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류의 방사성 세슘의 동태
이명규 2014-07-21 11:3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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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A) 테트라페닐붕산과 칼륨이 반응하여 생긴 아가미 표면의 침전. 빨간 점은 칼륨의 존재를 나타냄, (B) 염류세포(녹색)의 끝부분에서 발현된 칼륨 채널 ROMK(붉은 색)
출처. KISTI 미리안 『글로벌동향브리핑』>

 

어류의 방사성 세슘의 동태

 

세슘은 생체를 구성하는 원소는 아니지만, 일단 체내에 유입되면 동일한 알칼리금속에 속하는 칼륨과 같은 거동을 나타낸다. 따라서 어류의 방사성 세슘에 의한 오염 및 오염제거 메커니즘을 이해하는 데는 칼륨의 대사구성을 충분히 이해할 필요가 있다. 본 기사에서는 어류의 방사성 세슘의 유입과 배출 메커니즘에 대하여 최신의 지식을 정리하여 소개한다.

동일본대지진에 따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의 사고에 의해 다량의 방사성물질이 환경 중에 방출되었다. 방사성물질에 의한 오염은 육지만이 아닌 하천, 호수와 해양이라는 수권에도 영향을 미치며, 거기에 생식하는 수생동물에 큰 영향을 미친다. 그 중에서도 방사성 세슘에 의한 수생동물의 오염은 주변의 수산업에 큰 타격을 주었다. 그러나 세슘에 의한 오염 메커니즘에 관한 지식은 빈약하며, 특히 어류가 어떻게 세슘을 유입하고, 어떻게 배출하는지 잘 알지 못한다. 원래 세슘은 생체를 구성하는 원소는 아니지만, 일단 체내에 유입되면 알칼리 금속에 속하는 칼륨과 같이 거동한다. 그 때문에 세슘의 체내의 동태를 알기 위해서는 칼륨대사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

해수와 담수의 환경염 농도에 관계없이 어류의 혈액삼투압(염분농도)은 해수의 약 1/3로 유지되고 있다. 물속에서 생활하는 어류는 표면적이 넓은 아가미를 매개로 물과 염류가 체내외의 삼투압차와 염농도차에 따라 맘대로 이동하지만, 체액 삼투압을 생리적 범위 내에 유지하기 위하여 어류는 육상 척추동물과는 다른 삼투압 조절기구를 발달시켰다. 어류의 삼투압 조절기관으로는 아가미, 신장 및 창자가 주요한 것이나, 그 중에서도 아가미에 존재하는 염류세포는 여러 가지 염분환경에 적응한 뒤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해수어에서는 외부로부터 염분이 유입되어 액체삼투압이 높아지는 경향이 있으나, 아가미의 염류세포가 체내에 과잉된 염분을 배출함으로써 액체의 삼투압을 해수보다도 낮게 유지할 수 있다. 반대로 체내의 염분을 유실하기 쉬운 담수어에서는 염류세포가 염분을 능동적으로 배출과 유입(삼투압 조절) 외에 산염기조절과 칼슘조절 등 다양하다는 것을 알 수 있으나, 이 중에서도 우리 연구그룹은 염류세포가 칼륨을 배출한다는 것을 새롭게 발견하고, 그 배출 구조를 해명하였다.

담수어에서도 해수어에서도 혈액의 칼륨농도는 대략 4Mm(0.004mol/l)으로 유지되고 있으나, 이것은 해수의 칼륨농도(10Mm)보다는 낮은 값이다. 때문에 해수어에서는 체내에 칼륨이 유입되어 과잉된 칼륨을 배출하지 않으면 안 된다. 칼륨배출을 담당하는 기관으로서 생각되는 것은 신장과 아가미이다. 그러나, 신장이 칼륨의 주요 배설기관으로는 생각하기 어렵다. 왜냐하면 해수어는 체내외의 삼투압차에 의해 항상 탈수되고, 그 때문에 물이 귀중한 해수어는 극히 소량의 오줌만 배설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가미에서 과잉된 칼륨이 배출된다는 가설을 세워 그 검증을 시도하였다.

