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noro Stereo 2 미니멀리즘의 최전선, 소노로 스테레오 2에 빠지다
한은혜 2018-05-01 18:16:06

글 이종학(Johnny Lee) .

 



왼쪽 채널의 명징한 어쿠스틱 기타의 스트로킹. 은은하게 확산되는 피아노의 터치. 또 약간 거친 듯한 보컬의 매력. 전체적으로 무척 아날로그적이라고나 할까? 나무로 만든 스피커 인클로저의 인간적인 면모가 구수하게 다가온다. 상당한 내공을 지닌 음이다.

얼마 전에 아는 분에게서 전화가 왔다. 한 2년만에 통화하는 것 같다. 그분은 웨스턴 일렉트릭을 비롯, 독일 빈티지 등 무려 네 개의 거창한 시스템을 운용 중이다. 그러나 가끔 편하게 음악을 듣고 싶어질 때가 있다. 지난번에 내가 소노로에 대해 쓴 기사를 읽고, 제품 구입에 관한 문의를 한 것이다. 그분의 관심은 딱 하나, FM이 되는냐였다. ‘됩니다. 음질도 좋습니다. 사서 편하게 들으십시오.’ 내 조언이 통했는지, 다음날 주문하겠다는 답이 왔다.
확실히 오디오 쪽이 조용히, 그러나 빠른 속도로 바뀌고 있다. 그 주역 중의 하나가 소노로이고, 이번에 만난 스테레오 2 역시 상당한 구매욕을 자극한다. 심하게 말하면, 대개는 이것으로 오디오에 입문하라고 하지만, 이것으로 또 오디오를 졸업할 수도 있다. 그 정도로 내용이 알차다.


요즘 미니멀리즘이 화두다. 아마도 전 세계를 강타한 불황 탓도 있지만, 지나치게 소비를 강조해온 풍습에서 탈피, 쇼핑이나 물건에 얽매이지 않고, 오히려 자신과 주변 사람들에 더 많은 관심을 두라는 면에서 여러모로 생각할 점이 많다. 이들의 주장은 이렇다. ‘물건은 사용하고, 사람은 사랑해라.’ 한데 여태껏 그 반대로 살아온 것 같지 않은가? ‘물건을 사랑하고, 사람은 이용해라.’


덕분에 많은 사람들이 넓은 공간을 버리고 좁은 집으로 이사를 가는가 하면, 수많은 세간과 옷가지, 서적 등을 버리고 있다. 꼭 필요한 것만 남기자는 것이다. 심지어 일본의 지방에 사는 어떤 분은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은 물론 청소기까지 다 치웠다. 그야말로 루소가 일갈한 ‘자연으로 돌아가자!’라는 분위기다.
 


그러다 만난 소노로. 아이고, 다시 탄성이 나온다. 작은 몸체지만, 앰프와 CDP도 있고, 또 스피커도 달려 있다. 그리 크지 않은 방에서 음악을 듣는 관계로, 뭐 이 정도면 충분하지 않을까 싶다. 거기에 블루투스도 되니, 이쯤이면 오디오며, CD를 다 정리하고, 오로지 방에 소노로 하나만 놓여 있는 모습도 상상할 수 있다. 물론 당장 뭐가 확 바뀌지는 않겠지만, 개인적으로 소노로의 제품을 보면서 상당한 갈등을 느꼈다.


본 기 스테레오 2 역시 다양한 기능으로 유혹한다. 기본적으로 바우하우스에서 시작된, 기능성을 중심으로 한 심플한 디자인부터 마음에 든다. 뭐 겉보기엔 특이한 게 없지만, 두고두고 쓰다 보면 절대 질리지 않는다. 다양한 기능을 직관적으로 쉽게 사용하도록 전체적인 레이아웃도 훌륭하다. 특히, 장인의 손길로 마무리된 스피커와 본체의 마감은 손으로 가볍게 쓰다듬으면 훨씬 그 가치를 실감하게 된다.


