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rma Audio Revo DS-1 이 시대에도 양질의 CDP가 필요한 이유 Norma Audio Revo DS-1 이 시대에도 양질의 CDP가 필요한 이유
월간 오디오 2016-05-18 11:15:10

글 이종학(Johnny Lee)



보컬의 위치도 정중앙으로 일절 흐트러짐이 없다. 이렇게 3차원적인 배치가 이뤄지면서, 상호 간섭이 극력 억제되어 있다. 특히, 폭발할 때의 펀치력이 일품. 양질의 CDP가 왜 지금도 필요한지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음이라 하겠다.


서양 음악을 말할 때, 이탈리아의 존재를 무시할 수 없다. 아니, 실질적인 출발점에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비발디를 비롯해서 베르디, 푸치니 등에 이르는 화려한 작곡가 라인업은 둘째 치고, 아마티, 과르네리, 스트라디바리 등 숱한 명기들의 탄생이 이 나라에서 이뤄졌다. 더 이상 무슨 할 말이 있는가? 이번에 만난 노르마라는 브랜드는, 바로 아마티와 스트라디바리, 몬테베르디, 폰키엘리 등을 배출한 크레모나에서 만들어졌다. 최고의 악기와 작곡가를 배출한 곳에서 그에 못지않은 오디오 제품을 만든다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 아닐까? 태생부터 남다른 제품이라, 당연히 흥미를 가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노르마는 그 음향 철학에 있어서, 철저하게 ‘뮤지컬 리프로덕션’을 지향한다. 즉, 소스에 담긴 음성 정보를 최대한 중립적으로, 정확하게 재생하는 것을 모토로 삼은 것이다. 그럴 경우, 음악 자체가 가진 아름다움이 사용자를 충분히 만족시킬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최상의 바이올린과 첼로를 만드는 것과 다름없는 접근법이 아닐까 싶다.
동사의 창립 연대는 1987년. 하지만 이후 오팔 전자에 매각이 된다. 이 회사는 다양한 계측기를 만드는 곳으로 유명하다. 이렇게 계측을 주로 하다 보니, 한편으로 음악을 재생하는 장치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그래서 싹수(?)가 있어 보이는 이 신생 회사를 사들인 후, 무려 7년에 걸쳐 심도 깊은 R&D를 진행한 후, 1997년부터 본격적인 활동을 하기에 이른다. 이후 IPA 시리즈가 큰 히트를 치고, 최근에 레보(Revo) 시리즈가 주목을 받음에 따라, 이 크레모나산 제품들의 인기가 점차 높아져 가는 추세다. 당연히 우리나라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점쳐본다.



이번에 만난 제품은 레보 시리즈에 속하는 CD 플레이어로, DS-1이라는 모델명을 갖고 있다. 참고로 레보 시리즈엔 프리앰프, 파워 앰프 및 인티앰프 등이 있으며, 디지털 소스 쪽도 몇 개 된다. 다양한 제품군을 자랑하는 만큼, 조합의 범위도 상대적으로 넓다 하겠다.
본 기는 CDT로서의 기능이 뛰어날 뿐 아니라, 최근의 파일 뮤직을 재생하기 위한 DAC의 기능도 알차게 꾸며져 있다. 그러므로 다양한 디지털 소스를 활용할 수 있는 내용을 갖추고 있다.
우선 CDT 쪽을 보면, 티악의 메커니즘을 사용하고 있다. 단, 버퍼 시간이 좀 걸리는 바, 약 5초간의 타임을 필요로 한다. 더 정확한 트레이싱을 위한 준비 과정이라 보면 좋을 것이다. 최근에 시장에서 괜찮은 CD 플레이어를 만나기 쉽지 않은 상황에서, 정공법으로 제대로 접근한 본 기의 장점이 돋보이는 대목이라 하겠다.
한편 DAC를 보면, 다양한 디지털 입력단이 눈에 띈다. USB는 기본이고, AES/EBU, 코액셜, 옵티컬 등 총 4개의 입력단이 추가로 장착되어 있다. 또 오버샘플링 주파수를 직접 설정할 수 있게 만든 점도 흥미롭다. 그 결과, 44.1·48·88.2·96·176.4·192kHz까지 선택 가능하다. 사실 음원에 따라 192kHz 밑의 사양에서 더 좋은 결과를 얻을 수도 있으므로, 이 기능은 무척 유용하다. 하지만 그냥 편하게 쓰고 싶다고 하면 오토(Auto)로 설정할 수도 있다.
지터 대책을 위해 2개의 분리된 클록을 설정한 것도 흥미롭다. 각각 22MHz와 24MHz 사양이므로, 이 역시 음원의 성격에 따라 선택 가능하다. 말하자면 44.1kHz 계열이냐, 48kHz 계열이냐를 따져서 결정하면 되는 것이다.
DAC 칩의 경우, PCM1704 멀티비트를 채널당 한 개씩 투입했다. 이후 아날로그단은 앰프 메이커답게 상당히 꼼꼼하게 꾸몄다. 특히, 전원부 구성에 신경을 쓴 바, 당연히 디지털과 아날로그는 완전 분리되어 공급이 되고, 무려 15개에 달하는 파워 레귤레이터를 투입한 점도 놀랍다.



본 기의 시청을 위해 앰프는 뮤지컬 피델리티의 Nu-Vista 800, 스피커는 하베스 30.1을 각각 사용했다. 첫 곡으로 들은 것은 정명훈 지휘, 말러의 교향곡 2번 1악장. 작은 북셀프 스피커에 말러라니 좀 너무한 게 아닌가 싶지만, 상당히 인상적인 재생음이 나왔다. 물론 바닥을 때리는 저역은 기대하기 힘들지만, 다채로운 악기군이 낱낱이 분해가 되고, 그 음색이 투명하고 맑으면서, 빠른 스피드를 자랑한다. 이 대작의 에센스를 감상하기엔 큰 불만이 없는 것이다.
샤데이의 ‘No Ordinary Love’는, 의외로 베이스 라인의 펀치력이 좋고, 몽환적인 신디사이저의 움직임이 장대하며, 감촉이 좋은 보컬의 매력은 여느 시스템 못지않다. 과연 소스기에서 양질의 신호를 내보내고 있다는 느낌이 드는 수많은 음성 정보의 출현. 거기에 밸런스가 양호하고, 정리 정돈이 잘 되어 있다. 이 부분이 무척 큰 강점으로 다가온다.
마지막으로 레드 제플린의 ‘Ramble On’. 왼쪽에 퍼커션, 오른편에 어쿠스틱 기타가 위치한 편성으로, 중간에 일렉트릭 기타의 움직임이 정신이 없다. 또 보컬의 위치도 정중앙으로 일절 흐트러짐이 없다. 이렇게 3차원적인 배치가 이뤄지면서, 상호 간섭이 극력 억제되어 있다. 특히, 폭발할 때의 펀치력이 일품. 양질의 CDP가 왜 지금도 필요한지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음이라 하겠다.



수입원 SP-오디오 (070)7119-5287 


가격 590만원   DAC PCM1704    디지털 입력 AES/EBU×1, Coaxial×2, Optical×1, USB×1
아날로그 출력 RCA×1, XLR×1   디지털 필터 TI DF1706(8× 오버샘플링)
주파수 응답 0Hz-22kHz(±0.3dB)   출력 전압 3V   출력 임피던스 200Ω
크기(WHD) 43×7.5×35cm    무게 10kg


<월간 오디오 2016년 5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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