우선 테트라페닐붕산이라는 시약이 칼륨과 반응하여 침전을 발생시키는 현상을 이용하여 해수에서 사육한 모잠비크 티라피아의 아가미에서 칼륨이 배출되는지를 검토하였다. 이 반응에서 발생한 침전은 염류세포 상에 위치하며, 침전에는 다량의 칼륨이 포함되어 있다는 것이 원소분석의 결과로 나타났다. 이것으로 해수 티라피라에서는 아가미의 염류세포에서 칼륨이 배출된다는 것을 분명히 하였다. 다음으로 염류세포에서 발견한 칼륨 운송단백질을 여러 종류 동식물 분류학상 소속을 결정하였다. 그들 중 저칼륨 환경보다도 고칼륨 환경에서 유전자발현이 높아지는 것을 찾은 결과, ROMK(renal outer mdedeullary potassium channel)라고 하는 칼륨채널이 후보로서 나타났다. 저해제를 이용한 실험과 조직학적 검토를 중복한 결과, 이 ROMK가 염류세포의 칼륨배출을 담당한 중심적 분자라는 것을 규명하였다.

한편 동일한 알칼리금속에 속하는 세슘은 생체 내에서 칼륨과 닮은 거동을 나타내기 때문에 체내에 유입된 세슘은 칼륨과 동일하게 염류세포에서 배출될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세슘을 주입한 아가미를 사용하여 위와 동일한 방법으로 염류세포에서 세슘배출의 가능성을 검토하였다. 그 결과 테트라페닐붕산과 반응시킴으로써 염류세포 부근에 침전이 형성되었다. 계속적으로 원소분석을 수행한 결과 형성된 침전 중에는 칼륨에 추가로 세슘이 검출되어, 아가미의 염류세포가 칼륨만이 아닌 세슘도 배출한다는 것을 나타냈다.

해수의 어류는 세슘에 오염된 주요 경로로서 몸이 표면(주로 아가미)에서의 수동적 유입과 식수와 먹이를 생각할 수 있다. 식수와 먹이에 의해 장관 내에 유입된 세슘은 칼륨과 동일한 경로로 체내 유입된다. 체내외의 세슘농도가 평균상태에 달하면 유입된 것과 동일 양의 세슘이 칼륨과 함께 배출되나, 그 주요 배출경로는 해수어의 경우 아가미의 염류세포이다. 한편 담수어는 물을 마시지 않는 이상 환경수 중의 칼륨농도가 낮으므로 몸 표면에서 수동적 세슘의 유입도 적다. 그 때문에 담수어의 칼륨/세슘의 유입과 배출(대사회전)은 해수어에 비하여 늦으며, 방사성세슘의 생물학적 반감기는 담수어 쪽이 해수어보다 길다.

한편 문어나 오징어 등 해양 무척추동물에는 체액의 삼투압을 어류와 같이 엄밀히 조절하는 기구가 없으며, 혈액(혈림프)의 삼투압은 해수와 거의 같다. 그 때문에 체내외에서 염류가 비교적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으며, 만약 세슘이 체내에 유입되어도 빠르게 확산하여 체외로 빠져나가 버린다. 해수어와 달리 해양 무척추동물이 세슘에 의해 고농도로 오염된다는 보고는 희박하나, 이것은 해양 무척추동물이 오염되기 어렵다는 것이 아닌, 오염되어도 바로 제거되기 쉽기 때문으로 생각할 수 있다. 앞으로 수산동물의 체내 칼륨과 세슘의 동태를 보다 깊게 이해하는 것이 방사성세슘의 오염과 오염제거를 생각하는데 더욱 중요하게 될 것이다.


■ KISTI 미리안 『글로벌동향브리핑』 http://mirian.kisti.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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