일단 유닛 구성을 보면 2개의 풀레인지 타입의 드라이버가 눈에 띈다. 3인치 구경으로, 좌·우에 하나씩 배치되어 있다. 그리고 중앙에 4인치 사양의 우퍼가 따라붙는다. 이것은 일종의 서브우퍼. 그래서 크기에 비해 당당하고, 알찬 저역이 나온다. 각 드라이버마다 파워 앰프가 독립적으로 따라붙는다. 덕분에 20W짜리 두 개는 풀레인지에, 40W짜리 하나는 서브우퍼에 각각 매칭되어 있다.


트레블과 베이스 조절 기능이 제공되는 DSP를 통해 자신의 룸 환경이나 취향에 적극적으로 맞출 수 있다. 또 날짜와 시간이 포함된 디스플레이 창은 알아서 밝기를 조정한다. 따라서 시인성 면에서도 좋고, 또 눈을 찡그리게 하는 부분도 없다. 알람 기능도 재미있다. CD나 라디오에 맞춰 음악이 정해진 시간에 나와 잠을 깨게 한다. 반대로 잠들기 전에 슬리핑 모드를 설정할 수 있다. 5분에서 2시간 사이로 조절할 수 있다. 음악을 듣다가 잠이 들면, 예정된 시간이 흐른 후 저절로 종료되는 것이다. 그리고 자연 소리, 휴식 및 명상 프로그램이 내장되어 있다. 기본적으로 CDP 기능이 있고, FM과 DAB 등을 제공하며, 6개의 프리셋이 가능하다. 블루투스 기능이 있어서 이 또한 요긴하며, RCA 및 3.5mm 잭을 통해 외부 디바이스를 연결할 수도 있다. 이쯤 되면, 하나의 오디오 시스템으로 불러도 무방할 것 같다. 시청은 CD 및 블루투스를 두루두루 이용해서 진행했다.
 


첫 곡은 로스트로포비치 연주, 슈베르트의 아르페지오네 소나타 1악장. 아날로그 전성기 녹음의 장점이 잘 부각된다. 음 자체는 포실하면서, 부드럽게 감싸듯 다가온다. 첼로는 적절한 비브라토와 강약의 콤비네이션이 눈부시다. 비르투오소의 솜씨를 실감한다. 약간 구슬픈 멜로디의 호소력이 강하게 어필해온다.


이어서 롤링 스톤스의 ‘Angie’. 왼쪽 채널의 명징한 어쿠스틱 기타의 스트로킹. 은은하게 확산되는 피아노의 터치. 또 약간 거친 듯한 보컬의 매력. 전체적으로 무척 아날로그적이라고나 할까? 나무로 만든 스피커 인클로저의 인간적인 면모가 구수하게 다가온다. 상당한 내공을 지닌 음이다.


마지막으로 에릭 클랩튼의 ‘Wonderful Tonight’. 매혹적인 인트로에 텁텁한 보컬. 진하게 배경에 깔리는 오르간. 슬로우 템포로 잔잔하지만 확실하게 진행이 된다. 중간에 나오는 기타 솔로는 백미. 일체 잔기교 없이 담담하게 승부해온다. 킥 드럼의 모습도 놓치지 않는다. 뭐, 이 정도면 굳이 분리형 컴포넌트가 부럽지 않다.

 


수입원 (주)D&O (02)514-0221
가격 119만원(하이그로시), 135만원(월넛)   실효 출력 20W×2, 40W×1   디지털 입력 USB×1   아날로그 입력 RCA×1, Aux(3.5mm)×1   CD부 지원   헤드폰 출력 지원   라인 아웃 지원   튜너 지원(FM)   블루투스 지원   유닛 크기 서브우퍼 10.1cm, 풀레인지(2) 7.6cm   크기(WHD) 45×15.3×23.5cm   무게 5.9kg

 

<월간 오디오 2018년 5월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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