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성일기공 대표이사, 대한민국명장 선정 기술에 대한 타협하지 않는 집념으로 국내 최고 커플링 기업을 키워오다
박혜림 2016-12-12 14:16:28

(주)성일기공(www.sungilfa.co.kr)은 지난 1991년 설립이후 끊임없는 연구개발을 통해 세계 최다 품목의 커플링을 자체 생산하고 있다. 일본, 독일 등 25개국에 제품을 수출하며 글로벌시장에서 기술력을 인정받을 수 있었던 중심에는 품질에 대한 타협하지 않는 집념으로 회사를 이끌어 온 김성묵 대표이사가 있다. 엔지니어 출신 CEO인 김성묵 대표는 지난 9월 최고의 숙련 기술을 보유한 기술·기능인에게 주어지는 영예의 자리인 ‘대한민국명장’에 선정되었다. 본지에서는 27년이라는 긴 세월동안 기술력 향상을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그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얼마 전 대한민국 명장으로 선정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소회 부탁드립니다.


‘대한민국명장’은 산업현장에서 최고 수준의 숙련기술을 보유한 기술자로, 숙련기술 발전 및 숙련기술자의 지위 향상에 크게 공헌한 사람을 대상으로 주는 지위입니다. 저는 지금까지 대통령 포장, 국무총리 표창, 장관 표창 등 많은 상을 받았지만, 모두 기업가로서의 평가가 중심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고용노동부로부터 받은 ‘이달의 기능 한국인’ 표창과 더불어 이번에 산업현장 종사자 중 최고의 숙련 기술을 보유한 기술·기능인에게 주어지는 ‘대한민국명장’에 선정되어 경영자이기 이전에 엔지니어로서 큰 자부심을 느끼고 있습니다.


사업을 시작하신 계기와 더불어, 그동안 귀사가 걸어온 역사가 궁금합니다.


20대 초반 무작정 상경하여 구인공고를 보고 취업한 곳이 당시 감속기 분야 국내 최고 기업이었던 ‘제일종공’이었습니다. 입사 후 모든 파트를 두루 경험하며 가공파트 팀장자리까지 올랐으나, 이론적인 부분은 많이 부족하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이에 서울산업대학교(現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기계공학과에 입학하여 일과 학습을 병행했고, 시야가 넓어지다 보니 많은 것들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당시 국내 자동화산업은 차츰 발전이 시작되던 시기였으나 대부분의 부품은 수입에 의존하던 실정이었습니다. 특히 제가 관심을 가지고 있었던 동력전달 부품은 국내 관련 업체가 전무한 미개척 분야였기에 국산화에 대한 의지는 커져만 갔습니다. 고민 끝에 10년 넘게 다니던 회사를 관두고, 1991년 현재의 ‘성일기공’을 설립하게 되었지요.


사업초기 열악한 환경 속에서 2년 넘게 홀로 기술개발에 매진한 결과 마침내 올드햄 커플링의 국내최초 국산화에 성공할 수 있었습니다. 이 제품은 수입품 밖에 선택지가 없었던 국내 장비업체들의 품질에 대한 기대치를 충족시켜주었고, 삼성, 엘지, 삼익THK와 첫 거래를 성사시킬 수 있었습니다.


이후 성일기공은 자동화산업의 발전과 함께 꾸준히 성장해왔으며, 현재 직원 70명, 연매출 103억 원의 규모를 갖추게 되었습니다. 오랜 세월에 걸쳐 다양한 신제품을 개발해온 덕분에 국내 최다 품목의 커플링 제조업체로 자리매김하고 있으며, 수입에 의존하던 소형 정밀커플링 분야에서 약 65%의 시장점유율을 달성하는 쾌거를 이루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볼스크류 베어링 지지대, 파워록, 커넥팅 샤프트 등 커플링 외의 다양한 품목개발로 자동화부품 전문기업으로서의 입지를 공고히 하고 있습니다. 또한 꾸준한 해외시장 개척 노력으로 중국, 일본에 직접 운영하는 판매 법인을 두고 있으며 일본, 독일, 미국, 인도 등 약 25개국 이상에 제품을 수출하고 있습니다.



귀사 주요 생산제품의 특징에 대해 설명해주세요. 이와 더불어 R&D현황은 어떠한지요.


주요 생산품은 핵심 동력전달 부품중 하나인 정밀커플링입니다. 성일기공은 Disk, Oldham, Jaw, 방진고무 타입 등 다양한 종류의 커플링을 제공하며 사용자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는 제품 라인업을 갖추고 있습니다. 이는 전세계 어느 커플링 제조사와 비교해도 우위에 있는 수준입니다. 커플링의 핵심기술은 공차 및 동심도 관리입니다. 품목별 차이는 있겠지만 지난 27년간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가공공정 및 조립공정에서 이 부분을 관리하는 특별한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한편, 성일기공은 매년 매출의 5% 정도를 R&D에 투자하며 기술개발에 힘쓰고 있으며 특허, 실용신안 및 디자인 등 약 28개의 지적재산권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지난 2008년 설립된 사내 기술연구소에서는 매년 정부 정책과제를 진행하여 공작기계 스핀들용 Jaw 커플링, High Torque 디스크 커플링, 방진고무 커플링 등을 국내 최초로 개발하는데 성공했습니다. 이를 통해 회사 내부적인 기술력 및 매출향상 뿐만 아니라 외부적으로 국가부가가치 창출에도 기여하고 있다고 자부합니다.



