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없이 발주되는 초대형선박, 공급과잉 영구화되나?
지난해 10월까지 머스크라인의 18,00TEU급 트리플-E 컨테이너선이 세계 최대의 컨테이너선박이라는 칭호를 유지했으나 지난해 11월말 CSCL이 19,00TEU급 CSCL Globe호를 인도받아 1위 자리를 내줬고, 12월 중순 MSC의 19,224TEU MSC Oscar호가 세계 최대의 선박의 자리에 오른 바 있음.
그러나 2017년 19,000TEU급 컨텐이너선도 세계 최대의 컨테이너선의 자리를 유지할 수 없음. 현재 Orderbook을 기준으로 218년까지 2만TEU급 15척이 인도될 예정임.
Drewry는 컨테이너선 시장의 운임이 회복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수요와 공급간에 균형이 이루어져야 하며, 이는 아무리 빨라도 2018년이 될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음. Drewry에 따르면 정기선사들이 경쟁적으로 초대형선박을 발주하는 것은 개별선사의 입장에서 비용우위를 계속 유지하기 위한 당연한 전략이나 컨테이너 시장 전체적으로는 지속적인 공급과잉을 초래할 것으로 예상됨.
현재 컨테이너선 시장에 운항중인 18,000TEU급 이상의 초대형선박은 18,000TEU급 16척, 19,000TEU급 4척으로 총 20척에 이르고 있음. 그러나 2017~2018년 인도될 18,000TEU급 32척(이중에서 2만TEU급 15척)으로 현재의 2배에 이르고 있음. 또한 에버그린이 2만TEU급 11척을 장기용선하여 2018년부터 투입하는 것이 결정된 상태에서 아시아 선사들을 중심으로 2만TEU급 초대형선박의 발주를 검토하고 있어 향후 컨테이너선 시장에 수요와 공급의 격차는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됨.
최근 정기선사들이 벌이고 있는 초대형화 경쟁은 생존의 전략인 비용우위 확보의 단계를 벗어나 치킨게임의 형태로 나아가고 있음. 이는 지금도 세계 군사강대국들이 벌이고 있는 군비경쟁과 같은 형태로 나타나고 있음.
군비경쟁이 상대방을 제압하지도 못하면서 끊없이 막대한 비용을 치루고 있는 것처럼 컨테이너선 시장의 중단없는 초대형화 경쟁도 경쟁기업을 제압하지 못하면서 끊임없이 막대한 비용을 치루는 결과를 초래할 가능성이 있음.
앞으로 2~3년 후에 원양항로(특히 유럽항로)에 18,000TEU급 이상의 초대형선박 60척이 경쟁적으로 투입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컨테이선 시장의 공급과잉이 해소되어 수급균형에 이르기까지 얼마나 많은 시간이 소요될지 판단하기 어려움. 만일 선사들이 초대형선박의 확보의 유혹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한 아마 컨테이너선 시장의 공급과잉은 영구적 현상이 될 우려가 있음. 또한 끝없는 초대형화 경쟁은 해운서비스의 공급자인 선사들이 초래하는 또 하나의 ‘시장의 실패’를 가져올 수 있음.
향후 2~3년은 국적선사들에게 매우 중요한 시기가 될 것임. 경쟁기업들이 너도나도 욕심을 부릴 때 같이 욕심을 부리는 것이 현명한 것인지 심사숙고해야 함. 때로는 지금 내가 가진 것을 온전히 지키는 것이 옳은 방법이라는 것에 유념해야 할 것임.
■ 한국해양수산개발원 www.kmi.re.kr(해운시황포커스 제252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