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피콘의 우수성을 실용적으로 담아낸 달리의 새로운 시리즈 - Dali Rubicon 8
오디오 2015-12-11 16:41:53

실내를 뒤흔드는 엄청난 크기의 사운드는 나와 주지 않지만 음의 섬세함이 여유 있는 저음역의 바탕 위에 가지런히 자리 잡고 있는 듯한 정갈함이 드러나고 있었다. 합리적인 가격으로 마무리되고, 예술적 감각까지 갖추고 있는 달리의 제품은 오디오 시스템을 구성함에 있어 안심하고 선택할 수 있는 제품이라고 할 것이다.
글 | 정우광?

오디오의 역사에서 덴마크가 차지하고 있는 비중은 대단히 큰 것이다. 최초의 마그네틱 저장장치를 발명한 발데마르 폴센(Valdemar Poulsen)을 비롯하여 최초의 라우드 스피커를 발명하여 7만 5천여의 샌프란시스코 시민 앞에서 시연을 가졌던 피터 젠센(Peter L. Jensen)도 덴마크 사람이다. 이러한 배경 때문인지 세계의 오디오 산업에서 덴마크가 차지하고 있는 비중은 날로 커지고 있다. 초고가의 하이엔드 시스템에서부터 대단히 저렴한 가격대의 보급 기기에 이르기까지 매우 다양한 제품들이 생산되고 있다. 달리는 스페인의 초현실주의 화가의 이름이지만 ‘Danish Audiophile Loudspeaker Industries’의 약자로 1983년에 설립된 중견의 스피커 시스템 생산 전문 회사이다. 수년 전에 리뷰하였던 젠서 7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고, 이후에 본지에 여러 차례에 등장하였던 다른 제품에 대한 인상도 강하게 남아 있는 터인데, 이번 호의 제품으로 루비콘 시리즈의 상급기인 루비콘 8이 눈앞에 등장하였다.
달리는 스피커 전문 회사답게 만들어내고 있는 시스템도 참 다양하다. 여러 가지의 시리즈가 있고, 그 시리즈에는 유닛의 숫자나 인클로저의 형태 등에 따라서 대 여섯 가지의 제품들이 있다. 이 정도의 제품군이라면 오디오를 취미로 하고 있는 사람들의 90% 이상을 만족시킬 만하다. 루비콘 시리즈는 이처럼 다양한 동사의 제품군들 중에서 상위 그룹에 속하는 제품이다. 2웨이 북셀프형 시스템에서부터 중급의 플로어스탠딩 제품에 이르기까지 모두 5가지의 제품으로 이루어지고 있는데, 루비콘 8은 그중에서도 가장 상급기에 속한다.
이들의 제품이 같은 계열의 제품으로 묶여 있는 이유는 같은 스피커 유닛을 가지고서 제품을 만들었기 때문일 것이다. 가장 단순한 2웨이 시스템에서부터 3웨이 5유닛의 대형 시스템에 이르기까지 각 제품에서 사용된 유닛은 만들어진 재료와 구조가 같은 것이다.



