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ld Note P-1000 - 본격적인 아날로그 프리앰프의 가치
한은혜 2018-08-01 17:15:58

글 이종학(Johnny Lee)

 


서서히 피아노 타건의 에너지가 증가하면서, 우아하면서 서정적인 오케스트라가 펼쳐진다. 뭔가 노스탤지어를 자극하는 분위기인데, 특히, 감촉이 좋은 피아노가 인상적이다. 전체적으로 온화하면서, 아름답다. 왜 이런 프리앰프가 필요한지 충분히 납득할 수 있다.

언제부터인지 시장에서 양질의 아날로그 프리앰프를 만나기가 어려워졌다. 아마도 스트리밍이다 뭐다 해서, 디지털 오디오 쪽의 변화된 환경이 결국 DAC에 프리단을 넣은 제품들을 양산하게 된 데에서 이유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또 하나는 순 아날로그 구성의 프리앰프 제작이 생각보다 어렵다는 점이다. 이런 제품은 시스템의 전체 성격을 결정짓기 때문에, 감촉이나 음악성 등과 관련이 있다. 확실한 자기 음향 철학이 없는 메이커는 감히 이런 제품의 생산에 나서지 못한다. 이래저래 프리앰프가 귀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 와중에 골드 노트라는 회사가 P-1000이라는 프리앰프를 내놔서 이참에 들어봤다.
사실 본 기의 내용을 보고 놀란 것은, 거의 항공모함 건조에 해당할 정도로 대규모 프로젝트로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클래스A 방식의 도입은 물론이고, 무려 3개의 독립된 전원부를 갖추고 있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각각의 전원부엔 튼실한 전원 트랜스가 자리잡고 있어서, 이 부분만 해도 얼마나 전원부에 최선을 다했는지 짐작이 간다.
또 설계에 있어서도 디스토션이나 노이즈 제거에 만전을 기해, 게인 스테이지만 해도 무려 여섯 개나 된다. 요즘 추세는 되도록 짧은 신호 경로를 추구하는 쪽이지만, 본 기는 뭐 하나 설렁설렁 넘기는 법이 없다. 프리단을 구성하는 모든 부분을 제대로, 확실하게 짚고 가면서, 풍부한 전원부로 일체의 틈을 허락하지 않는 내용인 것이다.
 


프리앰프에서 볼륨단이 차지하는 위상에 대해선 두말하면 잔소리. 이 부분에서 알프스제 볼륨을 투입해서, 완성도를 높이고 있다. 워낙 정평 있는 메이커의 부품인 만큼, 어중간하게 자체 개발하느니 차라리 이렇게 가져다 쓰는 편이 낫다고 본다.
내부 구성은 동사가 주창하는 울트라 밸런스드 테크놀로지를 동원, 하나에서 열까지 완벽한 밸런스 회로를 구축하고 있다. 또 다양한 기능도 돋보이는데, 이를테면 모노/스테레오 전환 스위치라던가, 위상을 180도 바꿀 수 있는 부분도 여러모로 흥미롭다. 사실 음악을 좀 폭넓게 듣는다면 모노 시대의 유산을 도외시할 수 없다. 그 경우, 스테레오보다는 모노 쪽으로 재생하는 편이 훨씬 낫다. 이 부분에서 기본적으로 골드 노트라는 회사가 음악 애호가 중심으로 제품 철학을 구축하고 있는 셈이다. 이런 면은 다양한 입력단에서 확인된다. 무려 10개의 인풋단을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중 5개가 XLR, 나머지 5개가 RCA다. 이 정도면 아무리 소스기가 많다고 해도 입력단이 남아돌 것 같다.
부스터(Booster) 테크놀로지라는 부분도 재미있다. 만일 파워가 좀 부족한 상황이라면 이 부분을 이용해서 프리앰프 쪽에서 더 게인이 높은 신호를 보내, 전체적인 스피커 드라이빙 능력을 올릴 수 있다. 평소에는 꺼두었다가 필요할 때 요긴하게 쓸 수 있다.
세 개에 달하는 옵션도 재미있다. 하나는 디지털 입력. 이 경우, 별도의 DAC와 입력단을 삽입할 수 있다. 두 번째는 출력을 튜브단으로 꾸미는 것이다. TUBE-1006/1012이라는 모듈을 삽입하면, 진공관의 음색으로 전체적인 색깔을 바꿀 수 있다. 마지막으로 외장 전원부의 공급. PSU-1000을 보강하면, 더 안정적이고, 균형 잡힌 소리를 들을 수 있다. 그러고 보면 소비자가 뭘 원하는지 철저하게 꿰뚫고 있는 셈이다.
 


본 기의 시청을 위해 파워 앰프는 플리니우스의 P10, 소스기는 프라이메어의 CD35, 그리고 스피커는 가토 오디오의 FM-50을 각각 동원했다. 첫 곡은 치메르만이 연주하는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 2번 1악장. 서서히 피아노 타건의 에너지가 증가하면서, 우아하면서 서정적인 오케스트라가 펼쳐진다. 뭔가 노스탤지어를 자극하는 분위기인데, 특히, 감촉이 좋은 피아노가 인상적이다. 전체적으로 온화하면서, 아름답다. 왜 이런 프리앰프가 필요한지 충분히 납득할 수 있다.
이어서 마마스 앤 파파스의 ‘Dedicated To The One I Love’. 무려 4명의 보컬이 숨 쉴 틈 없이 출몰하는 트랙이다. 어떨 때엔 하모니로, 어떨 때엔 솔로로 제각기 기량을 뽐내는데, 이 부분을 정교하게 풀어내고 있다. 중간에 하프시코드가 나오고, 강력한 드럼이 출몰하는 등, 재미있는 요소도 많다. 그 재미를 만끽하게 해준다.
마지막으로 에릭 클랩튼과 B.B. 킹의 ‘Come Rain or Come Shine’. 다소 처연한 느낌의 슬로 템포 블루스로, 특히 킹의 처연한 느낌이 인상적이다. 에릭과 킹은 각각 왼쪽, 오른쪽 채널에 위치해서, 때로는 화합하고, 또 때로는 경쟁하면서 멋진 연주를 들려준다. 특히, 보컬에 있어서 그 대조적인 매력이 잘 드러나고 있다. 당연히 펜더와 깁슨 기타의 차이도 파악하게 된다. 여러모로 잘 만들어진 프리앰프라는 느낌이다.

 


수입원 인베스트코리아 (031)932-0606
가격 820만원   아날로그 입력 RCA×5, XLR×5   아날로그 출력 RCA×1, XLR×1, XLR×1(Tube)   주파수 응답 2Hz-200kHz(±3dB)   THD 0.001% 이하   게인 +20dB   S/N비 -120dB   채널 분리도 118dB 이상   볼륨 0.5dB 스텝   크기(WHD) 43×13×37.5cm   무게 15kg

 

<월간 오디오 2018년 8월 호>

디지털여기에 news@yeogie.com <저작권자 @ 여기에. 무단전재 -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