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러시아)
일반적으로 스마트그리드 제어장치는 전기 제어용 또는 배전용 보드 및 캐비닛 등의 배전 장치를 의미한다. 러시아의 전기 제어용 및 배전용 장치 마모율은 약 60%로 전기 송배전 시스템 장치 및 부품 중에서는 교체주기가 짧고 수입 의존성이 높다(30% 이상)는 점에서 매력적인 수출 품목이다. 전기 제어용 및 배전용 장치에 ‘스마트 그리드’가 붙는 이유는 첨단 장비이면서 디지털식 개폐 기능이 있기 때문이다. 최근 스마트 시티, 스마트 농업, 스마트 인프라 등 디지털화가 활발히 이루어지면서 전력 분야도 스마트 트렌드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최근 러시아의 전력 분야 소비자(기업 및 기관)들은 단순 배분 제어 시스템이 아닌 비상 상황, 전력 품질, 원격 조정 등이 가능한 네트워크로 연결된 스마트 장치를 선호하고 있다. 이러한 장치들은 네트워크를 통한 데이터 분석도 가능하며, 네트워크 모드 및 토폴로지 조정까지 가능하다. 러시아 전력분야 전문가에 따르면, 러시아 현재 6~110㎸ 전압용 장비에서 SF-6(가스)와 같은 기존 모델보다는, 고체 절연 및 가스 혼합물과 같은 대체 절연체를 사용한 110㎸ 전압의 진공 회로 차단기와 같은 높은 효율화와 안정성이 고려된 제품을 선호 중이다.
러시아 전력 장비 시장의 수입의존도는 제품군 평균으로 33%인 것으로 나타났다. 슈나이더 일렉트릭과 ABB와 같은 글로벌 전력 장비 기업들은 러시아 제조 진출에 불구 각종 주요 부품을 수입해 조립하는 수준이기 때문에, 실질적인 수입의존도는 높은 상황이다. 러시아가 전력 강국임에도 불구하고 부품 장비에 아직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이유는 수요만큼 기술력 개발과 품질 충족 속도가 따라잡지 못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정격전류용 회로 차단기와 시동기 등은 러시아 시장 수요를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
HS코드 8537 20 품목으로 러시아는 현지 생산이, GK Electroshit TM Samara, Sverdlovelectroshit, NEMZ, NPO Prommachelectro, Sibelectroshit 제조사들을 통해 이루어지고 있으나 아직까지 수입의존도가 높고, 게다가 러시아로부터 동 제품을 수입하는 국가들(카자흐스탄, 아르메니아, 벨라루스, 우즈베키스탄)도 현지 생산성을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러시아 정부는 2015년 수입대체화 정책 일환, 2022년까지의 전력 장비 자국산화 70%를 목표로 채택했다. 2020년 러시아 연방 에너지부가 발표한 2035 전력망 개발 전략 초안에 따르면, 전국에 설치된 송배전 장비의 국산화 비중을 2025년까지 54%, 2030년까지 73%, 2035년까지 100%로 높이겠다는 방침이다. 2035 전력망 개발 전략 초안은 전력망의 디지털 변환과 스마트 관리 시스템 구축을 의미한다. 2020년 6월, 러시아 정부가 채택한 동 전략 상의 국산화 대상은, 자동 제어 및 모니터링 및 스마트 전력망용 장비, 전력 시스템 통합 솔루션, SF6 절연 전기 장비, 고전압 및 발전기 회로 차단기, 저전압 장비, 최소 35kV의 변압기 등이다.
● 시사점
러시아의 스마트그리드 장치 및 부품 수입은 2020년 코로나19 발발 전인 2019년이 오히려 감소했고 2020년은 오히려 전년 대비 13%가 증가했다. 다만 물량 기준으로는 소폭 감소했는데 이는 수입단가가 높아졌고, 한국과 같은 첨단 기능의 고품질 수입 증가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대 한국 수입은 최근 5년(2021년 포함) 동안 등락폭이 매우 큰 편이고, 2020년은 최대 규모(금액, 물량 기준 모두)를 기록했다. 러시아 전문가들은, 수출단가가 증가하는 이유가 HS코드 8537 20 9100인 ‘1,000V를 초과하는 전기제어용이나 배전용 보드ㆍ캐비닛과 그 밖의 기기’ 수입단가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동 품목은 전력 배전 그리드를 개발 정부 프로젝트 확대와 스마트 솔루션에 대한 현지 인식 이 높아졌기 때문에 앞으로도 유망할 전망이다. 한국은 HS코드 8537 20 9900(전압이 72.5 ㎸인 것) 품목에 더욱 강점을 두고 있으나 품목 다변화가 필요한 상황이다. 러시아 정부의 인프라 현대화 프로젝트 추진으로 시장 수요는 커지는 반면 수입대체화 정책으로 현지 생산성이 크게 개선되지 못하고 있어, 당분간 수입의존도는 유지될 전망이다. ABB, 슈나이더 일렉트릭, 지멘스 등의 글로벌 제조사가 장기적 관점으로 현지 제조업에 진출한 사례와 같이 러시아 수입대체화 정책 기조에 대응하는 전략을 구사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