루비콘 8은 6.5인치 크기의 우퍼 3개를 저음역과 중음역에 사용하고 있다. 유닛은 모두 자체 개발한 것으로 진동판의 재질에서부터 자기 회로에 이르기까지 세심한 튜닝이 이루어진 제품이다. 특히 진동판의 소재는 목재의 섬유소와 페이퍼 펄프를 적절하게 배합한 특수 소재로 내부 손실이 크고 강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결과 저음역의 윤곽을 분명하게 해주면서도 작은 크기의 유닛으로는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의 높은 음압도 가능하게 해주고 있다. 진동판의 정밀도를 높여 놓아도 이를 구동하는 엔진격인 보이스 코일의 작동이 정밀하지 않으면 음의 윤곽은 흐려지게 마련이다. 이를 위하여 이들이 개발한 자석 소재인 소프트 마그네틱 컴파운드는 자성체의 재질이 매우 무른 소재를 압축하여 만들어낸 것으로, 전류가 통하지 않고 자력만을 유지하는 소재로, 보이스 코일에 흐르는 전류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일정한 자력선을 유지하도록 하고 있다. 덕분에 앰프로부터의 음성 신호의 변화를 최대한 왜곡 없이 진동판의 움직임으로 변화시키는 것이 가능하다고 한다. 보이스 코일의 전·후의 움직임도 크게 유지하기 위하여 고안된 에지의 소재와 형태도 높은 음압을 재생하기 위한 목적에서 개발된 것이다. 이렇듯 정밀도를 높여 놓은 덕분에 스피커 유닛의 주파수 대응 범위가 넓어 하나의 유닛으로도 대부분의 가청 주파수 대역을 커버할 수 있을 정도이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루비콘 8에서와 같이 우퍼와 미드레인지에 같은 유닛을 채택할 수 있는 것이다.
달리의 제품에서의 또 하나의 특징은 비교적 최근에 개발된 하이브리드형 트위터를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폭이 1.7cm에 길이가 4.5cm로 비교적 적은 크기의 리본형 유닛과 29mm 크기의 소프트 돔형 유닛을 하나의 프레임으로 결합하여 하나의 트위터 유닛처럼 사용하고 있다. 이는 2.5kHz에서부터 34kHz까지의 광대역을 커버한다. 일반적인 트위터의 재생 범위보다 상당히 넓은 대역을 커버하고 있고, 재생음의 음압도 높아서 제품 전체의 음색을 결정짓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이처럼 수많은 기술의 집약체라고 할 수 있는 이 시스템은 플로어스탠딩형 스피커 시스템으로는 결코 크다고 할 수 없는 크기임에도 불구하고 38Hz에서부터 34kHz에 이르는 광대역의 사운드를 90dB 이상의 높은 능률로 재생해주고 있는 것이다.



시청에 동원된 앰프로는 처음에 유니슨 리서치의 플래그십 제품인 레퍼런스 프리·파워 앰프가, 입력 장치로는 플리니우스의 마우리 CD 플레이어가 준비되었다. 처음으로 연주한 곡은 멘델스존의 교향곡 4번 이탈리아. 처음부터 터져 나오는 오케스트라의 강한 음을 들어보고 싶었다. 예상을 빗나가지 않는 강한 음이 임팩트 있게 다가왔다. 앰프의 볼륨을 크게 올리지 않은 상태에서 스피커를 울려주는 음의 크기는 상당한 것이었다. 하지만 리본 트위터가 가지고 있는 초 고역의 음이 가미된 상큼하고 가뿐한 음의 세계를 즐기기에는 이 앰프와의 매칭은 과한 면이 있었다. 시청실에 놓여 있던 다른 앰프를 찾던 중에 트라포매틱 오디오의 인티앰프를 연결해 보았다. EL34를 싱글로 구동하는 아주 소박한 출력의 이 앰프와의 매칭에서 루비콘 8의 표정은 전혀 다른 것으로 바뀌어 있었다. 실내를 뒤흔드는 엄청난 크기의 사운드는 나와 주지 않지만 음의 섬세함이 여유 있는 저음역의 바탕 위에 가지런히 자리 잡고 있는 듯한 정갈함이 드러나고 있었다. 합리적인 가격으로 마무리되고, 예술적 감각까지 갖추고 있는 달리의 제품은 오디오 시스템을 구성함에 있어 안심하고 선택할 수 있는 제품이라고 할 것이다.



수입원 소비코AV (02)525-0704
가격 690만원   인클로저 베이스 리플렉스형   사용유닛 우퍼(3) 16.5cm, 트위터 2.9cm·리본  
재생주파수대역 38Hz-34kHz(±3dB)   임피던스 4Ω   출력음압레벨 90.5dB/2.83V/m  
권장 앰프 출력 40-250W   크기(WHD) 22×110×44.5cm   무게 27.3kg

* 월간 오디오 2015. 2월
디지털여기에 news@yeogie.com <저작권자 @ 여기에. 무단전재 -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