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극에서 붕빙(ice shelf) 밑을 직접 관찰 두꺼운 얼음 바닥에 바다의 순환과 생물을 발견
이명규 2014-06-20 13:57:27

 캡처.JPG

<사진. (좌) Langhovde 빙하의 끝부분에서 상류를 바라본 사진, (중) Langhovde 빙하 위에서의 열수굴삭 모습, (하) 관측을 실시한 굴삭공
출처. KISTI미리안>

 

남극에서 붕빙(ice shelf) 밑을 직접 관찰

 

- 두꺼운 얼음 바닥에 바다의 순환과 생물을 발견

 

남극의 빙하는 연안에서 바다로 떠 있는 붕빙(ice shelf)을 형성한다. 수백 미터의 두께를 가진 붕빙은 그 바닥에서 넓게 바다와 접하고 있으며, 빙상과 해양의 상호작용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특히 얼음이 대륙에서 떨어져 붕빙이 되는 장소(접지선) 인근에는 해수에 의해 얼음이 대량으로 녹아 있으며, 최근 빙상 축소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러나 두꺼운 얼음에 둘러싸인 붕빙 밑에서의 관측은 기술적으로 곤란하다. 때문에 붕빙의 밑에서 측정된 해수온도 및 염분농도 등의 데이터는 별로 없다. 또한 접지선의 정확한 위치도 직접 확인한 사례가 없다. 붕빙이 해양에 의해 어느 정도 녹았는지, 녹은 물이 어떻게 해양으로 유입되는지에 대한 상세한 정보를 얻기 위해서는 붕빙 밑에서의 측정이 필요하다. 그래서 본 연구에서는 붕빙 밑에서의 직접적인 관측을 목적으로 일본의 남극 관측거점인 쇼와기지 인근의 Langhovde 빙하에서 관측을 수행하였다.

쇼와기지로부터 약 20km 남쪽에 위한 Langhovde 빙하는 남극빙상에서 바다로 넘쳐흐르는 빙하이다. 폭 3km의 빙하 끝에서 연간 100미터의 속도로 바다를 향해 빙산을 배출하고 있다. 빙하의 끝부분은 수km에 걸쳐 붕빙을 형성하고 있으며, 얼음의 두께는 수백 미터에 이른다고 생각된다. 본 연구에서는 열수굴삭이라는 기술을 구사하여 얼음의 전층 굴삭과 붕빙 밑에서의 직접 관찰을 시도하였다. 그 결과, 빙하의 접지선에 가까운 두 곳에서 깊이 400~430미터의 굴삭에 성공하였다. 얼음을 관통하는 굴삭공에 측정장치를 내리고, 빙상 밑에서의 해수측정, 샘플링, 비디오 카메라 촬영 등을 실시하였다. 접지선에 인접한 접지역에서 빙하를 전층 굴삭한 관측은 세계에서 최초이다.

이번 관측에 의해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중요한 점을 발견하였다.


(1) 예상된 접지선보다 상류에 깊이 10~24미터의 해수층이 펼쳐져 있다.
(2) 붕빙 밑의 해수층은 얼음의 융점보다도 0.7도 높은 얼음으로 가득 차 있다.
(3) 이 해수층에 생물이 활동하고 있다.

 

관측결과 (1)은 접지선이 예상보다 상류 측에 있으며, 빙하가 보다 넓은 범위에서 그 바닥면을 바다에 노출시킨 취약한 상태라는 것을 나타낸다. 또한 관측결과 (2)에 의해 해양에서 비교적 따뜻한 물이 공급되어 붕빙 밑면의 융해를 촉진시킨다는 것을 밝혀내었다. 이러한 결과는 붕빙의 밑면이 외양과 강하게 결합되어 있으며, 만약 바다가 온난화된다면 그 영향이 붕빙의 접지선 부근까지 바로 전달될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하고 있다. 그리고 관측결과 (3)은 두꺼운 붕빙의 밑에 생태계가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나타낸 것으로, 접지선 부근에서의 생물 확인은 세계에서 처음이다. 관찰된 생물은 크릴새우, 어류, 쥐며느리의 일종으로 바다로부터 운반된 영양소에 의해 생태계가 형성된 것으로 추측된다. 이상의 성과는 남극 빙상의 변동을 제어하는 붕빙과 해양의 상호작용 해명에 중요하며, 어둡고 추운 환경에 펼쳐진 해양생태계의 존재를 밝혀낸 것이다.

 

■ KISTI미리안 글로벌동향브리핑 http://mirian.kisti.re.kr   

디지털여기에 news@yeogie.com <저작권자 @ 여기에. 무단전재 -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