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장현태
스미스의 보컬은 중앙 무대를 가득 채워주고, 투명함이 강조된 보컬의 이미징을 재생해 주었다. 메인 보컬 뒤 공간에서 정확히 자리 잡은 코러스의 포지션과 킥 드럼의 과감하고 깊이 있는 표현력은 곡의 분위기를 더욱 끌어올리고 있다. 보컬 곡에서 이처럼 전 대역의 에너지 넘치는 공간감과 표현력을 만나기는 오랜만이다. 불필요한 잔향을 제공하지 않고 에너지 넘치며 충실히 음원을 재생해 주고 있다.
스피커 전문 브랜드로 알려진 영국 ATC는 스피커뿐만 아니라 영역을 넓혀 앰프와 소스기기에서도 이슈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특히 동사 신제품들이 레코딩 스튜디오와 하이파이에서 인기가 더 높아지고 있는 시점에서 스피커 이외에도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는 점은 ATC를 사랑하는 하이파이 사용자들에겐 더없이 반가운 소식이다.
이번 리뷰에서 소개할 CDA2 MK2도 ATC의 새로운 시도가 돋보이는 대표적인 모델인데, CD 플레이어와 DAC 및 프리앰프가 결합된 올인원 타입으로 더욱 관심을 가지게 만든다. ATC는 액티브 스피커 라인업이 다양하게 구축되어 있는 만큼, 동사의 액티브 스피커들과의 매칭을 적극 활용하기 위한 콘셉트로 이해해도 좋을 것이다. 또한 ATC는 스피커 이외 제품들에는 지나친 가격적 거품이 없기로 잘 알려진 만큼 합리적인 가격에 보장된 성능이 돋보이며, 제품 디자인은 동사의 CA2 프리앰프와 P2 파워 앰프와 같은 패밀리 디자인을 추구하고 있다.
본격적으로 제품의 장점들을 살펴보도록 하겠다. 첫 번째로 다양한 디지털 입력부의 구성과 DAC의 성능이다. 디지털 입력은 코액셜, 옵티컬, USB 입력을 지원하고 있으며, USB의 경우 Atmel MPU로 처리되고, 디지털 인터페이스용으로는 울프슨 WM8804G를 사용, 다양한 디지털 입력에 대한 리시버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DAC 칩은 최근 고급 소스기기들에서 자주 사용하여 인기를 얻고 있는 아사히 카세이 사의 32비트 기반의 프리미엄급 AK4490EQ를 채용하여, 고음질 재생을 효과적으로 처리해 주고 있다. 디지털 음원의 경우 PCM은 384kHz, DSD는 256까지 지원된다.
두 번째는 충실한 입·출력부의 아날로그 회로에 주목해야 한다. ATC가 오랫동안 쌓아온 액티브 앰프 개발력을 기반에 둔 아날로그 회로 기술이 돋보이는데, 제품 내부를 보면 일반적인 OP 앰프는 사용하지 않고, SMD 타입의 TR을 통한 풀 디스크리트 타입으로 회로를 구성했다. 요즘 풀 디스크리트 타입은 고가의 하이엔드 소스기기와 프리앰프에서나 접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착실한 설계와 만듦새가 돋보인다. 내부는 자사의 기술력으로 완성된 일체형 PCB로 설계되었으며, 전원은 토로이달 트랜스포머를 적용한 리니어 타입을 사용, 정전압 전원으로 충실히 구성했다. 이를 통한 프리 아웃부의 아날로그 성능은 뛰어난데, 프리부의 재생 주파수 대역은 2Hz-280kHz로 넓은 재생 능력을 지녔고, 0.0008%의 뛰어난 디스토션 등 스펙의 만족도가 꽤 높다.
세 번째로는 다양한 부가 기능들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리모컨으로 모든 기능을 컨트롤할 수 있는 편의성을 제공하며, 프리앰프와 일체형이기 때문에 통합 리모컨으로 손쉽게 사용이 가능하다. 볼륨은 알프스 사 블루벨벳 고급 전동 볼륨이 채택되어 있어 신뢰성을 높이고 있다. 내부에는 별도의 헤드폰 앰프가 내장되어 있고, 후면에 헤드폰 단자가 추가되어, 이를 사용할 경우 메인 출력은 자동 뮤트 처리되도록 설계, 헤드폰으로 쉽게 모니터링이 가능하다.
