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는 세포 내의 미세구조 관찰 가능한 초고해상도 형광현미경 개발 성공 살아있는 세포 내의 미세구조 관찰 가능한 초고해상도 형광현미경 개발 성공
정대상 2015-04-21 19:34:33

일본 이화학연구소(RIKEN)는 올림푸스 주식회사와 공동으로 세계 최고의 셔터속도로 살아있는 세포 내의 세포구조를 관찰할 수 있는 초고해상도 형광현미경 개발에 성공하였다.

19세기 독일 물리학자 에른스트 아베는 광학현미경의 공간분해능의 한계가 관찰에 사용되는 빛 파장의 절반이라는 것을 밝혀내었다. 이를 ‘회절한계’라고 부른다. 따라서 가시광을 이용하여 관찰하는 경우 200nm 보다 작은 구조의 관찰은 불가능하다. 1930년대 전자현미경이 발명되면서 세포 내 미세한 구조물이 존재하며, 우리 몸의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는 것이 알려졌다. 하지만 전자현미경은 세포를 얇게 슬라이스하여 진공 중에서 관찰하기 때문에 세포를 살아있는 상태로 관찰하는 것은 불가능하였다. 

한편 형광현미경을 이용하여 녹색형광단백질(GFP)의 살아있는 세포를 관찰하는 라이브셀 이미징법이 널리 보급되었지만, 회절한계로 인해 미세구조의 관찰은 불가능하였다. 2000년대 들어 회절한계를 넘는 공간분해능을 가진 고해상 형광현미경의 개발이 활발하게 이루어져, 100nm 혹은 그 이하의 공간분해능의 나노스코프(nanoscope)가 개발되었다. 하지만 종래 초해상 형광현미경은 공간분해능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시간 분해능이 희생될 필요가 있었다. 즉, 1매의 화상을 취득하기 위해 수 초 ~ 수 분 이상의 촬영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살아있는 세포의 관찰이 어려웠다. 또한 촬영 중 대상물이 움직이면 화상이 번지게 되어 공간분해능을 효율적으로 사용하지 못하였다. 초해상 형광현미경을 생명과학연구에 활용하기 위해서는 살아있는 세포를 살아있는 채로 관찰하는 초해상 라이프셀 이미징법이 필수적이다. 이에 공동연구그룹은 초해상 형광현미경의 시간분해능을 종래의 100배 수준, 즉 1/100초에서 촬영할 수 있는 초해상 라이브셀 이미징을 실현하고자 하였다. 

2014년 노벨화학상을 수상한 유도방출억제법(Stimulated emission depletion;STED)은 초해상 형광현미경법의 하나이다. 이 방법에는 1점씩 촬영하는 방법으로 종횡 각 1,000픽셀을 촬영하여 합계 100만 점의 촬영이 필요하다. 1점을 100만 분의 1초에서 촬영한다고 해도 시야 전체의 화상을 얻는데 1초가 걸린다. 또 다른 초해상 형광현미경법인 형광분자국재화법에서는 형광분자를 1분자별로 위치계측하기 위해서는 수천 매 ~ 수만 매의 원화상의 취득이 필요하기 때문에 촬영에 수분 정도가 걸린다.

공동연구그룹은 제3의 초해상 형광현미경법인 구조화 조명법에 주목하였다. 구조화 조명법은 시료에 줄무늬 모양의 조명광을 조사하면 시료면의 형광분자 중 조명광을 받는 부분만 빛나고 받지 않는 부분은 빛나지 않는다. 따라서 근접한 형광분자도 서로 다른 점으로 구별하는 것이 가능하 공간분해능이 향상된다. ([그림 1]) 하지만 실제 촬영에서는 전체 점에서 그 효과를 얻을 수 있도록 줄무늬 모양의 위치나 방향을 바꾸어 9 ~ 15매 화상을 촬영하여야 하고, 컴퓨터 상에서 계산처리를 해야 하기 때문에 적어도 1초 이상의 촬영 시간이 필요하다.

