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시장의 실패’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나? ‘해운시장의 실패’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나?
이명규 2015-04-14 16:00:41

 

‘해운시장의 실패’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나?


대부분의 시장에서는 수요와 공급의 상호 작용을 거쳐 나타나는 가격조절 메커니즘을 통해 균형 상태를 유지하며 이러한 시장을 정상시장이라 말함. 정상시장에서 가격은 수요가 많아질 때 수요와 같은 방향을, 수요가 줄어들면 반대의 방향으로 움직이는 특성을 보이게 됨. 한편 정상시장의 공급은 수요가 증가하면 늘어나고 수요가 줄면 감소하는 형태를 보이고 있음. 또한 정상시장과 같이 가격이 수요와 공급의 상호작용을 통해 적절한 수준에서 유지되는 한 ‘시장의 실패’가 쉽게 나타나지 않음.
그러나 해운시장의 경우 ‘시장의 실패’가 자주 나타나고 있으며, ‘시장의 실패’는 투기적 수요와 공급자의 편향적 기대가 보일 때 두드러지게 나타남. 2000년대 해운시장에서는 수요 측면과 공급 측면에서 모두 ‘시장의 실패’ 현상이 나타났음.


먼저, 투기적 수요에 따른 ‘시장의 실패’는 2000년대 중반에 나타난 역사상 최대의 호황의 모습으로 나타났음. 2000년대 중반 소위 ‘China Effect’에 따른 수요가 천정부지로 증가할 때 해상운임이 계속 상승함에도 불구하고 선박에 대한 수요가 감소하지 않고 오히려 증가하는 현상을 보였음
이것은 ‘China Effect’에 대한 과도한 확신을 갖고 운임이 올랐음에도 불구하고 선박을 확보하기 위해 수요자들이 일시에 몰려들었기 때문임. 결과적으로 선박에 대한 투기수요가 발생하였고 단기간에 해상운임이 끝없이 상승하였음. 이는 해운기업 입장에서는 호황이지만 비정상적 시장의 극단적 형태라는 점에는 변함이 없음.


또한 공급자인 선주들에 의한 편향적 기대가 ‘시장의 실패’를 초래하였음. 2000년대 중반 해상운임이 끝없이 상상하고 있을 때 선주들은 중고선 확보에 열중하였고 중고선을 확보하지 못한 선주들은 대량으로 신조선을 발주하였음. 그러나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수요가 장기간 침체하면서 호황시 발주한 선박이 대량으로 시장에 유입되어 운임이 더욱 폭락하는 상황을 맞게 되었음.
이는 2000년 해운 호황기에 선주들의 장기호황에 대한 과도한 확신이나 기대감을 시행한 대량 용선과 신조선 발주가 역사상 최악의 불황을 가져 온 것으로 판단됨.


최근 해운시장은 침체에 침체를 거듭하고 있으며, 이는 사실상 해운시장의 실패로 판단할만큼 정상시장으로 되돌아가기에 많은 시간이 노력이 걸릴 것으로 예상됨. 그렇다면 현재 나타나는 ‘해운시장의 실패’의 원인은 어디에 있는가? 수요가 아닌 공급 측면에서 원인을 찾아야 할 것임
향후 해운시장의 수요가 크게 증가할 가능성이 높지 않고, 더구나 선주들이 통제할 수도 없는 부분이라는 점에서 선주들은 공급을 조절하는 방향으로 대응해야 할 것임. 또한 유념해야 할 것은 해운시장에 대한 막연한 기대를 갖지 말아야 하며, 매몰비용에 대한 집착을 버려야 할 것임. 다시 말해서 해운시황 회복에 대한 막연한 기대감으로 경제성이 없는 중고선들을 계속 품고 가는 우를 범하지 않아야 할 것임.


■ 한국해양수산개발원 www.kmi.re.kr(해운시황포커스 제25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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