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ado GH2·Oppo HA-1, 전통의 거장과 눈부신 신예의 조합
한은혜 2018-08-01 17:58:24

글 월간오디오

 


가장 매력적인 헤드폰 브랜드를 꼽으라면 개인적으로는 단연 이들이다. 대부분의 업체들이 비슷비슷한 사운드에, 최신의 디자인을 따를 때도, 이들은 자신만의 색깔을 변함없이 보여주었다. 마치 <생활의 달인>에서 묵묵히 어렵고 귀찮은 과정을 소화해내며 남들은 따라할 수 없는 특제 소스를 내놓는 것처럼, 이들 브랜드 역시 오랜 세월 가업을 이어오며 자신만의 메뉴를 지켜 왔다. 그 세월이 어느덧 삼대째. 이제는 완전히 전통의 브랜드로 이름을 알리며, 전 세계에서 가장 매력적인 헤드폰 업체 중 하나로 크게 손꼽히게 되었다. ‘Hand Built in Brooklyn Since 1953’이라는 긴 역사와 수공의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 곳, 바로 미국의 그라도(Grado)에 대한 이야기이다.
그라도의 간판 메뉴라면 역시 프레스티지 시리즈이겠지만, 좀더 고급 메뉴로 눈을 돌리면, 레퍼런스, 스테이트먼트, 그리고 프로페셔널 시리즈가 있고, 특별 메뉴로는 역시 리미티드 에디션이 자리하고 있다. 이번에 소개할 제품은 그라도의 특제 소스가 듬뿍 담긴 특별 메뉴, 바로 GH2라는 제품이다.
많은 우드 헤드폰들이 있지만, GH2처럼 매력적인 나뭇결의 제품은 흔치 않을 것이다. 이름부터 낯선 코코볼로(Cocobolo) 목재를 채용한 것인데, 그 진득한 색감과 선명한 나뭇결은 한눈에도 고급기의 인상을 심어준다. 최근 에이온 카트리지에도 코코볼로 목재를 적용하기도 했는데, 여러 라인업에 확장하여 마호가니처럼 또 하나의 주력 소재로 사용할지 기대되기도 한다. 참고로 코코볼로 나무는 중앙 아메리카의 우림 지역에서 자라는 것으로, 짙은 색감과 유니크한 나뭇결로 고급 가구나 악기, 만년필에 주로 활용된다고 한다. 역시 음향 기기에서는 흔히 볼 수 없는 재료라는 것이다.
 


GH2의 모습은, 지금껏 보아온 그라도 특유의 아이덴티티가 담백하게 스며들어 있다. 내부가 훤히 보이는 철제 그릴, 그라도 심벌이기도 한 독특한 촉감의 이어 쿠션 패드, 오른쪽·왼쪽을 정확히 구분하게 하는 거대 LR 마크, 날렵하고 부담 없는 헤드 밴드, 스튜디오 제품에서 볼 법한 굵고 긴 케이블 등 그라도 전통의 주 재료들이 잘 조합되어 있다. 그라도의 전통의 맛, 확실히 클래식한 멋이 각별하다.
주파수 응답은 14Hz-28kHz로 광대역을 커버하는 사양이며, 임피던스는 32Ω, 감도는 99.8dB로 세팅되어 있다. UHPLC 구리 보이스 코일과 HPIC 구리 커넥팅 케이블을 적용했고, 6.5mm 골든 어댑터를 포함, 거치형 헤드폰 앰프와 연결할 수 있다.
GH2와 매칭할 헤드폰 앰프는 요즘 한참 화제가 되고 있는 오포 HA-1이다. 그라도가 전통의 맛을 표현한다면, 역시 오포는 신예의 멋을 잔뜩 품고 있는 감각적인 브랜드이다. HA-1은 최신 트렌드에, 최고 스펙을 선사하는 제품으로, 이미 가격대 성능비 이상의 퀄러티로 많은 화제를 불러일으킨 바 있다. 요즘 헤드폰 앰프의 표본을 볼 수 있기도 한 제품인데, 단순히 헤드폰 앰프뿐만 아니라, DAC, 프리앰프, 블루투스 등 다양한 기능을 퀄러티 높게 수행해내는 ‘진짜 실력’을 보여준다.
 


디스크리트 클래스A 앰플리파이어, 토로이달 파워 서플라이, 클린 시그널 패스, 풀 밸런스드 디자인, ESS 사브레32 레퍼런스 DAC, PCM 32비트/384kHz·DSD 256의 USB DAC, apt-X 코덱의 고음질 블루투스, 전용 어플리케이션, 트리거 입·출력, 홈시어터 바이패스를 포함한 스테레오 프리앰프 등 포함 기술만 서술해도 지면을 모두 채울 수 있을 만큼 화려한 스펙을 자랑한다. 헤드폰은 4핀 밸런스와 일반적인 6.35mm를 지원하며, AES/EBU, 코액셜, 옵티컬, USB A·B 등 풍성한 디지털 입력도 제공한다. 아날로그 입·출력 역시 RCA와 XLR 모두 포함되어 있다.
이전에는 오포 헤드폰에 그라도 헤드폰 앰프를 매칭했는데, 이번에는 재미있게도 그 반대 상황이다. 듣는 내내 즐겁다. 우드 하우징 특유의 자연스럽고 진득한 질감의 사운드가 오포의 구동력과 만나 굉장히 더 사실적으로 변화한다. 단순히 밀어붙이는 힘이 아니라, 도톰하게 살집이 붙는 느낌이 참 매력적이다. 조금 어두웠던 부분도, 햇살을 받은 듯, 굉장히 아름답게 피어난다. 음 하나하나가 좀더 음악적으로 변화한다. 연주자의 감정이 더 살아나고, 보컬의 전달력도 더욱더 부각된다. 악기의 울림도 한층 더 입체감을 머금으며, 아스라이 사라지는 잔향의 맛도 굉장히 매력적으로 전달된다. 언제나 느끼는 것이지만, 그라도는 확실히 양질의 헤드폰 앰프를 만나면, 자신의 잠재력까지 한계까지 보여준다. 운동 선수가 제대로 된 코치를 만나듯, 자신의 역량을 최고조로 선사한다.

수입원 (주)다미노 (02)719-5757

 


Grado GH2 가격 83만2천원   유닛 타입 다이내믹, 오픈형   임피던스 32Ω   음압 99.8dB   주파수 응답 14Hz-28kHzz
 


Oppo HA-1 

가격 165만원   아날로그 입력 RCA×1, XLR×1   아날로그 출력 RCA×1, XLR×1   헤드폰 출력 6.35mm×1, XLR-4×1   디지털 입력 AES/EBU×1, Coaxial×1, Optical×1, USB A×1, USB B×1   블루투스 지원(Ver2.1+EDR, apt-X)   권장 헤드폰 임피던스 32-600Ω   크기(WHD) 25.4×9.1×33.3cm   무게 5.9kg

 

<월간 오디오 2018년 8월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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