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태평양 해역도와 IODP에 의한 굴삭지점
출처. KISTI미리안>
산호초의 굴삭으로 알게 된 태평양 열대해역의 환경변동
도쿄대학 대기해양연구소 연구팀은 산업기술종합연구소, 해양연구개발기구와 공동으로 통합국제심해굴삭계획(IODP)에 의해 처음으로 굴삭된 타이티(Tahiti)와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Great Barrier Reef)의 산호 화석시료를 이용하여 과거 해양환경변동에 관한 두 개의 새로운 성과를 얻었다.
장래 기후상태를 예측하고, 그것에 대한 생태계의 적응능력을 이해하는 것은 현재 진행 중인 지구온난화의 방향을 이해하는데 중요하다. 과거 지구에서 실제로 일어난 대규모 기후변화에 대해 정확한 정보를 얻음으로써 앞으로의 예측이 이용되는 모델의 정밀도 향상에 공헌할 수 있다.
이러한 연구에 적합한 가장 중요한 시기 중 하나가 최종퇴빙기(약 19,000년 전부터 11,000년 전)이다. 인류가 산업혁명 이후에 배출한 이산화탄소는 대기 중의 농도로 하면 약 100ppm에 이른다. 이것은 최종퇴빙기의 자연적인 작용에 의한 변화인 180ppm에서 280ppm으로의 증가와 동일한 규모이다. 또한 약 2만 년 전 최종빙기에는 지구의 기온이 현재와 비교하여 저위도에서도 약 3~5도 낮았다고 하지만, 최종빙기 후 최종퇴빙기의 기온상승 및 기후변동은 지구의 기후시스템이 자연적인 작용만으로 어떤 변화를 일으킬 것인가를 알 수 있는 실마리가 된다.
산호초를 형성하는 산호의 탄산칼슘 골격은 기후변동 및 해양환경변동을 가장 잘 보존하고 있는 기록매체이다. 그러나 최종빙기의 해수면 높이는 간빙기인 현재보다 약 130m 저하되었기 때문에 당시 산호는 두꺼운 산호초의 지층에 묻혀 있었으며, 지금까지 시료를 채취하는 것이 곤란하였다. 육상에서 직접 접근하기에는 수심이 너무 깊고, 얕고 복잡한 지형의 산호초에서는 대규모 굴삭선이 좌초될 위험성이 있다. 그래서 IODP는 특정 임무조사선 시스템을 도입하였다. 이것에 의해 타이티와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 두 곳에서 해중 대규모 산호초 굴삭을 처음으로 실현하였다.
우선 우라늄계열 핵종에 의해 고정밀도로 연대가 결정된 타이티의 산호 화석시료를 분석하여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 상승에 기여한 심해로부터 대기로의 이산화탄소가 수송된 경로 하나를 특정지었다. 최종빙기에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낮았다는 것과 심해에 이산화탄소가 상당량 존재했다는 것이 관련 있다는 것이 현재 유력한 가설이다. 그러나 이산화탄소가 어떻게 심해에 보존되었을까. 또한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상승할 때 이산화탄소를 심해에서 대기로 수송하는 메커니즘은 무엇인가에 대한 것을 잘 알려져 있지 않다. 한편, 심해의 이산화탄소가 해양표층에 용출되면 해수는 산성이 되기 때문에 해양의 pH는 심해에서 대기로 이산화탄소를 수송하는 경로를 해명할 수 있는 실마리가 된다. 산호 골격의 붕소 동위체비를 측정하면 산호의 골격이 만든 당시의 해수 pH를 알 수 있다. 따라서 산호 화석에 기록된 pH의 변화를 상세하게 추적함으로써 심해로부터 대기로 이산화탄소를 수송하는 경로를 해명할 수 있었다.
이번에 해양연구개발기구 연구팀이 개발한 세계 최고 수준의 정밀도를 가진 붕소 동위체비 측정법을 이용함으로써 상세한 pH 변동의 해석이 가능해졌다. 그 결과 최종퇴빙기에 타이티 해역의 해수가 2회에 걸쳐 뚜렷하게 산성화되었다는 것을 밝혀내었으며, 이것은 남극 빙상에 보존되어 있는 대기 이산화탄소의 두 번에 걸친 급상승기와 거의 일치하였다. 특히 하인리히 1기(약 17,500년 전부터 14,600년 전)에 이 해역에서 뚜렷한 산성화가 있었다는 것을 나타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러한 산성화는 최종퇴빙기에 중앙적도 태평양이 심해에서 대기로 이산화탄소를 수송하는 경로가 되었다는 것을 나타낸다. 본 연구에 의해 처음으로 얻은 이러한 성과는 앞으로 대기 이산화탄소 농도 변화와 대기해양시스템의 이해를 돕는데 크게 기여할 것이다.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의 산호 화석시료를 분석하고, 산호의 해수 온도변화에 대한 적응성을 규명하였다. 최종빙기에는 열대해역에서도 수온이 내려갔다. 그러나 반대로 최종빙기에서 현재까지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는 확실하게 수온이 상승한 것이 된다. 최종빙기에서 현재에 걸쳐 해수의 온도가 어떻게 변화하고 산호가 성장해 왔는지 규명함으로써 앞으로의 지구온난화에 따른 수온이 상승한 경우 산호의 적응 가능성에 관하여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는 호주 북동연안에 남북으로 2,500km 이상 펼쳐져 있다. 그 중앙부 두 곳에서 굴삭이 이루어졌으며, 우라늄계열 핵종에 의해 고정밀도로 연대가 결정된 산호 화석시료의 당시 수온을 스트론튬 함유량을 지표로 분석한 결과, 이 해역의 수온이 최종빙기에서 현재에 걸쳐 약 5도 상승했다는 것을 규명하였다. 동시에 얻어진 당시의 해수 염분 기록으로부터 빙기에서 현재에 걸쳐 염분이 높아지는 경향을 보이고 있어 호주 동부에서 건조화가 발생했다는 것을 알았다. 그 결과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의 산호는 최종퇴빙기의 혹독한 환경변화에도 적응하면 성장하였으며, 지금까지 생각했던 것보다 높은 순응성을 인정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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