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avian Accorda - 마그나 그레치아의 멋진 유산
한은혜 2018-08-01 17:11:23

글 이종학(Johnny Lee)

 


일단 드럼의 타격감이 대단하다. 어디 서브우퍼를 숨겨 놨나 싶을 정도다. 두 대가의 보컬과 기타 플레이가 대조적일 만큼 다른데, 이 부분을 집중해서 듣게 만든다. 왼쪽에 에릭, 오른쪽에 킹, 서로 주거니 받거니, 블루스의 진수를 만끽하게 된다. 특별히 장르를 가리지 않고, 음악적인 즐거움이 넘치는 재생이라, 듣는 내내 미소를 지었다.

개인적으로 오랜만에 자비안 스피커를 만난다. 예전부터 만듦새가 좋고, 음질도 뛰어나다고 생각해왔는데, 이번에 만난 것은 아코르다(Accorda)로, 더 대중적인 친화력을 높인 주력 라인업 중 하나이다.
사실 자비안이라는 회사는 그 내력이 좀 복잡하다. 체코의 프라하 근방에 소재하기 때문에, 그냥 체코 회사려니 싶지만, 그 오너는 이탈리아인이다. 그 이름은 로베르토 바를레타. 토리노 태생이지만, 그 뿌리는 이탈리아 남부 마그나 그레치아 지역이다. 이곳은 천재들이 줄지어 탄생한 곳으로 이름이 높다. 피타고라스, 아르키메데스 등을 위시해서 엔리코 카루소도 여기서 나왔다. 아마 그 리스트에 로베르토를 넣어도 무방하겠다.
그런 연유로, 그는 그리스 신화라든가, 철학에 관심이 많다. 자비안이라는 이름도 음악의 여신 뮤즈들이 거처하는 신성한 곳이라 한다. 그 한편으로 영감의 원천이라는 뜻도 있다. 아무튼 비범하다. 로베르토의 가문엔 음악가가 많아서, 어릴 적부터 피아노, 기타, 바이올린 등을 자연스럽게 접했다. 스피커 제작자로서 이런 배경은 크나큰 행운에 속한다. 처음에는 이탈리아 회사에서 스피커와 앰프를 설계했지만, 이후 홀연히 1994년에 프라하에 가서, 이곳에서 자비안을 설립해 20년이 넘게 지속하고 있다. 회사 자체도 차근차근 성장해서, 지금은 에피카 시리즈로 널리 알려져 있다. 최근에는 더 저렴한 돌체 무지카 시리즈를 런칭했는데, 본 기는 그중 톱 모델에 속한다.
 


구성을 보면, 맨 위에 트위터가 있고, 그 밑에 두 개의 미드·베이스가 달린, 일반적인 2웨이 타입으로 봐도 무방하다. 하지만 메이커는 2.5웨이라고 명기하고 있다. 이것은 다시 말해, 상단에 있는 미드·베이스가 고역을 제외한 전 대역을 커버하고 있다면, 하단의 드라이버는 오로지 저역부만 담당하고 있다는 뜻이다. 정확히 어느 선에서 커팅이 이뤄지는지 알 수는 없지만, 좁은 면적에 효과적으로 저역을 증폭하려면, 2.5웨이가 갖는 장점은 상당하다고 해도 좋다.
드라이버를 보면, 트위터는 2.6cm 구경의 소프트 돔. 미드·베이스는 18cm 사양이다. 그리 크지 않은 구경이지만, 저역은 40Hz까지 뻗는다. 아마도 2.5웨이가 가진 장점을 십분 발휘한 결과물이라 봐도 좋다. 참고로 고역은 20kHz까지 양호하게 재생한다. 미드·베이스의 진동판은 폴리프로필렌을 사용하며, 각 유닛은 오디오바를레타(AudioBarletta)에서 직접 제작한 것이다. 스피커의 핵심이 되는 부분은 따로 연구를 해서 자사의 노하우로 확보하고 있는 것이다.
인클로저에도 신경을 많이 써서, 앞쪽에 포트를 내어 뒷벽이나 옆벽의 간섭을 피한 것이 인상적이다. 특히 포트를 사용할 경우, 음이 일정한 패턴으로 빠져야 한다. 이 부분에서 알루미늄제 포트를 써서 정교한 배출 통로를 만들었다. 그리고 인클로저 하단을 모래로 채워서 저역의 배출로 인한 진동을 최소한으로 억제하고 있다. 21mm 두께의 목재를 투입하고, 특별히 고안한 내부 댐핑재를 바르는 등, 제조에 있어서만큼은 정공법을 제대로 지켜가고 있다.
 


참고로 본 기는 4Ω짜리로, 91dB의 감도를 갖는다. 따라서 비교적 앰프 친화적이다. 메이커에선 30-200W 정도의 파워면 충분하다고 하는데, 아마도 100W 정도를 투입하면 구동에 별 무리는 없을 것 같다.
본 기의 시청을 위해 앰프는 마스터 사운드의 박스, CD 플레이어는 프라이메어의 CD35를 각각 동원했다. 첫 곡으로 들은 것은, 앙세르메 지휘, 차이코프스키의 호두까기 인형 중 행진. 일단 본격적인 3웨이로 듣는 듯, 스케일이 크고, 저역도 묵직하다. 특히, 빠른 반응이 인상적이다. 두 스피커 사이에 정교하게 음장이 뜨고, 깊이도 적절하다. 바이올린군의 움직임이 기민하면서 에너지가 넘쳐, 이 연주의 핵심을 잘 짚고 있다.
이어서 올리비아 뉴튼 존의 ‘Have You Never Been Mellow’. 명징한 어쿠스틱 기타가 반주하는 가운데, 상큼하고 풋풋한 보컬이 중앙에 떠오른다. 매우 리얼하고, 힘이 있다. 밀도감이 높으면서, 호소력도 상당하다. 드럼의 펀치력이나 베이스 라인의 움직임도 좋고, 기타와 스트링스의 존재감도 각별하다. 당시 얼마나 신경 써서 녹음했는지, 그 부분이 잘 드러나고 있다.
마지막으로 에릭 클랩튼과 B.B. 킹의 ‘Three O'clock Blues’. 일단 드럼의 타격감이 대단하다. 어디 서브우퍼를 숨겨 놨나 싶을 정도다. 두 대가의 보컬과 기타 플레이가 대조적일 만큼 다른데, 이 부분을 집중해서 듣게 만든다. 왼쪽에 에릭, 오른쪽에 킹, 서로 주거니 받거니, 블루스의 진수를 만끽하게 된다. 특별히 장르를 가리지 않고, 음악적인 즐거움이 넘치는 재생이라, 듣는 내내 미소를 지었다.
 


수입원 (주)다비앙 (02)703-1591
가격 420만원   구성 2.5웨이 3스피커    인클로저 베이스 리플렉스형   사용유닛 우퍼(2) 18cm AudioBarletta, 트위터 2.6cm AudioBarletta   재생주파수대역 40Hz-20kHz(-3dB)   크로스오버 주파수 2600Hz   임피던스 4Ω   출력음압레벨 91dB/2.83V/m   권장 앰프 출력 30-200W   크기(WHD) 21×100×28cm    무게 27kg

 

<월간 오디오 2018년 8월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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