설립 이후 지금까지 내실있는 성장을 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이라고 보시는지요.


결국 꾸준함이라고 생각합니다. 기계요소 부품은 기술의 변화주기가 첨단 소비재에 비해 길고, 자동화 공장이 미래 생산라인의 주를 이루는 한 쉽게 사라질 분야도 아닙니다. 하지만 결코 쉬운 분야도 아니지요. 기계요소는 늘 한결같은 성능으로 제조되어야 신뢰성을 보장 받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기계요소의 개선을 통해 기계의 성능 및 효율을 높일 수 있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저는 지금까지 27년간 사업을 하면서 단 한번도 ‘제품’에 소홀했던 적이 없었습니다. 신제품 개발, 기존제품 개선, 생산공정 효율화, 품질의 균일화를 위해 늘 최선을 다해왔습니다. 결국 ‘제품’ 자체에 집중해 온 꾸준함이 현재의 성장을 이끌어온 가장 큰 원동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최근 몇 년 사이 국내에서도 저희 제품을 모방하는 사례가 종종 나오고 있지만 27년간의 노하우와 꾸준함을 넘어서기는 어렵다고 자부합니다. 또한, 동력전달 부품관련 제조 한 분야에만 집중해온 것도 내실성장에 기여했다고 봅니다. 저는 엔지니어 출신 경영자이기 때문에 오직 자동화부품 제조에만 꾸준한 투자를 해왔습니다. 제품과 제조를 위한 설비에만 투자해오다 보니, 제품군은 다양해지고 품질은 향상되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투자가 소비자의 신뢰와 매출증대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고 회사의 기반을 탄탄히 해주는 계기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회사를 이끌어온 대표이사님만의 경영철학은 무엇인지요.


늘 직원들에게 강조하는 부분은 ‘준비’와 ‘집중’, 그리고 ‘의지’입니다. 준비는 불확실한 미래에 대처하기 위한 유일한 방법입니다. 사업은 늘 어렵습니다. 잘 될 때는 납기조정 및 불량관리에 어려움이 발생하고, 시장이 침체될 때는 아무래도 매출 감소에 대한 부담이 있는 게 사실입니다. 저는 그래서 항상 ‘준비’를 강조합니다. 경기가 침체될 때 성일기공은 더욱 바쁘게 움직입니다. 발주량이 늘었을 때를 대비해 재고를 충분히 확보하기도 하며, 신제품 개발에 더욱 몰두합니다. 인적·물적 자원은 한정되어 있기에 이를 시기에 따라 잘 분배해 미래를 ‘준비’하는 것이 지금까지 기업을 운영하면서 큰 사고 없이 올수 있었던 비결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한편, 최근 중국과의 기술격차가 현저히 줄어들면서 많은 국내 업체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하지만 성일기공은 중국에 비해 가격경쟁력이 있으면서도 품질은 더 높은 커플링 생산기술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는 항상 의지와 집중력을 가지고, 혁신적인 제조방법을 고안해내기 위해 노력해왔기에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한 기업을 이끄시는 대표로서 앞으로의 목표, 개인적인 소망에 대해 듣고 싶습니다.


경영자로서의 목표는 성일기공의 브랜드가 세계시장에서 가치를 인정받는 것입니다. 현재 국내에서는 최고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으나 아직 세계 시장에서는 일본, 독일, 미국 등 유수 업체들에 비해 인지도가 낮은 것이 사실입니다. 해외전시 참가, 지사운영 등 다각도의 노력을 하고 있으나, 아무래도 해외시장에서는 후발주자이다 보니 어려움이 있습니다. 하지만 앞서 말했듯 좋은 제품을 ‘준비’해 브랜드 가치를 알리려는 ‘의지’를 가지고 ‘집중’한다면 언젠가는 세계 시장에서 성일기공이 정밀 커플링의 대명사가 되는 꿈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한편, 개인적인 소망은 오랜 시간 함께 일해 온 임직원들에게 좀 더 많은 부분을 돌려주고 싶습니다. 중소기업은 대기업에 비해 복리후생이나 보상체계 등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나,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성실하게 자기 몫을 해주고 있는 임직원들에게 더 나은 보상을 해줄 수 있는 여건과 제도를 마련하는 것이 저의 사명이라 생각합니다.



끝으로, 정부에 건의하고 싶은 정책이 있으시다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기계가공을 기반으로 한 제조업을 하면서 가장 어려운 부분은 유능한 기능인력을 채용하는 것입니다. 향후 국내 제조업의 발전을 위해서는 기반기술인 기계가공 분야 기능인력 양성이 중요함에도 젊은 인력이 턱없이 부족한 실정입니다. 마이스터고와의 협약으로 졸업생들을 실습생으로 채용해 기능을 가르치고 있지만 이후 다른 직업을 찾아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무래도 높은 기능수준까지 오르기까지 시간도 많이 걸릴뿐더러, 해당 직군에 대한 사회적인 인식도 썩 좋지 않기 때문으로 생각됩니다. 이런 부분이 반영되어 정부차원에서 전문적으로 기계 기능인력을 양성하고 해당인력을 보호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감사합니다.


<월간 기계산업 2016년 1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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