공동연구그룹은 시간분해능을 100배 향상시키기 위해 구조화 조명법의 원리를 재검토하였다. 검토과정에서 조명광의 줄무늬 모양과 같은 줄무늬 패턴으로 시료를 촬영하면 컴퓨터 상에서 계산처리가 필요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를 응용하면 1회의 촬영만으로 화상을 재구성할 수 있어 시간분해능을 향상시킬 수 있다고 생각하였다.

이러한 고찰은 공초점 현미경의 일종인 스피닝디스크 현미경과 구조화 조명법의 이론적인 관계에서 얻을 수 있었다. 스피닝 디스크 현미경에서는 줄무늬 모양을 새긴 원반을 통해 조명광을 조사한 후, 같은 원반을 통해 촬영하여 다시 줄무늬 모양을 통과한 조명광이 카메라에 입사하여 공초점 현미경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하였다. 따라서 이 줄무늬 모양의 간격을 연구하면, 초해상 형광 현미경에 적용하는 것이 가능하였다. ([그림 2]) 연구진은 이 현미경법을 `SDSRM:Spinning Disk Super-Resolution Microscopy`라고 명명하였다.

위의 원리를 바탕으로 우선 현존하는 스피닝 디스크 현미경 장치의 원반을 이론에 따라 최적설계하고, 형광비즈를 이용한 실험으로 효과를 확인하였다. 그 결과 종래의 형광현미경에서 분리할 수 없었던 근접한 형광비즈를 하나씩 깔끔하게 분리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하여 이론적으로 약 100nm의 공간분해능을 달성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림 3]) 이는 종래 형광현미경 분해능 한계의 2배에 달하는 수치였다.

또한 카메라와 조명광원을 고속촬영에 적용하여 최고 1/100초의 셔터 속도(시간분해능)에서 살아있는 세포내 미세구조를 100nm의 공간분해능으로 관찰하는 것에 성공하였다. 최근 미토콘드리아 외막의 동태가 미토콘드리아 병이라고 총칭되는 여러 가지 질환과 관련이 있을 가능성이 제기되었다. 종래 형광현미경에서는 공간분해능이 부족하여 외막의 구조를 관찰할 수 없었지만, 새로 개발한 SDSRM을 이용하면 외막의 구조를 선명하게 촬영할 수 있었다. 또한 외막의 일부가 늘어나거나 떨어지는 모양도 촬영할 수 있었다. 이는 살아있는 세포를 높은 시간 및 공간분해능으로 촬영한 세계 최초의 화상이다. 본 연구성과는 향후 질환상태와 건강상태를 비교하는 것으로 미토콘드리아병의 병태나 치료법을 개발하는 것으로 연결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이 시간분해능을 활용하여 세포 소기관인 recycling endosome도 관찰하였다. recycling endosome은 세포 내외의 여러 곳에서 회수된 단백질을 재활용 혹은 폐기하기 위해 선별하는 장소로, 단순한 쓰레기 처리장이 아닌 세포의 증식과 분화 신호제어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recycling endosome은 100nm 정도의 작은 구조로 1초간 10μm정도로 빠르게 움직이기 때문에 그 동태가 잘 분석되지 않았다. 이번에 SDSRM을 이용하여 1/100초의 시간분해능 및 100nm의 공간분해능에서 관찰한 결과 recycling endosome이 불과 6/100초 사이에 물질을 받아들이고, 선별하고, 내보내는 단계를 다이내믹하게 관찰할 수 있었다.

SDSRM법의 개발로 살아있는 세포 중의 미세한 구조가 움직이는 모습을 관찰하는 것이 가능하게 되었다. 본 현미경법은 이미 생명과학 분야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는 스피닝디스그 현미경을 개량하였기 때문에, 다른 초해상형광현미경과 비교하여도 도입이 용의하다. 또한 본 현미경법의 원리를 발전시켜 다른 공초점 현미경법에도 적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본 연구는 올림푸스 주식회사와 공동으로 진행하였으며, 향후 올림푸스사를 통해 제품화, 보급화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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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연구의 자세한 성과는 Molecular Biology of the Cell지에 게재된 논문 "Ultrafast superresolution fluorescence imaging with spinning disk confocal microscope optics"에서 확인할 수 있다.

 

출처 KISTI 미리안 글로벌동향브리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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