5.5 미터)의 크기에 무게 4,740만 파운드(약 21,500 톤)의 규모로 69명의 승무원이 탑승한다. 이 원자로의 핵연료 재장전은 3년마다 이루어져 225,000 톤의 석탄과 110,000 톤의 연료유를 매년 절약할 수 있게 된다. 이 선박의 수명은 40년으로 설계되었다.
세계 최초 부양식 원자력발전소는 MH-1A였다. 이 원자로는 미국 육군을 위해 마틴 마리에타(Martin Marietta)가 1961년 8월 172만 달러(약 16억 원)를 들여 건조했으며 스터지스(Sturgis)라고 명명된 2차 대전 중의 리버티십(Liberty Ship)에 장착되었다. MH-1A는 미국이 통제하는 파나마 운하 지역으로 예인되어 수년 동안 10 MW의 신뢰할 수 있는 전기를 공급했다. 1970년대에는 플로리다 잭슨빌(Jacksonville)의 조선소에서 미국의 동부 해안을 따라 배치될 훨씬 높은 성능의 부양식 원자로가 연속적으로 건조되었다. 하지만 기술적 과제와 환경운동으로 인해 프로젝트는 파기되고 만다.
최근 미국 기계학회(ASME)가 주최한 심포지엄에서 발표된 부양식 원자력발전소의 잠재적 장점은 연안에 정박한 선박에 탑재된 원자로는 지진과 쓰나미에서 안전하며 인구밀집 지역에 원자력발전소 부지를 개발해야 할 필요성을 상쇄시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양식 원자로는 터빈에 공급할 증기를 생성하는 막대한 물을 보유하고 있으며, 2011년 후쿠시마 원자력 사고에서 가동이 중단되어 원자로 노심용융을 일으킨 급수펌프에 의존하는 대신 기본적으로 무한한 냉각재로 작용하는 대양을 이용하여 원자로를 피동적으로 냉각할 수 있다는 것이다.
중국은 2010년에 세계 최대 에너지 소비국으로 부상했으며 2014년에는 미국을 제치고 최대 원유 수입국에 등극했다. 오염이 심한 석탄을 이용해 전체 에너지 수요의 70%, 전기 수요의 80%를 충당하고 있는 중국은 현재 전 세계 석탄 소비의 47%를 기록하고 있으며 전 세계 20대 오염도시 중에 16개 도시를 포함하고 있다. 대량으로 수입하는 원유와 천연가스는 국내에서 생산되는 천연가스보다 3~4배 더 비싸 중국 산업계의 경쟁력을 실추시키고 있다. 과거 5년 동안 중국의 수출도 감소하여 전체 GDP의 39%에서 26%로 떨어졌다. 중국은 5년 동안 2,750억 달러(약 280조 원)를 투입하여 수압파쇄(fracking)를 통해 셰일가스 자원을 개발하고 제조업을 활성화시키는 계획을 추진하였으나 지난주에 조용하게 실패를 시인한 바 있다.
금융 제재를 받는 러시아와 함께 중국은 국산 에너지 확보에 적극적으로 매달리고 있으며 연안 원자력발전소에 대한 서방의 우려와 환경운동 조직의 반발도 개의치 않고 있다. 로사톰은 이미 중국의 티안완(Tianwan) 원자력발전소에 원자로 4기를 건설하고 있다. 현재 중국에는 건설 중인 원자로 29기가 있으며 앞으로 200기를 추가할 예정이다. 여기에다 로사톰이 6기의 부양식 원자로를 건설하면 450 MW의 용량이 늘어날 것이다. 하지만, 첫 번째 상업용 부양식 원자력발전소의 진수는 이제 막 시작되는 새로운 시대의 서막에 불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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