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기연구원, 황화구리 기반 무선 생체 센서 플랫폼 개발 배터리 없이 피부 접촉만으로 생체 정보 감지
임승환 2025-10-20 11:04:58

사진. 한국전기연구원

 

한국전기연구원(이하 KERI) 최명우 박사 연구팀은 한국화학연구원 조동휘 박사 연구팀, 국립창원대학교 오용석 교수 연구팀과 협력해 고령자나 장애인에게 흔히 발생하는 욕창을 조기 진단할 수 있는 나노소재 기반 무선 생체 센서 플랫폼 기술을 개발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재료공학 분야 국제 저명 학술지 ‘Advanced Functional Materials’에 표지논문으로 게재됐다.


욕창은 지속적인 압력으로 피부 조직이 손상되는 질환으로, 자세 변경과 위생 관리가 필수적이다. 특히 거동이 불편한 환자는 피부에 남은 배설물이 환부를 자극해 상태가 악화될 수 있으며, 요양·재활병원의 인력 부족으로 실시간 모니터링이 어려운 문제가 있었다. 기존 기술은 압력만 측정 가능한 단일 센서가 대부분이며, 배터리나 전선 기반 전원으로 병원 현장 적용이 제한적이었다.


공동 연구팀이 개발한 센서 플랫폼은 압력, 온도, 암모니아 등 다양한 생체 신호를 동시에 감지하면서 무선전력전송으로 작동한다. 핵심 소재는 뛰어난 향균·살균 효과를 지닌 황화구리(CuS)로, 배설물에서 발생하는 암모니아를 선택적으로 탐지할 뿐만 아니라 피부 감염 예방과 위생 환경 개선까지 가능하다. 황화구리 표면은 3차원 다공성 구조로 설계되어, 저농도 소량의 배설물에서도 암모니아를 신속히 감지할 수 있도록 효율을 극대화했다.


또한 상용 구리 폼(Cu foam)을 황(S) 용액에 단순 담그는 방식으로 대량 생산 가능해, 기존 고가 센서 대비 소재 단가를 17배 이상 낮출 수 있었다. 센서는 스마트폰이나 근거리 리더기로부터 무선 전력을 공급받아 작동하며, 센서 간 신호 간섭을 최소화하도록 물리적·전기적 구조를 정밀 설계했다. 독자 개발한 회로 설계와 무선 통신 알고리즘을 통해 선명하고 안정적인 신호 측정이 가능해, 배터리나 전선 없이 피부에 부착만으로 환자의 상태를 자동 모니터링할 수 있다.


연구팀은 김해한솔재활요양병원과 협력해 실제 욕창 위험군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 유효성을 검증했다. 병원 현장에서는 간호사나 보호자가 스마트폰, 노트북, 태블릿 등으로 환자의 피부 상태를 실시간 확인할 수 있어 조기 예방이 가능하며, 관리 업무 효율성도 크게 향상됐다.


KERI 최명우 박사는 “상온에서 외부 에너지원 없이도 생체에서 나오는 암모니아만을 선택적으로 감지할 수 있는 고효율 소재를 개발했고, 이를 무선 센서 플랫폼에 적용한 것은 세계 최초의 사례”라며 “학·연·병이 함께한 대표적인 성공 협력 사례로 큰 의미가 있다”라고 밝혔다.


향후 연구팀은 욕창 외에도 피부 습도, 산성도(pH), 젖산 농도 등 진단 영역을 확장하고, 만성 상처 관리와 감염 조기 감지, 재활 관리 등 다양한 의료 분야에서 센서 플랫폼 활용을 확대할 계획이다. 나아가 AI 기반 질병 위험 예측과 자동 경고 시스템 개발, 병원 클라우드 및 재택간병 시스템과의 연계 등을 통해 스마트 헬스케어 플랫폼으로 발전시키겠다는 목표다.
이번 연구 성과는 저비용, 실시간, 무선 기반으로 환자 맞춤형 관리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의료 현장의 혁신적 접근을 제시하며, 향후 병원과 산업계가 함께하는 차세대 헬스케어 솔루션으로 주목받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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