이 밖에도 높은 출력 레벨을 가졌다는 점도 특이할 만한 사항이다. 이 부분은 프로용 장비의 경우는 익숙한 수치이지만, 하이파이용으로는 넘치는 여유 있는 출력 레벨이다. 일반적인 파워 앰프의 경우 높은 출력 레벨을 가지기 때문에 소스 음원이 충실히 전달되는 장점을 지녔다. 특히 입력 감도가 프로용으로 잘 정돈된 것으로, 동사 액티브 스피커와 프로용 장비 연결의 경우 뛰어난 핸들링 능력과 손쉬운 출력 레벨의 증폭을 유도할 수 있다. 이 점을 고려해 충분히 입력을 받을 수 있는 파워 앰프의 선택은 필수다.
보컬 곡은 샘 스미스의 ‘Too Good At Goodbyes’를 선곡해 보았다. 시작과 함께 꽉 찬 음원 재생을 경험할 수 있었는데, 스미스의 보컬은 중앙 무대를 가득 채워주고, 투명함이 강조된 보컬의 이미징을 재생해 주었다. 메인 보컬 뒤 공간에서 정확히 자리 잡은 코러스의 포지션과 킥 드럼의 과감하고 깊이 있는 표현력은 곡의 분위기를 더욱 끌어올리고 있다. 보컬 곡에서 이처럼 전 대역의 에너지 넘치는 공간감과 표현력을 만나기는 오랜만이다. 불필요한 잔향을 제공하지 않고 에너지 넘치며 충실히 음원을 재생해 주고 있다.
실내악 곡은 라흐마니노프 보칼리제를 엘리사 와일러스타인의 첼로와 이넌 바르나탄의 피아노로 들어보았다. 스튜디오 녹음의 묘미로 두 악기의 동일 선상의 밸런스가 고스란히 제공되고 있다. 특히 첼로와 피아노의 공간 표현과 포지션이 정확하다. 첼로와 피아노만으로 연주되는 곡이지만, 각 악기는 다채로운 질감과 여유 있는 완급 조절의 표현으로 제대로 연출되는데, 이 곡 특유의 애절함 가득한 분위기를 더욱 고조시켜 주었다.
대편성 곡은 차이코프스키 교향곡 6번 비창 중 3악장을 테오도르 쿠렌치스가 지휘하는 무지카 에테르나의 연주로 선곡해 보았다. 정확한 스테이지 표현과 공간 장악력을 통해 최신 고음질 녹음의 장점을 고스란히 만끽할 수 있었다. 곡이 전개될수록 더욱 강조되는 각 악기 파트들의 디테일과 분해력이 돋보였으며, 박진감 넘치고 역동적인 3악장의 묘미에 빠져들게 만들었다.
전체적인 사운드 성향을 정리해보자. 마치 에이징 잘 된 소스기기와 프리앰프를 만난 듯 자연스러운 음의 전개가 중심에 있다. 아날로그 친화적이며, 정돈된 내추럴 사운드를 만날 수 있었으며, ATC가 추구하는 모니터 사운드가 잘 접목되었다. 쉽게 음을 놓치지 않고 빠짐없이 정확히 재생해 주고, 무대의 깊이와 균형이 잘 잡힌 대역 밸런스는 웬만한 분리형 프리앰프 부럽지 않다. 특히 DAC 및 디지털 처리부의 자연스럽고 아날로그적인 사운드 튜닝이 매력적이다. 소스기기와 프리앰프의 조화라는 독특한 콘셉트는 웬만한 분리형 제품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인데, 동급 성능을 고려한다면 가성비의 만족도 역시 높다. ATC의 CDA2 MK2는 사운드와 다기능성에서 복합 제품을 고려 중인 사용자들과 액티브 스피커 사용자들에게 입맛을 자극하는 매력적인 제품으로 다가오기에 충분하다.
수입원 (주)다미노 (02)719-5757
가격 수입원 문의 디지털 입력 Coaxial×1, Optical×1, USB B×1 지원 PCM 32비트/384kHz, DSD 64/128/256 아날로그 입력 RCA×2 아날로그 출력 RCA×1, XLR×1 디스토션 0.0008% 이하(프리앰프), 0.001% 이하(DAC) S/N비 96dB 이상 출력 전압 18.4V(XLR), 9.2V(RCA) 크기(WHD) 44.5×9×33cm 무게 7kg
<월간 오디오 2018년 7월 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