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KISTI 미리안 사진자료
출처. KISTI 미리안 『글로벌동향브리핑』>
북극 이산화탄소의 열쇠는 미생물이 아닌 햇빛?
담수가 유입된 후, 미생물에 의해 컨트롤되는 것으로 여겨지는 프로세스를 통해 북극 영구동토층에 저장된 광대한 탄소 저장소가 이산화탄소로 점차 전환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미국국립과학재단(National Science Foundation)이 후원한 최근 연구는 박테리아가 아닌 햇빛이 북극 토양이 배출하는 이산화탄소의 생성 열쇠로 결론내리고 있으며 이 같은 내용의 연구가 사이언스(Science) 과학저널에 최근 발표됐다.
과학자들은 이번 발견이 특히 중요하다고 지적하는데, 그 이유는 기후변화가 영구동토층의 해빙시기와 해빙정도, 유기탄소를 이산화탄소로 전환하는 프로세스의 시작 요소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논문의 공동저자인 오리건 주립대학교(Oregon State University) 미생물 생태학자 바이런 크럼프(Byron Crump)는 “북극 영구동토층은 지구 전체 토양 유기탄소의 대략 절반을 함유하고 있는데 이는 대기에 포함된 양의 2배와 맞먹는다”고 말하면서 “이 사실은 북극의 탄소순환이 어떻게 이뤄지는지에 대한 사고에 큰 변화를 보여준다”고 밝혔다.
주저자인 로즈 코리(Rose Cory) 미시건 대학교(University of Michigan) 지구환경과학 조교수는 토양 탄소의 이산화탄소 전환이 2단계 프로세스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1단계에서 영구동토층 토양이 녹은 후, 박테리아가 탄소를 온실효과기체(이산화탄소 또는 메탄)로 전환한다. 그녀는 이 전환 프로세스의 상당 부분이 토양에서 발생하는 동안, 많은 양의 탄소가 토양을 씻어 내리고 강과 호수로 유입된다고 밝혔다.
코리 교수는 “박테리아 보다는 햇빛이 북극 강과 호수에서 유기탄소를 이산화탄소로 더 빠르게 전환시키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말했다. 또한 “온난해지는 북극이 어떻게 피드백을 해 나머지 지역에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정확한 답을 원한다면, 탄소 순환 컨트롤을 이해해야 한다”면서 “그 때문에 이번 연구가 밝힌 새로운 이해가 정말 중요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박테리아만을 고려한다면 북극 토양이 최종적으로 배출하는 이산화탄소량을 파악할 때 잘못된 답을 얻게 된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박테리아와 햇빛이 북극 알래스카의 모든 유형의 강과 호수에서 용존유기탄소를 이산화탄소로 전환하는 것을 측정했다. 과학자들은 이 프로세스의 측정이 중요하다는 사실에 주목하는데 그 이유는 박테리아의 유형과 활동이 변하기 쉬우며 또한 탄소원에 도달하는 햇빛의 양이 물줄기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이다. 연구자들은 사실상 모든 담수시스템을 측정했으며 그 결과 유기탄소를 이산화탄소로 전환할 때 햇빛은 언제나 박테리아보다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오리건 주립대학교 지구해양대기과학대학 부교수인 크럼프(Crump)는 “이같은 결과는 대부분의 북극 담수가 얕기 때문이며 햇빛이 모든 강과 대부분의 호수 바닥에 도달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면서 “따라서 어두운 곳에 있는 용존유기탄소가 용해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북극에는 나무가 없기 때문에 그늘진 강과 호수는 거의 없다”고 덧붙였다.
미생물의 기여를 제한하는 또 다른 인자는 박테리아가 북극처럼 춥고 영양물질이 풍부한 물에서 더욱 천천히 성장한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코리 교수는 “따라서 빛은 유기물질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모든 유기탄소의 근원은 주로 툰드라 식물로 수십 만 년 동안 생성되고 있지만 북극의 낮은 온도 때문에 즉시 분해되지 않는다. 한때 식물 물질이 토양 깊숙이 충분하게 침투했지만 분해를 멈추고 토탄처럼 보전된다.
크럼프 교수는 “녹는 수준은 여름에도 단지 한 발 정도의 깊이”라고 말하면서 “지금은 해빙이 하지(夏至) 근처 시기에 시작되지만, 만약 해빙 시즌이 기후변화와 함께 변하고 더 빨라지면 더욱 많은 영구동토층의 유기탄소가 햇빛으로 노출되어 더욱 많은 이산화탄소가 대기에 방출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한편 연구자들에 따르면 과학 커뮤니티는 얼마나 많은 영구동토층의 유기탄소가 이산화탄소로 전환되는지 아직까지는 정확하게 산출할 수 없어 기후변화로 인한 잠재적인 변화를 모니터링하기는 어렵다고 한다. 크럼프 교수는 “더욱 많은 물질이 녹아 북극 호수와 강으로 유입하면 이산화탄소의 전환도 더욱 증대되는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이를 정량화하는 것이 과제”라고 전했다.
연구 자료 중 일부는 국립과학재단의 장기 북극 생태계연구(rctic Long-Term Ecological Research) 프로젝트에서 이용할 수 있다. 이 연구사업은 30년 동안 운영된다.
■ KISTI 미리안 『글로벌동향브리핑』 http://mirian.kisti.r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