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KISTI 미리안 사진자료
출처. KISTI 미리안>
또다른 백상어가 될 수 있는 회색바다표범
지난 10년 동안 네덜란드에 해안에 떠밀려오는 작은 돌고래의 찢겨진 사체의 범인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그 주범이 이곳에 서식하는 회색바다표범이라는 것을 알아냈다. 매년 네덜란드의 해변에는 잘려나간 수십 마리의 쥐돌고래 (harbor porpoises)의 사체가 해안가에 떠밀려온다. 그리고 그 사체를 놀란 휴가자들이 발견하곤 한다. 지난 10년 동안 생물학자들과 동물병리학자들이 DNA 테스트를 포함한 다양한 방법을 통해서 범인을 찾아냈다: 주범은 큰 눈을 가진 통통한 얼굴을 가진 회색바다표범(Gray seals)이었다. 이러한 발견으로 인해서 보존학자들은 회색바다표범의 재활문제를 재고하고 북해의 새로운 ‘백상어’의 유령의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내장이 뜯겨진 채로 해변에 밀려온 쥐돌고래가 처음 네덜란드의 해변가에서 발견되는 것은 2006년으로 이 지역의 생물학자들은 누군가 일부러 돌고래에게 상처를 준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 숫자가 일년에 10여 개로 늘어가면서 한 명의 범인으로 생각하기란 불가능해 보였다. 그래서 과학자들은 다른 곳을 찾기 시작했다: 아마도 배의 프로펠러에 돌고래가 휩쓸려 들어갔을 것이라고 생각하거나 어부가 의도하지 않게 어망에 걸린 돌고래를 잘라 버렸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2012년에 벨기에 연구자들은 죽은 돌고래의 일부 상처가 벨기에의 해변에서 발견된 것과 유사하며 회색바다표범의 이빨자국이 남아 있는 것을 발견했다. 네덜란드의 와게닝겐 대학 (Wageningen University)의 연구센터에 생물학자인 마디크 레오폴드 (Mardik Leopold)는 “물론 우리는 바보 같은 것이라고 생각했다. 우리는 바다표범은 착하고 귀여운 동물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렇지 않았다. 이들은 포식자”라고 말했다. 2.5미터의 길이에 미식축구 수비수 두 명의 무게에 해당하는 이 회색바다표범은 북해남부에서 가장 큰 포식자이다. 이들은 생선을 사냥하는 동물로 알려졌지만 성체 수컷 바다표범은 쉽게 30킬로그램 정도의 새끼 돌고래를 제압할 수 있다.
연구자들은 2003년에서 2013년 사이에 해변에 쓸려온 1000여 마리 돌고래의 사진과 검시사진을 조사했다. 이들의 상처는 회색바다표범이라는 심증을 더욱 강하게 했다. 잘려나간 기관들 중에서 바다표범이 좋아하는 지방층이 발견되었다. 몸체와 꼬리를 연결하는 심압대 부분에 남겨진 송곳니의 모양이나 할퀸 자국은 바다표범이 돌고래를 잡았을 때 나타나는 형태와 같다. 이렇게 해안가에 밀려온 돌고래의 1/5은 회색표범의 공격을 받은 결과이며 대부분은 북해에서 북쪽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처음 바다표범을 본 어린 쥐돌고래들이었을 것이라고 레오폴드는 말했다.
하지만 확실한 증거를 찾는 것은 어려운 일이었다. 살아있는 바다표범의 위장 내용물의 분석은 어렵다. 하지만 이 포식자를 찾기 위한 방법으로 상처에 남겨진 침의 DNA를 분석하는 것이다. 이것은 아마도 불가능한 목표일 수 있다. 그 이유는 바닷물이 빠르게 DNA흔적을 씻겨버리기 때문이다. 인간의 법의학적인 조사에서도 물에 빠진 희생자를 조사할 때 희귀하게 사용되기도 한다고 레오폴드는 말했다. 그는 “모든 사람들이 미친 짓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상처부위에서는 아무런 증거도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세 마리의 쥐돌고래 사체의 깊게 물린 자국의 밑에서 (바다표범이 살점을 물어뜯어내는 곳이다) 생물학자들은 완전한 DNA 증거를 발견했다. 이 연구결과는 학술지
이것은 “누가 그랬는가”에 대한 문제를 해결했다. 하지만 아직도 “왜”라는 질문에 대한 해답을 제시하지 못했다: 2006년에 무엇이 회색바다표범이 갑자기 쥐돌고래를 먹이로 삼기 시작했는가? 인간이 아마 원인제공자가 될 수 있다고 연구자들은 주장했다. 석유가격이 최근에 증가하면서 네덜란드의 어민들이 트롤링 (trolling)에서 바다바닥에 어망을 정박시켜놓고 물고기를 잡는 방식으로 전환했으며 이 과정에서 부산물로 쥐돌고래가 잡히기도 한다. 이 연구팀은 회색바다표범은 이 어망에서 물고기를 훔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훨씬 크고 지방이 많은 “물고기”로 관심을 돌렸으며 그 뒤에 쥐돌고래를 공격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은 보존학자들에게 딜레마의 상황이다. 회색바다표범과 쥐돌고래 모두 보호생물종이다. 네덜란드는 현재 바다표범을 위한 세 개의 재활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이 해양 포유류는 과도한 사냥으로 인해 중세시대 이래로 사라졌지만 최근 1980년대에 다시 나타났다. 하지만 보존학자들은 이 전략을 재고해야 한다고 오스텐트 (Ostend)의 왕립벨기에 자연과학연구소 (Royal Belgian Institute of Natural Sciences)의 생물학자인 얀 핼터스 (Jan Haelters)는 말했다. 그는 “아프리카에서 만일 사자를 돌보다가 다시 야생으로 돌려보내면 이것은 자연생태계 균형에 영향을 준다. 이 연구는 통합적이고 일관된 쥐돌고래의 감시를 위한 훌륭한 프레임워크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이 바다표범 포식자는 지역 돌고래 숫자에 대한 장기간에 걸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레오폴드는 말했다. 스코틀랜드에서 작은 돌고래를 공격하는 큰돌고래 (bottlenose dolphin)를 연구하는 연구자들은 좀 더 마르고 빠르게 적응하는 돌고래가 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하지만 고래와 같이 덩치가 큰 해양포유류와 비교해서 돌고래는 몸체의 크기에 상대적으로 물표면에 좀더 머물게 된다. 이것은 피부를 통해 열을 잃게 되는 현상을 보상하기 위해 매시간 먹이를 먹어야 한다. 먹이를 먹지 않으면 돌고래는 3일뒤에 굶주려 죽게 되지만 고래는 한 달 동안 먹이를 먹지 않고 버틸 수 있다. 레오폴드는 “돌고래들은 진퇴양난에 빠져 있다”고 말했다. 바다표범이 큰 동물을 사냥한다는 것은 좀더 큰 문제를 가져온다고 레오폴드와 핼터스는 경고했다. 네덜란드 해안은 선탠을 즐기거나 서핑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다. 이것은 북해 해안에서 “백상어”의 공포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말했다. 핼터스는 “통계적으로 사고는 일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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