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화학연구원, 광대역 통합 감지 센서 소재 개발 주간·야간·거리측정까지 가능
임승환 2025-09-26 13:24:13

사진. 한국화학연구원

 

국내 연구진이 다양한 파장의 빛을 통합 감지할 수 있는 차세대 광센서 소재 개발에 성공하며, 자율주행차·군사 드론·스마트 IoT 기기 등에서 하나의 센서로 다기능을 구현할 가능성을 열었다.


한국화학연구원(이하 KRICT) 송우석 박사와 성균관대학교 윤대호 교수 공동 연구팀은 기존 상용 소재보다 넓은 범위의 파장을 감지할 수 있는 광센서 소재를 개발하고, 이를 6인치 대면적 기판에 저비용으로 합성하는 데 성공했다. 광센서는 감지하는 빛의 파장에 따라 가시광, 근적외선, 중·원적외선 등 용도가 구분되며, 스마트 제품, 보안, 기후 환경, 의료 등 다양한 산업에서 활용된다.


그동안은 서로 다른 파장의 센서가 따로 존재해, 자율주행차나 군사용 드론 같은 제품에서는 여러 센서를 장착해야 했다. 반면 광대역 센서는 여러 파장을 통합 감지할 수 있는 차세대 센서로, 기존 2차원 소재 기반 광대역 센서는 가시광선과 근적외선까지만 감지 가능했으며, 중·원적외선 영역에서는 습기·온도 변화에 취약해 야외 환경에서 사용하기 어려웠다.


이번에 개발된 광대역 센서 소재는 가시광선에서 원적외선까지 감지가 가능하며, 고온·고습 환경에서도 안정성이 높다. 여러 센서가 필요한 제품의 구조를 단순화하고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자율주행차나 군사용 드론에서는 주간 촬영 및 대상 인식용 가시광 센서, 거리 측정용 근적외선 센서(LiDAR), 야간 사람 감지용 중·원적외선 센서를 하나로 통합할 수 있다.


연구팀은 기존 2차원 반도체 ‘주석-셀레나이드 화합물(SnSe)’에 텔루륨(Te) 원자를 섞어 위상결정절연체(SnSe0.9Te0.1) 구조를 구현했다. 위상결정절연체는 양자소재의 하나로, 기존 2차원 소재가 감지할 수 없던 장파장 적외선까지 전자를 움직이게 할 수 있어, 넓은 범위의 광대역 특성과 고감도 특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다. 실제로 0.5~9.6㎛ 범위에서 감지가 가능하며, 사람 손가락의 미세 열도 포착할 수 있다. 또한 얇고 가벼우며 수중 환경에서도 안정성을 갖췄다.


제조 공정도 단순화됐다. 위상결정절연체는 예민해 기존에는 MBE 등 고가 장비가 필요했으나, 연구팀은 덜 예민하면서도 위상 특성을 유지하는 SnSe0.9Te0.1을 설계했다. 이를 용액 공정 기반 열분해 방식으로 제작해, 손바닥 크기 6인치 웨이퍼에 균일하게 생산할 수 있었으며, 기존 반도체 공정과도 호환된다.


연구팀은 현재 8인치 이상 대면적 확장과 센서 배열·회로 집적화를 통해 완성형 센서 모듈 개발을 추진 중이다. 송우석 박사는 “자율주행차, 군사 드론, 스마트워치, 가정용 IoT 보안장치까지 하나의 센서로 모두 커버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KRICT 이영국 원장은 “다파장 통합 광대역 센서 시장에서 고가 외국산 센서를 대체하고 국산 고성능 광대역 센서 시대를 여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재료 분야 국제학술지 Acs Nano(IF 16.0)에 2025년 7월 게재됐다. KRICT 송우석 박사·성균관대 윤대호 교수가 교신저자로 참여했으며, KRICT 이도형 학생연구원과 조형구 박사가 1저자로 참여했다. 연구는 KRICT 기본사업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연구재단 나노·소재기술개발 사업 지원으로 수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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